수도권 노동시장에서 한국계중국인의 임금프리미엄 분석
초록
본 연구는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한국계중국인이 다른 이주민에 비해 임금 상의 프리미엄을 얻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에 목적이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이주민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구 외국인고용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연도별 분석을 수행하였다. 최근 5년간 수도권 노동시장에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한국계중국인 노동자의 비율은 감소해왔지만, 이들은 유사한 조건의 다른 민족(또는 국적)의 이주민 노동자들보다 평균적으로 약 5~8%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한국계중국인 노동자는 남성의 임금프리미엄까지 누리고 있어 평균적으로 약 13~17% 높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민족과 성별이라는 이중의 혜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은 한국계중국인의 문화적·언어적 동질성에 대한 보상적 임금의 성격과 동포우대 이주정책에서 비롯된 임금프리미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whether Korean-Chinese workers in the Seoul Metropolitan Area labor markets enjoy wage benefits compared to other migrants. The data used for this study was the Korean Survey on Immigrants’ Living Conditions and Labour Force data collected from 2016 to 2020. After using the ordinary least squares model to estimate the wage function, this study detected potential autocorrelation or heteroskedasticity in the model. Hence, Heteroskedasticity and autocorrelation consistent (HAC) standard error was employed to test the statistical significance of the model coefficients. The results show that Korean-Chinese workers have been paid about 5-8% more wage than their counterparts with similar characteristics during the period. In particular, this study finds that male Korean-Chinese workers have also enjoyed wage effect from their sexuality (about 13-17%), receiving benefits from both their ethnicity and sexuality. The findings of this study imply that Korean-Chinese workers’ wage effect may be due to the compensation wage for their ethnic capital, such as their cultural and linguistic familiarity with South Korea. Another potential determinant of the wage effect may be the wage premium from South Korea’s preferential immigration policies favoring compatriots.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e need for further research on the Korean-Chinese workers’ wage premium.
Keywords:
Korean-Chinese, Immigrant Worker, Seoul Metropolitan Labor Market, Wage Premium, Heteroskedasticity and Autocorrelation Consistent Estimator키워드:
한국계중국인, 이주 노동자, 수도권 노동시장, 임금프리미엄, HAC(heteroskedasticity and autocorrelation consistent) 추정량Ⅰ. 서 론
한국계중국인은 일반적으로 조선족 또는 중국 동포라고 불리는 한국계 혈통의 중국 국적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구한말 당시의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중국으로 이주한 후, 연변 주와 길림성을 비롯한 동북 3성 지역에서 한민족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개발이 상하이 등 동남부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이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계중국인은 자본과 노동의 세계화 흐름 속에 국내외로의 경제적 이주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하나 이상의 국가에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소속되어 있는 한국계중국인은 특정 국적이나 혈통에 얽매이지 않는 또는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체화해가고 있으며, 최종 목적국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여러 국가에서 정치적·경제적 자원을 축적해 나아가는 단계적 이주(stepwise migration)를 실현하기도 한다(이정태, 2017; Kim, 2019). 그 결과 한국계중국인은 동북 3성 위주의 단일지역에서 우리나라, 일본, 미국 등을 포함한 초국적 지역으로 정주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최재헌·김숙진, 2016).
법무부의 『체류외국인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장·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으며, 2019년 기준 국내 주민등록연앙인구 대비 약 5%(약 252만 명)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이러한 증가가 주로 한국계중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국계중국인의 비중이 감소하고 비-한국계중국인의 증가에 의해 견인되고 있다. 국내 한국계중국인의 수는 2014년부터 정체하기 시작하여 2017년을 기점으로 체류외국인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전환되기에 이르렀다(<그림 1> 참조). 국내로 이주하는 한국계중국인의 수가 정체된 것은 중국 내 한국계중국인 공동체가 출산 감소와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에 따른 절대적 인구 감소를 겪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김두섭·유정균, 2013; 김판준, 2021).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한국계중국인의 이주 국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도 농후하다(이정태, 2017). 우리나라의 다양한 경제 부문이 한국계중국인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계중국인의 이주가 줄어드는 것은 향후 국내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국계중국인의 국내 노동시장에서의 위치와 역할에 관한 연구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계중국인은 1992년 한중 수교 체결을 기점으로 국내로 경제적 이주를 시작했다. 이주정책 초기 정부는 내국인의 고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한국계중국인 이주민들의 경제활동을 제한하고 단기 체류를 유도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급격한 경제성장과 맞물린 일부 산업 부문에서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문화적 동질성 및 언어적 동질성을 보유하고 있어 사회적 위화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한국계중국인의 이주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정부는 2000년대 말 이주정책의 방향을 수정하여 한국계중국인이 국내에 장기간 거주하면서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였다. 한국계중국인의 장기체류 및 영구 거주의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내국인과 한국계중국인의 임금 비교를 통해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 차별의 존재를 밝히려는 연구가 진행되기도 하였다(이창원·최서리, 2016). 그러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되는 내국인과 그렇지 못한 한국계중국인을 동등하게 비교하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설동훈, 1996; 김민길 외, 2016). 또한, 현실적으로 한국계중국인은 한국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경제적 이득을 판단하기도 하지만, 유사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타 국적의 이주민과의 비교를 함께 수행하고 있으므로 한국계중국인의 경제적 위치 또는 임금프리미엄은 다른 이주민 집단들과의 비교 속에서 분석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최근 5년간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한국계중국인이 다른 이주민에 비해 임금 상의 프리미엄을 얻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에 목적이 있다. 지금까지 한국계중국인과 한국인의 임금을 비교 분석한 연구들이 대부분이었고, 이주민 집단 내에서 한국계중국인의 임금프리미엄을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국내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민족성(혹은 국적)에 따른 경제적 지위를 가늠해볼 수 있으며, 한국계중국인의 우리나라로의 이주가 어떤 변동을 겪을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최근 5년간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의 존재가 공고하게 유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면 한국계중국인의 이주는 향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될 수 있다.
Ⅱ. 선행연구 검토
본 연구는 한국계중국인이 다른 이주민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민족(ethnicity)에 따른 임금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에 기반하고 있다. 전통적인 노동경제이론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노동의 가격을 설명하기 때문에 민족, 성별, 거주지역 등과 같은 맥락적 조건에 따른 임금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Coe et al., 2019). 그러나 관련 연구들을 통해 거시적·구조적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현대 노동경제학은 선택이론(choice theory)을 바탕으로 개인의 경제적 선택이 타인과 다른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양한 맥락적 요인을 고려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본 연구는 현대 노동경제학 논의를 바탕으로 민족이 노동시장의 조직, 기능, 결과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한다.
1. 일반적인 임금 결정요인과 민족
민족에 따라 임금의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민족에 따라 임금 결정 요인의 체계적 차이 때문일 수 있다. 노동시장에서 관찰되는 임금 차이는 일자리 특성, 참여자(고용주와 노동자) 특성, 노동시장의 불완전성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된다(McConnell et al., 2016). 첫째, 동질적이지 않은 일자리 및 참여자의 특성으로 인해 임금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하는 이론에는 보상임금격차(compensating wage differentials), 인적자본이론, 효율성 임금(efficiency wage) 등이 있다. 보상임금격차는 일자리의 바람직하지 않은 속성(부상 및 사망 위험, 사회문화적 오명 등)에 대해 노동자에게 보상해야 고용을 유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Leeth and Ruser(2006)의 연구에 따르면, 성별, 인종, 민족에 따라 위험한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다르다. Martin(2010)에 의하면, 흑인 및 라틴계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군의 공립학교 교사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데, 이는 민족에 따른 보상임금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인적자본이론에 따르면, 임금 차이는 개인의 인적자본 수준(학력, 숙련도 등)에 따른 생산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또한, 민족에 따라 자녀의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망에 차이가 있고, 이는 자녀의 학습 동기에 영향을 미쳐 교육 성과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Qian and Blair, 1999; Spera et al., 2009). 효율성 임금은 노동자의 추가적인 노력을 유도하여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제공되는 시장임금 수준보다 높은 임금을 말하며, 산업별 임금격차를 설명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Murphy and Topel, 1990). 미국과 영국의 경우 민족에 따라 산업 및 직종 분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Tomaskovic-Devey et al., 2006; Blackwell and Guinea-Martin, 2005). 이외에도 노동조합 가입 여부, 차별 경향, 기업 규모 등과 같은 비임금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임금 차이 또한 존재한다.
둘째, 노동시장에 대한 불완전한 정보나 지리적·제도적으로 제한된 노동 이동과 같은 노동시장의 불완전성도 임금 차이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는 요인이다. 이주노동자가 경험하는 취업 활동의 어려움은 대부분 이러한 두 번째 요인에서 발생하며, 이는 곧 다른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내국인과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Pichler(2011)에 의하면, 이주민의 문화적 배경이나 제한된 이동성은 그들의 경제적 성과를 설명하는 데에 효과가 있으며, 국가간 이민자들의 성과에 있어 나타나는 상당한 차이는 이민 제도의 영향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Patel and Vella(2013)의 연구는 동일 국가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들로 구성된 사회적 네트워크가 개별 노동자들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임금 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민족에 따른 개인의 역량이나 성향의 체계적인 차이와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민족에 따른 직종 분리를 통해 민족에 따라 임금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주민 노동자의 경우 이주국 노동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직업 선택에도 제도적 제약이 있어 민족에 기반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존재 여부가 경제활동의 여부 및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민족에 따른 임금의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
2. 민족에 따른 임금 차이
민족에 따른 임금 차이를 분석하는 실증연구는 원주민과 이주민의 비교, 이주민 집단 내에서의 비교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유럽이나 북미 지역의 전통적인 이민 국가에서는 원주민과 이주민(또는 내국인과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차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왔다(Grand and Szulkin, 2002; Canal-Domínguez and Rodríguez-Gutiérrez, 2008; Demoussis et al., 2010). 이들 연구는 국가별로 원주민과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 차이가 인적자본과 같은 관찰된 특성(observed characteristics)의 차이로 설명되는 정도가 다를 뿐, 이주민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차별(wage discrimination)은 항상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본 논문은 특히 독일에서 내국인-외국인 노동자의 임금격차와 외국인 내에서도 출신 지역에 따른 임금격차를 분석한 Lang(2000)의 연구에 주목한다. Lang(2000)에 따르면, 내국인-외국인 노동자 임금격차의 약 25%는 관찰된 특성의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unexplained part)으로 나타났으며, 외국인 노동자 집단 내에서도 출신에 따른 임금격차의 약 50%가 설명되지 않는 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노동시장에서 이주민 집단이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서 작용하지 않고 출신에 따라 집단 간 상이한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국내에서 이주민의 임금과 관련한 연구는 주로 이주노동의 유입이 원주민의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왔다(남성일, 2013; 이소현·임업, 2017). 따라서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이주 노동자 임금의 결정요인 및 임금프리미엄을 분석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주민의 임금 결정에 대해 분석한 설동훈(1996)에 의하면, 이주 노동자의 임금은 민족과 체류자격에 의해 우선 결정되고, 이후 경력과 성별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계중국인이 기타 이주민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전문기술 외국인력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이규용 외(2005)의 연구에서는 전문기술 외국인력과 전문기술 내국인력의 교육수준(학사, 석사, 박사)에 따른 임금수준, 전문외국인력 내에서 출신 국가(선진국, 구 동구권, 개발도상국)에 따른 임금수준을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각 항목에 따른 평균값을 비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한계를 가진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임금 차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은 조동훈(2010)의 연구에서 비로소 수행되었다. 이 연구는 『사업체 근로실태조사』를 바탕으로 Oaxaca 분해를 수행하여 내국인과 외국인 임금격차의 7~36%가 개인 및 일자리의 특성으로 설명되지 않음을 밝히고, 동일한 수준의 인적자본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을 받는 차별적 상황을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성효용 외(2015)는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결정요인에 주목하여 기존의 임금 결정요인 외에도 체류기간이나 언어능력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외국인 근로자 내에서도 출신에 따라 위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3.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프리미엄
민족에 따른 임금의 차이는 앞서 살펴보았듯이 민족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요인의 체계적 차이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지만, 특정 민족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다.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의 가능성은 설동훈(1996)의 연구에서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이 연구는 한국계중국인이 다른 외국인노동자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이 이들의 언어적 능력에 따른 높은 노동생산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자료의 한계로 인하여 언어적 능력을 통제하지 못함에 따라 한국계-비한국계 외국인노동자의 임금 차이가 언어적 능력에 의한 차이로 온전히 설명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성효용 외(2015)의 연구에서 언어능력을 통제하더라도 외국인 근로자 내에서 임금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므로, 한국계중국인의 높은 임금은 언어적 능력에 따른 차이를 통제하고도 높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한국계중국인의 임금프리미엄은 우리나라의 동포우대 이주정책에서 비롯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국내 노동시장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 출신의 조선족과 구소련 출신의 고려인으로 대표되는 외국 동포를 대상으로 경제적 이주를 촉진하는 정책들을 펼쳐왔다. 대표적으로 한국계 동포들을 대상으로만 발급되는 방문취업(H-2) 및 재외동포(F-4) 비자의 경우, 저숙련·저임금 노동에 종사할 목적으로 대부분의 이주민이 발급받는 비전문취업(E-9) 비자와 비교했을 때, 취업 가능한 업종이 폭넓으며 체류 안정성 역시 높아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경제적 기회가 보장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현주(2020)의 연구는 우리나라 이주정책에 의해 민족에 따른 계층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한국계중국인의 임금프리미엄은 공간적으로 밀집된 거주 환경으로부터 얻게 되는 사회경제적 혜택에서 비롯될 가능성도 있다. 민족에 따른 공간적 분리(segregation)는 이주민의 노동시장 성과(labor market outcome)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Massey, 2012). 주류사회는 암묵적으로 이주민이 특정한 공간에 거주하여 공간적으로 분리되기를 원하며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된 이주민들은 그 속에 존재하는 자신들만의 차별적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타협과 분리의 전략을 구사하며 삶의 터전을 만든다(이용균, 2013). 이주민 중에서도 노동자의 공간적 분포는 이들을 필요로 하는 업종들의 입지에 의한 영향을 받기도 한다(이현욱, 2015). 우리나라에서 이주민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계중국인은 다른 이주민 집단과 비교했을 때 서울에 더욱 밀집하여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세훈·정소양, 2010; 윤진희 외, 2014). 한국계중국인은 지인을 통한 연쇄 이주가 많아 경제적 요건 및 비경제적 요건의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거주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현선, 2010). 한국계중국인이 기존 이주민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자신의 거주지를 선택하는 것은 이들의 이동성을 약화시켜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가족, 친지, 친구, 동향 사람을 통한 이주 연결망을 활용하여 구직 및 취업 과정에서 혜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안재섭, 2009).
Ⅲ. 분석 방법
1. 분석 모형
본 연구는 이주민 노동자의 민족 특히 한국계중국인 여부의 임금프리미엄 효과를 분석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분석 모형은 일반적인 Mincer(1974) 유형의 임금함수에 한국계중국인 여부를 포함한 형태로서 식(1)과 같이 구성되며
식(1) |
wi는 이주민 노동자 i의 시간당 임금, KCi는 한국계중국인 여부, Xi는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 그리고 εi는 오차항을 나타낸다.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요인들에는 성별, 나이, 교육수준, 종사 직업 및 산업, 사업체 규모, 종사상 지위, 근속기간 등이 있으며, 이는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을 설명하는 데에도 유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은 내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임금 결정의 메커니즘을 따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주라는 특수한 사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추가적인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성효용 외, 2015). 본 연구에서는 이주국에서의 적응 정도를 포착할 수 있는 이주민 노동자의 체류기간을 설명변수로 포함하고자 한다. 체류기간이 길어질수록 구직 및 취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언어적·문화적 역량과 사회적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자료 및 분석 대상
본 연구는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이주민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구 외국인고용조사)』의 최근 5년간(2016년에서 2020년까지)의 자료를 이용한다. 2020년 자료는 당해 5월 하순에 조사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된 방역 조치에 따른 영향을 포함할 수 있다.
이 조사는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의 경제활동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수행되었기 때문에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의 존재를 밝히는 데에 적합하다. 해당 조사는 법무부의 『등록외국인 명부』와 『국내거소신고 외국국적동포 명부』를 바탕으로 층화 단순 임의추출(stratified simple random sampling) 방법을 통해 국내에 91일 이상 체류한 만 15세 이상 외국인을 추출하여 조사하였다. 본 연구는 수도권 노동시장에서 경제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15세 이상 59세 이하의 외국인 임금노동자로 분석 대상을 한정한다. 『이주민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는 응답자의 연령을 5개 구간(15~29세, 30~39세, 40~49세, 50~59세, 60세 이상)으로 제공하므로 분석 대상을 15세 이상 59세 이하로 한정하였다. 2017년 자료의 경우 근무지역 정보의 누락이 많아 부득이하게 거주지역을 이용하여 표본을 추출하였다. 이때 주당 근무시간이 20시간 미만이거나 시간당 임금이 이상치(outlier)에 해당하는 경우 또는 주요 변수에 대한 응답이 누락된 경우는 표본에서 제외하였다. 본 연구는 노동 이주가 자유롭지 않은 이주민의 상황을 고려하고 한국계중국인이 수도권에 밀집하여 사는 점에 주목하여 수도권 노동시장으로 분석의 범위를 한정하였다.
최종적으로 구성된 표본의 연도별 정보는 <표 1>과 같다. 『이주민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의 연도별 목표 표본 수가 증가함에 따라 분석에 사용된 표본 수 역시 매년 증가하였다. 수도권 노동시장의 외국인 임금노동자 중에서 한국계중국인은 연도별 표본의 약 50~57%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은 아시아 국가 이주민이 약 91~94%, 서구 국가(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이주민이 약 6~8%로 아시아계 이주민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최근 한국계중국인의 입국 및 체류가 감소하고 있음에 따라 수도권에서 한국계중국인 임금노동자의 비율은 2016년 57.0%에서 2020년 50.8%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3. 주요 변수
종속변수는 월 평균 임금(범주형)과 주당 총 취업시간(범주형)을 이용하여 계산한 시간당 임금(천 원)의 로그 값이다. 범주형 변수는 각 구간의 중앙값을 이용하여 연속형 변수로 변환하였으며, 『근로기준법』의 1달=4.345주의 기준을 이용하여 단위를 맞추었다. 월 평균 임금은 4개 범주(100만 원 미만, 100만 원~200만 원 미만, …, 300만 원 이상), 주당 총 취업시간은 6개 범주(20시간 미만, 20~30시간 미만, …, 60시간 이상)로 조사되었다.
독립변수는 한국계중국인 여부, 성별, 나이, 국내 체류기간, 교육수준, 직업, 산업, 사업체 규모, 종사상 지위, 근속기간, 근무지역 등이다. 이주노동자는 비자의 유형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 법적 제한을 받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분석할 때 산업 또는 직업적 영향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남성일 2013). 직업은 제7차 표준직업분류의 대분류를 기준으로 구분된 6개의 범주로 제공되지만, 범주별 관측치 수를 고려하여 5개 범주(관리자·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사무종사자,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기능·기계 조작·조립 종사자, 단순노무 및 농림어업 종사자)로 조정하여 구성하였다. 산업은 제10차 표준산업분류의 대분류를 기준으로 구분된 6개의 범주로 제공되지만, 한국계중국인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3개 범주(광·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만을 분석에 포함하였다. 사업체 규모는 5개 범주(4인 이하, 5~9인, 10~29인, 30~49인, 30~299인, 300인 이상), 종사상 지위는 상용노동자와 임시·일용노동자로 구분된다. 근속기간과 관련한 정보는 동일산업 종사기간과 동일 직장 근속기간이 구분되어 제공되지만, 직장의 이동이 잦은 이주민의 경제활동을 고려하여 동일산업 종사기간에 대한 자료를 이용하였다. 이 변수는 5개 범주(6개월 미만, 6개월~1년 미만, 1~2년 미만, 2~3년 미만, 3년 이상)로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수도권 노동시장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임금의 차이가 관측될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소재 근무지 여부를 변수로 구성하였다. 분석 모형에 포함된 변수에 대한 정보는 <표 2>와 같다.
우리나라는 한국계중국인과 같은 동포 이주민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경제적 혜택을 부여하는 비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비자의 유형에 따라 취업 가능한 업종과 최대 체류 기간이 다르다. 이에 민족에 따른 임금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서 비자에 의한 영향을 통제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모형에 설명변수로 포함되어있는 직업, 산업, 체류 기간이 비자의 유형에 따른 임금 차이를 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비자의 형태는 설명변수로 포함하지 않았다.
Ⅳ. 분석결과
1. 기술통계 분석
분석 모형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변수들의 기술통계량은 <표 3>과 같다. 수도권에서 만 15세~59세 이주민 노동자가 받는 시간당 임금은 2016년 평균 9,300원에서 2020년 평균 11,900원으로 상승하였다. 법정 최저임금이 2016년 6,030원에서 2020년 8,590원으로 인상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연도별 물가상승 등의 요인을 통제하면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 인상 정도는 미미하거나 크지 않을 수 있다. 다음으로, 한국계중국인과 기타 이주민의 시간당 임금을 비교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독립표본 t검정을 수행한 결과에 의하면, 2016년, 2017년, 2019년 한국계중국인의 시간당 임금과 기타 이주민의 시간당 임금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이주민 노동자의 평균 국내 체류기간은 2015년 평균 5.5년에서 2020년 7.1년으로 증가하였으며, 근속기간이 3년 이상인 노동자의 비율도 19.3%에서 29.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3> 참조). 반면에 15~29세 이주민 노동자의 비율은 2016년 24.0%에서 2020년 21.9%로 다소 하락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은 신규 이주민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국내에 장기 거주하면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이주민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 이주민 노동자의 비율은 최근 5년간 33~37%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여성 노동자의 비율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최근 5년간 유지되거나 소폭 감소한 것은 20세기 이후 국제 이주 흐름 속에서 등장한 이주노동의 여성화(feminization of migrant labor) 현상과는 부합하지 않는다. 이주노동의 여성화란 선진국에서 발생한 돌봄 노동의 공백을 저개발국의 이주 여성이 메우게 되는 국제적인 노동 분업으로 국제 이주에서 여성 이주자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을 나타낸다(Gabaccia, 2016). 국내에서는 결혼 이주의 증가를 이 현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황정미, 2009; 김경주, 2010)가 있었으나 돌봄 노동의 국제적 분업이라는 틀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여성 이주자가 증가한 현상을 이주노동의 여성화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수도권 이주민 노동자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변수는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2019년 자료를 이용하여 표본의 구성을 살펴보았다. 성별에 따라 종사하는 직업과 산업의 구성을 살펴본 결과는 <표 5>와 같다. 남성의 경우, 기능·조작·조립과 관련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54.6%로 가장 많았고, 단순 노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29.5%로 다음 순위로 많았다. 산업별로는 광·제조업이 52.3%, 건설업이 22.8%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이주민 노동자의 경우 특정 직종 및 산업에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여성은 단순 노무를 수행하는 노동자가 35.5%, 서비스 및 판매에 종사하는 사람이 30.0%로 많았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이 44.1%, 광·제조업이 30.9%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직업 및 산업 구성이 남성보다 덜 집중되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두 범주형 변수(직업, 산업)에 대해 교차분석을 수행한 결과, 남성과 여성에서 모두 카이제곱() 통계량이 유의하였으나 Cramér의 V 통계량이 각각 0.468, 0.498로 0.6보다는 낮아 강하지 않은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두 범주형 변수를 회귀모형에 동시에 포함하여도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2. 한국계중국인 노동자의 임금프리미엄 효과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한국계중국인 노동자의 임금프리미엄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OLS 방법을 통해 임금함수를 추정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연도별 모형에 대한 검정 결과를 살펴보면, VIF(variance inflation factor)의 최댓값이 10보다 작아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지만 DW(Durbin-Watson) 통계량과 BP(Breush-Pagan) 통계량이 유의하여 모형의 자기상관성(autocorrelation)이나 이분산성(heteroscedasticity)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특히 이민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되는 이주민의 특성을 포착하여 설명변수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을 설명하는 실증 연구가 미흡하고 가용한 통계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HAC(heteroscedasticity and autocorrelation consistent) 표준오차를 이용하여 추정된 계수에 대해 통계적 유의성을 판단하는 대안적인 방법을 이용하였다(Zeileis, 2004).
본 연구에서 추정된 임금함수는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을 약 25~35% 정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의 설명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고 있어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이주민 고유의 설명 요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 이주민 고유의 관찰되지 않는 특성들(unobserved characteristics)은 반영되지 않았다.
연도별 모형에서 한국계중국인 여부가 일관되게 로그 임금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임금을 결정하는 다른 요인들이 통제된 상황에서 한국계중국인 이주민 노동자는 다른 이주민에 비해 약 5~8% 정도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계중국인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은 한국계중국인 노동자가 가지는 문화적 동질성 및 언어적 동질성에서 기인하는 보상적 임금과 국내의 동포우대 이주정책에서 비롯된 효과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동일한 조건의 남성보다 13~17% 정도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국인 노동시장에서도 발견되는 여성에 대한 임금 상의 차별(신광영 2011)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다른 조건이 유사할 때 남성 한국계중국인, 남성 기타 이주민, 여성 한국계중국인, 여성 기타 이주민의 순서로 임금의 위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가의 의도적인 이주정책에 의해 이주민의 조건에 따라 차별적인 권리가 부여되면서 나타난 이주민의 계층화(stratification) 현상일 수 있다.
2017년과 2020년 모형에서 서울 근무지 여부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으로 추정됨에 따라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에서 근무하는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이 인천이나 경기 지역에서 근무하는 동일한 조건의 이주민 노동자보다 2~4% 정도 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효용 외(2015)의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듯이, 5개년도 모형에 일관되게 국내 체류기간이 길수록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이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다만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게 동일 직업에 근무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이 선형적으로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 론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다양한 부문이 한국계중국인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상황임에도 한국계중국인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연구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계중국인은 내국인, 비한국계중국인, 기타 국적의 이주민 등 다양한 준거집단과의 비교를 통해서 국내에서 장단기 거주할 경우 얻게 되는 경제적 이득을 판단하고 최종 목적지 국가를 선택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이정태, 2017; Kim, 2019). 한국계중국인이 내국인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이창원·최서리(2016)의 연구에서 분석된 적이 있지만, 한국계중국인의 임금을 다른 국적의 이주민 집단과 비교하여 분석한 연구는 부재하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수도권 노동시장에서 한국계중국인 노동자가 다른 이주민 집단 노동자와 비교하여 임금프리미엄을 누리는지를 분석하였다.
2016년에서 2020년까지의 『이주민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구 외국인고용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연도별 분석을 수행한 결과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한국계중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은 약 5~8% 수준으로 유지되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한국계중국인 노동자는 민족과 성별이라는 이중의 혜택을 얻어 평균적으로 약 13~17%의 임금프리미엄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은 문화적·언어적 동질성에 대한 보상적 임금(설동훈, 1996), 동포우대 이주정책에서 비롯된 제도상 혜택(정현주, 2020), 공간적 밀집 거주에 따른 사회경제적 이득(안재섭, 2009)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최근 5년간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프리미엄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온 것은 절대적 수치를 기준으로 한국계중국인이 얻게 되는 경제적 이득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나타낼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임금프리미엄이 한국계중국인이 기대하는 수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한국계중국인이 체감하는 임금 상의 혜택이 감소한다면 한국계중국인의 국내로의 이주를 감소시켜 향후 노동시장에 경제적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의 관심뿐만 아니라 학술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의 연구들에 따르면, 동포 여부에 따라 체류 조건과 경제활동 등에서 차등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우리나라의 이주정책은 전체 이주민 집단을 민족을 기준으로 계층화시키는 이른바 이주민의 시민적 계층화(civic stratification)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안창혜, 2016; 정현주, 2020). 시민적 계층화는 Lockwood(1996)가 주장한 개념으로서 시민으로서 동일한 법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젠더, 연령, 민족 등의 범주가 차등적인 시민권으로 제도화되어 삶의 기회와 정체성을 구조화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2000년대 이후로 이주민이 이민사회에서 경험하는 구조적 차별과 불평등을 설명하는 데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Morris, 2002). 정치학 및 사회학의 관점에서 시민권의 측면에서 이주민의 계층화를 설명한 기존 논의에 더불어,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이주정책이 경제적인 영역에서도 이주민 집단 간의 계층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한국계중국인은 외형적으로 유사할 뿐만 아니라 다른 이주민 집단과 비교하여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익숙하며 가족, 친척, 친구 등 국내에 인적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민족적 자본(ethnic capital) 또는 숙련으로서의 민족(ethnicity as a skill)으로 활용 가능한 한국계중국인의 특성은 동포를 우대하는 국내 이주정책과 상호작용하며 다른 이주민 집단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제적 위치를 점유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Friberg and Midtbøen, 2018; Kim, 2019).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한국계중국인 여부와 정부 이주정책이 교차함으로써 이주민의 경제적 계층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질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계중국인을 비롯한 이주민의 노동시장 경험, 특히 임금을 설명하는 데 있어 성별의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성별의 효과가 직업과 산업의 영향을 통제한 이후에도 유의함을 보여주어 수도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별에 대한 임금효과는 한국계중국인에 대한 임금효과보다 크게 나타났으며, 민족과 성별을 교차하여 살펴보았을 때 남성 한국계중국인, 남성 기타 이주민, 여성 한국계중국인, 여성 기타 이주민의 순서로 임금이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을 중심으로 성별과 이주노동 경험 간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시도한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으나(이태정 외, 2013; 이해응, 2014; 황정미, 2009) 이주민의 성별이 노동시장에서의 위치와 대우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의 거주와 경제적 참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고려할 때, 이주민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임금격차, 그리고 성별과 민족 간의 교차가 이주민의 노동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작업은 이주민의 경제적 계층화와 관련 불평등 및 차별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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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석·박사통합과정을 수료하였다. 주요 관심분야는 지역계획, 지역경제, 공간계량경제 등이다. “외국인 고용과 고령자 고용의 관계 : 공간회귀분석을 활용하여”(2017), “수도권 지역 직종 숙련의 시공간 분포 변화 : 공간 마르코프 체인 모형을 이용하여”(2018), “근로빈곤층과 근로비빈곤층의 차별적 소득 궤적 : 잠재성장모형의 응용”(2021), “서울의 주관적 행복 수준 및 분포 변화의 추이 분석”(2021) 등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2019년 연세대학교에서 도시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도시및지역계획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도시주거정책, 공간적 불평등, 도시계획과 사회정의 등이다.
2003년 미국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도시및지역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지역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지역노동시장에서의 인적자본 외부효과와 일자리 양극화를 주제로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