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주요 수출품목 무역특화도 분석 (1992∼2020)
초록
본 연구에서는 무역통계 자료를 활용해 한·중 공식 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과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의 무역특화도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RSCA, TSI, CTB의 세 가지 지수를 바탕으로 수출비중 측면과 무역 수지 측면의 비교우위, 교역량 비중의 변화 양상을 각각 비교했으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출비중 기준의 비교우위를 나타내는 RSCA 지수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 모두 고위기술 중심 품목의 특화도가 점차 증가했으나 저위기술 중심 품목의 특화도는 감소세를 보였다. 둘째, 무역수지 측면에서의 비교우위인 TSI 지수 기준으로는 한국이 고위기술 중심 품목에서 중국보다 특화되었으며, 저위기술 중심 품목 수출에 있어서는 중국의 특화도가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셋째, 양국 공통의 주요 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 ‘광학기기 등’은 2000년대 초 이후 한국이 대 중국 무역수지 측면에서 뚜렷한 비교우위를 확보했으나,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은 산업 내 무역 활성화로 인해 양국의 TSI 지수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다. 넷째, 양국 모두 고위기술 중심 품목의 교역량 비중이 증가했으나 중저위기술 및 저위기술 중심 품목의 교역량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how the trade specialization of major export items from South Korea and China has changed from 1992 to 2020. Using the three indices of the RSCA, TSI, and CTB, the change in the comparative advantage of two countries in terms of export share, trade balance, and the proportion of trade capacity were investigated. Main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the RSCA indicates the specialization of high-tech items has gradually increased, while the specialization of low-tech items has declined in both countries. Second, on the basis of the TSI Index, South Korea is more highly specialized in high-tech items than China. For the exports of low-tech items, China maintains a higher degree of specialization than Korea. Third, among the major high-tech items, “optical devices, etc.” has exploited comparative advantage in terms of the trade balance between the two countries since the early 2000s, but “electronics and their parts” have a relatively small difference in the TSI index between the two countries due to the increase in intra-industry trade. Fourth, in both countries, the share of trade volume of high-tech item has been increased, but the proportion of trade capacity of low- and mid-low-tech item has declined.
Keywords:
South Korea, China, major Exports, trade specialization키워드:
한국, 중국, 주요 수출품목, 무역특화도Ⅰ. 서 론
1992년 한국과 중국 간 정식 외교관계가 수립된 이후 양국의 교류협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수입대상국으로 부상하였다. 한국의 대 중국 교역 규모는 수교 첫 해인 1992년 약 64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21년 약 3,015달러로 47배 가량 증가했으며 우리나라의 대외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액 기준 25.3%, 수입액 기준 22.5%에 달한다. 동일한 시기 한국은 중국의 대외교역에서 수출액 기준 4.5%, 수입액 기준 8.0%의 비중을 차지해 중국의 교역국 중 각각 네 번째, 두 번째로 수출액과 수입액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산업구조와 무역구조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며, 생산요소의 축적과 기술 진보는 해당 요소 및 기술이 집약적으로 사용되는 품목의 비교우위 강화로 이어진다(김태기, 2007; 김태기, 2012). 지난 30여 년 동안 중국은 경제 규모의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 첨단기술 산업의 육성, 과학기술 역량 강화, 인적 및 물적자본의 투자 확대 등에 집중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2010년대 이후 기술집약형 품목의 수출이 노동집약형 품목의 수출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 수출의 성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국회예산정책처, 2020). 국내에서는 제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산업구조의 변화 속도 또한 감소세에 있다(이태규, 2020). 그러나 업종별로는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성장이 뚜렷하며, 음식료품, 섬유 및 가죽제품 등의 경공업 비중 감소가 지속되어 한·중 교역 초기와 비교해 수출 재화의 품목별 비교우위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한·중 공식 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부터 2020년까지의 무역통계 자료를 활용해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품목과 중국의 대 한국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각각 무역특화도의 변화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과 중국의 무역구조 및 비교우위 분석이 기존에도 여러 차례 시도되었으나, 연구 대상이 특정 품목으로 한정되었거나 분석 기간이 제한적이어서 지난 30여 년에 걸쳐 양국의 무역 흐름과 주요 수출품목의 비교우위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다1) 특히 본 연구는 주요 수출품목을 OECD의 기준에 따라 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저위기술 중심 품목, 저위기술 중심 품목으로 분류하고, 기술 수준에 따른 무역특화도의 변화 양상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였다.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무역의 비교우위 관련 이론 및 무역특화도 측정 방식에 대해 검토한다. Ⅲ장에서는 자료 및 분석 방법을 정리하고, Ⅳ장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RSCA, TSI, CTB 지수를 활용해 무역특화도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Ⅴ장에서는 결과를 요약하고 연구의 의의와 한계를 제시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1. 무역의 비교우위 이론
애덤 스미스(A. Smith) 등이 주축이 되는 초기의 무역이론에서는 한 국가가 특정 재화를 생산할 때 다른 국가에 비해 비용면에서 절대우위를 갖는 경우에 국제적 분업이 발생해 무역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이러한 견해와 달리 리카도(D. Ricardo)가 제시한 비교우위론에서는 모든 국가가 상대적 우위가 있는 재화를 가지며, 이처럼 비교우위를 갖는 재화를 서로 교환함으로써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리카도의 모형은 노동만이 유일한 생산요소로 노동투입량에 의해 재화의 가치가 결정되며, 규모에 대한 수확불변(constant returns to scale), 즉 생산량이 증가하더라도 평균비용은 항상 일정하다는 두 가지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각국의 비교우위는 노동투입량과 임금의 곱으로 계산된 국가 간 재화의 상대가격의 차이로부터 결정된다. 각국은 상대가격, 즉 생산에 있어 기회비용이 낮은 재화에 비교우위를 가지므로, 비교우위를 갖는 재화를 수출하고 비교우위를 갖지 못하는 재화를 수입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이러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간단한 모형을 통해 국제무역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재화의 가격이 수요와 무관하게 공급 조건에 의해서만 결정되며, 국가 간 무역을 통해 비교우위를 갖는 재화에 대해 완전 특화가 발생한다는 가정의 비현실성, 노동 외의 생산요소(자본, 토지 등)를 고려하지 못하였고 국가 간 생산성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설명이 결여되었다는 점 등의 한계를 갖는다.
비교우위의 결정요인으로 국가 간 노동생산성의 차이를 지목한 리카도와 달리 헥셔-올린(Hecksher-Ohlin)의 이론에서는 생산요소 부존도의 차이(difference in factor endowments)에 따라 비교우위가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헥셔-올린 모형에서는 생산요소가 노동과 자본의 두 가지로 구성되며, 양 국가의 생산성은 동일하나 상대적 요소 부존도가 서로 다르다고 가정한다. 노동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국가는 임금이 낮으므로 노동집약재를 낮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자본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국가는 자본가격이 낮아 자본집약재에 생산에 유리하다. 즉, 양국의 요소 부존도 차이로 인해 균형상태에서 재화의 상대가격이 달라지며, 이로 인해 국가 간 무역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헥셔-올린 모형의 핵심이다.
그러나 미국의 통계자료를 이용한 레온티에프의 분석 결과(Leontief, 1953), 미국은 상대적으로 자본이 풍부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수출재의 자본집약도가 수입대체재의 자본집약도보다 낮아 헥셔-올린의 이론에 따른 예측과 상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역설적 결과(Leontief paradox)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ⅰ) 미국이 수출경쟁력을 갖는 혁신기술 기반의 재화는 대체로 대량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자본집약도가 높지 않다는 점, ⅱ) 레온티에프의 분석에서 천연자원이 자본집약재에 포함되어 자본집약도가 높은 재화의 수입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ⅲ) 투입된 노동을 모두 동질의 생산요소로 취급해 인적자본집약재의 수출이 노동집약재의 수출로 간주되었다는 점 등이 지목되었다(김신행·김태기, 2020). 레온티에프 역설 외에도 다수의 실증분석에서 헥셔-올린 모형의 현실 부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국가 간 기술수준의 동질성 가정을 완화해 생산성 또는 기술수준의 국가 간 차이가 반영된 실질적 요소부존량을 바탕으로 분석할 경우 모형의 설명력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Trefler, 1993; Davis and Weinstein, 2001).
2. 무역특화도 지표
앞서 살펴본 헥셔-올린의 무역이론에 따르면 생산요소의 부존도에 따라 국가가 비교우위를 갖는 재화, 즉 국제무역에서 특화 가능한 품목이 결정되지만, 각 국가의 요소부존도를 계량해서 비교우위 재화를 식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Balassa (1965)는 국가별 재화의 비교우위가 국가 간의 무역 흐름에 반영된다고 가정하고, 실제 관측된 국가 간 무역 흐름을 바탕으로 재화의 비교우위 여부를 판별하는 현시비교우위지수(Revealed Comparative Advantage; RCA)의 활용을 제안하였다.
Balassa의 RCA 지수는 식 (1)과 같이 국가 i의 재화 l이 국가 i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국가(reference area) 또는 세계의 재화 l 수출 비중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지수는 0 또는 양(+)의 값을 갖는다. 그 값이 1보다 크면 국가 i의 재화 l수출이 비교국가 또는 세계에 비해 활발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재화 l에 대해 비교우위를 가지며, 특화되었다고 간주한다. 지수의 값이 0과 1 사이일 경우 국가 i는 재화 l에 대해 비교 열위에 놓이며, 지수의 값이 1일 경우 비교우위도, 열위도 갖지 않는 중립상태임을 의미한다. 국가 i의 재화 l에 대한 RCA 지수가 국가 j의 동일한 재화 l에 대한 RCA 지수보다 큰 값을 갖는다면 국가 i가 국가 j에 비해 재화 l에 대해 더 특화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한 국가 내의 재화 간 RCA 지수의 비교를 토대로 상대적 특화 품목을 판별할 수 있다.
(1) |
그런데 Balassa (1965)의 RCA지수에서는 비교우위와 비교열위를 나타내는 척도의 범위가 비대칭적이므로, 이를 보완한 Dalum et al. (1998)의 현시대칭비교우위지수(Revealed Symmetric Comparative Advantage; RSCA)를 활용할 수 있다. RSCA 지수의 계산방식은 식 (2)와 같다. Balassa (1965)의 RCA지수에서 1을 뺀 값을 분자로, RCA지수에 1을 더한 값을 분모로 취함으로써 지수의 값이 -1부터 1까지의 범위에 놓이게 되며, 그 값이 0일 때 중립상태를, 양수일 때와 음수일 때 각각 비교우위와 비교열위를 나타낸다.
(2) |
RCA 지수 및 이를 변형한 RSCA 지수가 재화의 비교우위 및 무역특화도를 계량화하는 지표로 널리 활용되기는 하지만 지수 산정에 있어 수출규모만을 고려하므로 수입대체 등의 영향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또한 환율 변동, 무역장벽 등의 요인으로 인한 무역량 변동이 비교우위 지수의 왜곡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Stellian and Danna-Buitrago, 2019) 이에 따라 수출액과 수입액을 함께 고려해 특화도를 판별하는 지수가 다양하게 제안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정규화된 무역수지(Normalized Trade Balance; NTB)를 들 수 있다2). 식(3)과 같이 무역수지를 총 무역액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되며, 그 값은 -1에서 1까지의 범위를 갖는다. 어떤 품목의 수입액이 0이나 수출액이 0이 아닌 경우 NTB가 -1이 되기 때문에 해당 품목에 완전 특화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반대로 수출액이 0이지만 수입액이 0이 아닌 경우에는 NTB가 -1이 되어 해당 품목에 완전 비특화(despecilized), 즉 수입에 100% 의존함을 나타낸다. 한편 특정 품목의 수출액과 수입액이 동일한 경우 NTB가 0이 되며, 이는 산업 내 교역이 활성화됨을 의미한다. 단, NTB 지수를 한 국가의 품목별 특화도 비교가 아닌 여러 국가 간 특정 품목의 특화도 비교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환율 및 경기 변동 등에 따라 국가의 품목별 특화도가 전반적으로 상승 또는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며, 국제 비교를 위해서는 식 (4)와 같이 국가의 품목별 NTB 지수에서 국가 전체의 교역 수지를 바탕으로 계산된 NTB3) 값을 감하는 방식으로 계산된 무역 특화 지수(Trade Specialization Index, TSI)를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Iapadre, 2001).
(3) |
(4) |
한편 Lafay (1992)는 국제무역에서의 품목별 비교우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무역수지기여도 지수(Contribution to Trade Balance; CTB)를 제안하였다. Lafay의 CTB 지수는 모든 품목이 비교우위 또는 비교열위를 갖지 않을 때 품목별 무역수지의 기댓값은 전체 무역수지에 교역 비중을 곱한 값과 같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이재득, 2007). 식 (5)와 같이 TSI, 즉 특정 품목의 NTB 지수와 평균 NTB 간 차이에 해당 품목 수출입의 전체 교역 대비 비중을 곱함으로써 CTB 지수를 구할 수 있다. CTB 지수가 양수일 경우 해당 품목이 국가 전체의 교역에 비해 무역수지 잉여 비율이 크므로 비교우위를 갖고, 반대로 CTB 지수가 음의 값을 갖는 경우 해당 품목이 비교열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CTB 지수는 TSI 지수에 해당 품목 수출입의 전체 교역 대비 비중을 곱한 것이므로 TSI 지수와 부호가 동일하며,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3) |
Ⅲ. 자료 및 분석 방법
1. 자료
분석 자료로는 UN의 무역통계 데이터베이스(UN Comtrade)에서 제공되는 국가별 각 교역 대상국과의 연도별·품목별 수입·수출액 정보를 활용하였다. 품목분류 기준으로는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인 HS(Harmonized Commodity Description and Coding System)를 적용하였다. HS는 6단위(6자리 숫자) 분류체계가 국제 공통으로 적용되며, 국가별로 정책 목적에 따라 6단위보다 세분화한 분류체계를 사용 가능하며, 한국의 HS는 10단위까지로 세분된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해 경쟁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최대 6단위로 세분된 HS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분석의 시간적 범위인 1992년부터 2020년까지 HS 개정이 수 차례 이루어졌으며, 약 30년에 걸쳐 발생한 교역구조 변화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해석함에 있어서는 품목 분류체계를 단순화하는 편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어 HS 2단위를 품목 분류 기준으로 적용하였다.
2. 주요 수출 품목 선정 및 기술집약도에 따른 분류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 품목과 중국의 대 한국 주요 수출 품목을 분석 대상으로 하며, 수출액을 기준으로 주요 수출 품목 여부를 판별하였다. 한·중 공식 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는 경제 규모와 산업구조, 국제관계 및 외교전략 등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는 양국의 수출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최근 시점 기준의 수출 상위품목으로 분석 대상을 제한하는 경우, 한·중 무역구조의 변화 흐름을 포괄적으로 살펴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분석 기간을 1기(1992∼2001년), 2기(2002∼2011년), 3기(2012∼2020년)의 세 단계로 구분해 시기별 수출 상위품목을 식별하고, 전 기간에 걸쳐 수출 실적이 우수한 품목과 특정 시기에 국한되어 수출이 활발한 품목을 분석 대상에 고루 포함시켰다4). <표 1>과 <표 2>는 시기별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 품목과 중국의 대 한국 주요 수출 품목을 보여준다.
이들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 OECD(2011)에서 제시한 기술집약도에 따른 산업분류기준을 참고해 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저위기술 중심 품목, 저위기술 중심 품목으로 구분하였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원자로, 보일러와 기계 및 이들 부분품’(HS 84)는 중고위기술 중심 품목으로, ‘철강’(HS 72)은 중저위기술 중심 품목으로 분류된다. 예외적으로,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HS 85)의 하위분류를 살펴보면 OECD 기준상의 고위기술 산업과 중고위기술 산업 관련 품목이 혼재되어 있는데 수출액 기준으로 전자집적회로, 통신기기, 반도체 디바이스 등 고위기술 중심 품목의 비중이 더 높아 본 연구에서는 고위기술 중심 품목으로 분류하였다.
3. 무역특화도 지표의 선정 및 계산
앞서 2장에서 검토한 다섯 가지의 무역특화도 지수는 상한값과 하한값의 대칭이 성립하는지, 수입과 수출을 함께 고려하는지, 환율 등의 거시적 요인에 따른 국가 전체의 무역실적 변동을 고려하는지 등의 기준에서 차이를 갖는다. 이 중 RCA지수는 국제교역에서의 품목별 비교우위 측정에 가장 널리 활용되지만 상한값과 하한값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특정 품목에 편중된 무역구조를 갖는 경우 지수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고, 정규분포가 아닌 편향된 분포를 갖는다는 단점(최낙균·이홍식, 2010)을 가지므로, 이러한 문제점이 보완된 RSCA지수를 활용하였다.
수출 뿐 아니라 수입 규모를 함께 고려한 특화도 지수 중 개별 품목의 무역수지만을 고려할 것인지 또는 국가 전체의 무역수지를 함께 고려할 것인지에 따라 NTB와 TSI 중 선택이 가능하다. 본 연구는 1992년부터 2020년까지 약 30년에 걸쳐 품목별 무역특화도의 변화를 관측하므로, 개별 품목의 무역수지와 국가 전반의 무역수지 간 상대적 비교를 바탕으로 계산된 TSI 지수를 활용함으로써 거시적 요인에 따른 변동을 배제하고자 하였다.
한편 CTB 지수는 TSI 지수에 개별 품목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곱하여 얻어지므로, TSI와 CTB의 변동을 종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품목별 무역비중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과 중국의 전 세계 대상 무역이 아니라 대 중국, 대 한국 무역에 집중하므로 이들 지표를 식(6a, 6b)∼식(8a, 8b)과 같이 변형해 계산하였다.
(6a) |
(6b) |
(7a) |
(7b) |
(8a) |
(8b) |
Ⅳ. 분석 결과
1.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품목의 비교우위 변화
본 절에서는 199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품목의 비교우위 변화를 살펴보았다. 한국의 대 중국 주요 수출품목을 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저위기술 중심 품목, 저위기술 중심 품목으로 구분하였고, 수출 기준의 상대적 특화를 나타내는 RSCA, 총 교역액 대비 무역수지의 상대적 규모를 바탕으로 계산되는 TSI, 그리고 무역수지 기여도를 반영한 CTB의 세 가지 지표의 변화를 <그림 1>∼<그림 4>에 나타내었다.
<그림 1>은 고위기술 중심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세 가지 무역특화도 지수의 변화를 보여준다. RSCA 지수 변화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2000년대 초·중반을 전후해 상하·좌우의 대칭적 구조를 갖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과 ‘광학기기, 사진용 기기, 영화용기기, 측정기기, 검사기기, 정밀기기와 의료용기기 및 이들의 부분품과 부속품’(이하 ‘광학기기 등’으로 표기) 모두 1990년대에는 RSCA의 값이 음수이나,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은 2002년부터, ‘광학기기 등’은 2005년부터 양수로 전환되었다. 1990년대까지는 한국의 대 중국 수출에서 고위기술 중심의 대표적인 두 가지 품목이 비교열위에 있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 비교우위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TSI의 변동에서는 1998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음(-)의 값을 갖는 구간이 눈에 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의 영향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두 품목의 TSI 지수 변화가 상반된 방향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의 TSI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음수로 나타난 반면 ‘광학기기 등’의 TSI는 금융위기 전보다 오히려 상승하였다. 원화의 가치 하락, 실물경제 위축 등에도 불구하고 ‘광학기기 등’의 무역수지는 상대적으로 더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CTB는 TSI와 해당 품목의 교역량 비중을 곱한 값이므로, 두 지표의 연도별 변화의 기울기를 비교함으로써 교역량 비중의 확대·축소를 가늠할 수 있다.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의 교역량 비중이 지속 확대되었으며, ‘광학기기 등’은 2000년대에 들어 교역량 비중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에 비해서는 그 정도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2>는 중고위기술 중심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무역특화도 지수의 변화를 보여준다. RSCA 기준으로 분석 기간 내내 비교우위를 갖는 품목으로는 ‘유기화학품’이 유일하며, 나머지 품목의 비교우위 여부는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전반적으로는 2000년대에 들어 보다 다양한 품목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무기화학품, 귀금속, 희토류금속, 방사성원소, 동위원소의 유기·무기화합물’(이하 ‘무기화학품 등’으로 표기)을 제외하고는 TSI가 대부분의 시점에서 양(+)의 값을 가지므로, 중고위기술 중심 품목은 대체로 대 중국 무역수지 측면에서도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유와 레지노이드, 조제향료, 화장품류, 화장용품류’를 제외하면 TSI의 절대값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산업 내 무역 활성화의 영향으로 파악된다.
‘원자로, 보일러와 기계 및 이들 부분품’, ‘유기화학품’, ‘철도 또는 궤도용 이외의 차량 및 그 부분품과 부속품’은 연도별 CTB의 변화가 TSI의 변화보다 대체로 뚜렷해 교역량 비중의 변동성이 큰 편으로 해석된다.
중저위기술 중심 대 중국 주요 수출품목의 무역특화도 변화는 <그림 3>에 제시되어 있다. 이들 품목의 RSCA는 2000년대에 들어 이전보다 대체로 감소하다가 2010년대를 전후로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외적으로, ‘광물성연료, 광물유, 이들의 증류물, 역청물질, 광물성왁스’의 RSCA는 2009년부터 음(-)의 값이 유지되므로, 대 중국 수출에서 비교우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중저위기술 중심 대 중국 주요 수출품목의 무역특화도 변화는 <그림 3>에 제시되어 있다. 이들 품목의 RSCA는 2000년대에 들어 이전보다 대체로 감소하다가 2010년대를 전후로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외적으로, ‘광물성연료, 광물유, 이들의 증류물, 역청물질, 광물성왁스’의 RSCA는 2009년부터 음(-)의 값이 유지되므로, 대 중국 수출에서 비교우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위기술 중심 대 중국 주요 수출품목의 무역특화도 변화를 나타내는 <그림 4>에서는 모든 지수의 값이 대체로 하락 추세를 기록하며, 저위기술 중심 품목의 수출 특화도가 약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신발류, 모자류, 산류, 지팡이, 시트스틱, 채찍 및 이들의 부분품’(이하 ‘신발류 등’이라 칭함)은 2008년까지 ‘메리야스편물과 뜨개질 편물’에 비해 RSCA 값이 컸으나 2001년부터 그 값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며 2012년부터는 음수로 전환되었다. 1992년의 RSCA가 0.8에 달할 정도로 대 중국 수출에서 높은 비교우위를 차지했으나 2012년부터는 비교우위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고려한 TSI 지표의 변동을 살펴보면 ‘신발류 등’의 TSI는 1992년을 제외하고는 음(-)의 값을 가지며,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 큰 감소세를 기록하였다. 즉, 대 중국 교역에서 수출이 크게 줄고, 수입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리야스편물과 뜨개질 편물’은 분석기간 동안 TSI가 계속 양(+)의 값을 기록했으나 절대적 규모는 감소추세를 보였다. CTB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면 두 품목 다 한·중 수교 초기 몇 년간 교역량 비중이 증가했으나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교역량 비중이 지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중국의 대 한국 주요 수출품목의 비교우위 변화
<그림 5>는 1992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의 대 한국 주요 수출품목 중 고위기술 중심 품목의 무역특화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준다.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과 ‘광학기기 등’ 둘 다 한·중 수교 초기 대 한국 수출품목 중 비교열위에 있었으나 점차 비교열위의 정도가 완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은 ‘광학기기 등’에 비해 RSCA의 증가가 더욱 빠르게 일어나 2004년부터 양(+)의 값이 지속되었다. 반면 ‘광학기기 등’의 RSCA는 2010년 양수로 전환되었으나 2011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다시 하락해 2015년부터는 다시 음(-)의 값을 유지하였다.
다음으로 TSI 지수의 변동을 살펴보면 동일한 품목에 대해 한국의 대 중국 교역에서의 TSI(<그림 1> 참고)와 대체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5).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의 TSI는 1998년을 제외하고는 분석 기간 동안 음수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중 수교 첫해인 1992년 그 값이 -0.6에 육박했던 데 비해 1990년대 중반부터는 TSI가 -0.2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의 대 한국 무역 수지가 수교 초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광학기기 등’의 TSI는 2000년대 들어 대폭 하락했으며, 2010년대에는 그 정도가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무역적자 구조가 뚜렷한 품목에 해당한다. TSI와 CTB의 변동을 함께 고려했을 때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과 마찬가지로 ‘광학기기 등’의 교역 비중도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TSI 지수의 하락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규모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요약하자면 양국의 고위기술 중심 주요 수출품목 중 ‘광학기기 등’은 한국이 수출 우위를 갖는 반면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은 한국의 비교우위 정도가 대체로 더 높지만 양국 간 산업 내 무역이 활성화되어 TSI 지수의 절대값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중고위기술 중심 품목의 무역특화도 변화는 <그림 6>과 같다. ‘무기화합물’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RSCA는 분석기간 동안 대체로 음(-)의 값을 갖지만 시간에 따라 절대값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이들 품목은 중국의 대 한국 수출품목 중에서 비교열위를 가졌지만 그 정도가 시간에 따라 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TSI 지수는 초기에 양(+)의 값을 갖는 품목과 음(-)의 값을 갖는 품목 간 차이가 뚜렷해 무역수지 측면에서 한국이 비교우위를 갖는 품목과 중국이 비교우위를 갖는 품목이 명확하게 구분되었으나 점차 품목별 TSI의 절대값이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2010년대 후반에는 모든 품목에서 TSI가 양수로 나타났다. 즉, 중국의 대 한국 교역에서 중고위기술 중심 주요 품목의 특화도가 점차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각종 화학공업생산품’은 2009년부터, ‘철도 또는 궤도용 이외의 차량 및 그 부분품과 부속품’은 2018년부터 TSI의 값이 양수로 전환되었으며, ‘원자로, 보일러와 기계 및 이들 부분품’의 TSI는 일부 음(-)의 값을 기록한 몇 해를 제외하고는 2008년부터 양(+)의 값을 기록하였다. 예외적으로, ‘무기화합물’의 TSI는 한·중 수교 이후 약 10년 동안 1에 근접했으나 2010년대 들어 0.3∼0.6 정도의 분포를 보여 중국의 비교우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TSI와 CTB의 변동을 함께 살펴본 결과, ‘원자로, 보일러와 기계 및 이들 부분품’의 교역액 비중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7>은 중저위기술 중심의 대 한국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RSCA, TSI, CTB의 변화를 보여준다. ‘철강’과 ‘철강제품’의 RSCA는 분석기간 동안 대체로 양(+)의 값을 유지하였으며, ‘플라스틱과 그 제품’은 2018년부터 그 값이 양수로 전환되었다. 반면 ‘광물성연료, 광물유, 이들의 증류물, 역청물질, 광물성왁스’는 1999년 RSCA의 값이 음수로 전환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대 한국 수출 품목 중 비교우위를 상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광물성연료, 광물유, 이들의 증류물, 역청물질, 광물성왁스’의 비교우위 약화는 무역수지를 바탕으로 하는 TSI 지수의 변동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중 교역 초기에는 다른 품목 전반에 비해 무역 수지 측면의 특화도가 매우 높아 1992년의 TSI가 0.8에 가까웠으나 특화도가 점차 하락해 2020년의 TSI는 -0.48에 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및 그 제품’은 분석 기간 내내 TSI가 음(-)의 값을 가졌으나, ‘철강’과 ‘철강제품’의 TSI는 양(+)의 값을 지속하였다. TSI와 CTB의 변동을 비교한 결과 ‘철강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한·중 수교 초기에 비해 교역량 비중이 감소해 온 것으로 나타나며, 이는 한국의 대 중국 주요수출품목의 무역특화도 변동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되는 현상(<그림 3> 참고)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마지막으로, 저위기술 중심 대 한국 주요 수출품목의 RSCA, TSI, CTB 변화는 <그림 8>과 같다. 먼저 RSCA의 변화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품목이 분석기간 동안 대 한국 수출에 있어 비교우위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완구, 유희용구, 운동용구 및 그 부분품과 부속품’ 및 ‘가구와 침구, 램프와 조명기구, 조명용 사인, 조립식 건물’을 제외하면 저위기술 중심 주요 수출품목의 RSCA가 한·중 수교 초기에 비해 전반적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곡물’은 1995∼1996년과 2008∼2020년에, ‘면’은 2015년과 2017∼2020년에 비교열위를 보였다. 중국의 경제성장 및 산업구조 고도화와 더불어 과거에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던 곡류·섬유·의류 등의 품목이 차츰 비교우위를 상실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국의 무역수지를 함께 고려한 TSI 기준으로는 모든 품목이 분석기간 내내 양(+)의 값을 기록했으며, 특히 ‘곡물’과 ‘메리야스 및 뜨게질편물의 의류와 그 부품’의 TSI는 전 기간에 걸쳐 1 내외의 값을 가져, 무역수지 측면에서 이들 품목의 특화도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즉, 한국과 중국 간 교역에서 1차 산품 또는 저위기술 중심의 주요 수출 품목은 중국에서 높은 비교우위를 갖는 것으로 설명된다.
CTB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면 ‘곡물’과 ‘면’의 교역량 비중이 크게 감소한 반면, ‘가구와 침구, 램프와 조명기구, 조명용 사인, 조립식 건물’의 교역량 비중은 한 두 해를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Ⅳ.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해 1992년부터 2020년까지의 무역특화도 변화를 분석하였다. 수출 품목의 기술 수준(고위, 중고위, 중저위, 저위), 그리고 비교우위를 측정하는 방식(수출 비중 기준, 무역수지 기준)에 따라 변화의 양상이 다르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출비중 기준의 특화도를 나타내는 RSCA 지수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 모두 고위기술 중심 품목의 비교우위가 점차 증가했으나 저위기술 중심 품목의 비교우위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양국 모두 고부가가치 품목의 비중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둘째, 무역수지 측면에서의 비교우위인 TSI 지수 기준으로는 한국이 고위기술 중심 품목에서 중국보다 높은 특화도를 보이며, 저위기술 중심 품목 수출에 있어서는 중국이 한국보다 높은 특화도를 유지하고 있다.
셋째, 양국 공통의 주요 고위기술 중심 품목 중 ‘광학기기 등’은 2000년대 초 이후 한국이 대 중국 무역수지 측면에서 뚜렷한 비교우위를 확보했으나,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은 산업 내 무역 활성화로 인해 양국의 TSI 지수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다.
넷째, 양국 모두 고위기술 중심 품목의 교역량 비중이 증가했으나 중저위기술 및 저위기술 중심 품목의 교역량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무역수지 측면에서 여전히 한국이 중국에 비해 고위기술 중심 품목에서 상대적 우위를 갖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RSCA 지수의 변화가 시사하듯 중국에서도 고위기술 중심 품목, 특히 ‘전자기기와 그 부분품’의 비교우위가 증가하고 있으며, 산업 내 무역의 활성화로 인해 무역 수지 측면에서 한국이 갖는 우위가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분화된 하위 품목 중 한국이 중국에 비해 뚜렷한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기술 고도화 및 차별화 전략을 통해 지속적 우위를 확보하는 한편 공급망 충격으로 인한 영향을 낮추기 위한 안정적 공급망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교류에 있어서 30여 년에 걸친 주요 수출품의 무역 특화도 변화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장기간에 걸쳐 양국의 무역구조를 비교하기 위해 HS코드 2단위를 품목 분류 기준으로 삼았는데 반도체, 통신기기 등 세분화된 품목에 대한 분석이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 또한 기술수준에 따른 품목의 분류는 이루어졌으나 가공단계에 따른 품목 분류를 병행해 부품, 자본재, 소비재 등의 특화도 변화를 함께 살핌으로써 보다 풍부한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산업 구조 고도화에 따라 양국의 무역 관계의 경쟁·보완 관계가 품목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연구를 통해 이러한 과제를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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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에서 중국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현재 동 대학원에서 중국학과 박사과정 수료 상태로 재학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중국경제, 한중 직접투자, 노동조합 문제 등이다.
2000년 중국 북경대학교 경제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기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다. “경기도 중소기업의 수출 활성화 방안 연구”(2017), “대만의 기업생태계 변화에 대한 연구”(2014), “중국경제의 전환기적 특징과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 분석”(2013) 등 다수 논문을 발표하였다. 주요 관심분야는 중국경제, 농업경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