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준비와 진로지원정책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 : 지역규모별 분석을 중심으로
초록
최근 다문화가정의 증가로 인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이들을 위한 정책이 증가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 도출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다문화청소년 패널조사」의 8차년도 데이터를 활용하여 1,125명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주요 영향요인으로는 진로에 대한 준비, 정책적 지원, 지역규모에 주목하였다. 분석결과, 진로에 대한 준비와 진로지원정책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을 높이며 진로에 대한 준비와 진로결정성 간의 관계에서 진로지원정책은 긍정적인 조절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실시한 지역규모별 분석에서는 진로준비가 모든 지역에서 진로결정성을 높이는 영향요인으로 확인되었지만 정책적 지원의 효과는 차이가 발생하였다. 실증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정책 개발과 지역규모별로 차등화된 정책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Abstract
Due to the recent increase in multicultural families, interest in multicultural families and policies for them are increasing.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mpirically analyze the factors that influence the career decisions of children of multicultural families and to draw policy implications for them to decide their career in the right direction and to grow as a member of society. This study, using data from the 8th year of the 「MAPS: Multicultural Adolescents Panel Study」, establishes an ordinal logistic model for 1,125 multicultural adolescents. The main influencing factors were career preparation, policy support, and regional scale. As a result of the analysis, it was found that career preparation and career support policies increase career decisions for children of multicultural families, and career support policies have a positive moderating effec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career preparation and career decisions. In the analysis by regional differences, career preparation was confirmed as an influencing factor to increase career decisions in all regions, but the effect of policy support was different. Based on empirical analysis, this study suggests that it is necessary to develop policies in a way that students from multicultural families actively participate and to design differentiated policies by regional scale.
Keywords:
MAPS, Multicultural Families, Career Decisions, Policy Support, Regional Scale키워드:
다문화청소년 패널조사, 다문화가정, 진로결정성, 정책적 지원, 지역규모Ⅰ. 서 론
다양한 문화의 공존이 이루어지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우리나라 역시 자연스러운 변화를 겪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노동, 가정, 교육과 같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국내로 이주하면서 이들을 이해·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며(전경숙, 2021), 이주민의 적응을 위한 법과 제도, 정책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이태정, 2019). 특히 이러한 현상은 다문화가정의 주변환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주민들이 증가하면서 문화적 배경을 달리하는 구성원들이 형성한 다문화가정은 자연스럽게 증가하였다. 전체 출생아 수의 5%를 차지할 만큼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관심과 포용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으면서 다양한 방면으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최정윤·유두호, 2021).
최근 들어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학업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업에 대한 부적응뿐만 아니라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진로에 대한 고민과 계획이 부족하고 일반가정 청소년에 비해 진로를 탐색하는 능력이 낮은 편이다(남부현·최충옥, 2012). 따라서 정부는 「다문화교육지원계획」을 중심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적 역량 강화와 일반가정 청소년과의 진로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어떠한 요인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진로를 대하는 개인적인 태도부터 이들을 둘러싼 외부환경까지 다양한 차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영향요인을 살펴봄에 있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스스로 진로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개인적 측면과 그들의 진로결정을 물질적·심리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적 차원에 주목한다. 또한, 지방정부별로 각 지역의 역량과 특성에 맞추어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을 집행하고 도시, 농촌 지역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처한 환경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외부환경의 영향력을 고려하여 지역규모별로 진로결정성이 다를 수 있음을 논의한다. 이와 같은 이론적 논의와 실증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로를 설정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제시한다.
Ⅱ. 연구방법
1. 다문화가정 자녀 진로지원정책과 진로결정성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되고 「다문화가족지원정책 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근거가 마련되었다(최정윤·유두호, 2021). 「다문화가족지원정책 기본계획」은 2010년 제1차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2018년 제3차 기본계획까지 수립되었으며,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마다 기본계획과 관련한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다문화가족지원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 진로에 대한 지원정책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제1차 다문화가족지원 정책 중 청소년 대상으로 한 정책은 ‘글로벌인재 육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지원 강화’, ‘다문화가족 학부모의 자녀교육 역량강화’, ‘학교부적응 자녀 지원을 위한 인프라 확충’ 등 대부분 안정적인 정착과 언어교육에 관한 부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여성가족부, 2010). 하지만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각기 상이하므로 생애주기를 고려한 교육 및 진로와 관련한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제2차 다문화가족지원 정책에서도 대부분 언어능력 향상 및 학교생활 적응에 관한 정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1차 기본계획의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여 ‘기초학력 향상 및 진학지도 강화’ 와 같은 진로에 관한 정책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여성가족부, 2013). 제1차 기본계획 수립 이후 10년의 시기가 지난 제3차 다문화가족지원 정책 중 진로와 관련한 사항은 유아기, 학령기를 지나 사회진출을 위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진로준비 및 사회진출 지원’을 통해 다문화청소년의 진로의식 고취 및 진로직업 체험기회를 확대하고 있으며, 전국 17개 시도, 220개 진로체험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여성가족부, 2018).
제3차 다문화가족 정책에서는 초기 적응중심의 정책에서 장기정착을 위한 정책으로 내용이 변화되고 있다. 이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청소년기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 영유아, 취약계층 자녀 중심의 정책이 청소년기 자녀의 성장과 중장기적 관점의 인재육성 정책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1>은 2006년부터 2022년까지 「다문화교육지원계획」 중 진로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청소년기에 들어선 학생들은 미래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한다. 청소년기의 진로결정은 자신에 대한 이해와 적성에 따라 방향이 설정되고, 그에 따른 준비를 위한 목표의 역할을 수행한다(이형하, 2020). 즉, 진로결정성이란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에 관한 관심을 통해 사회진출을 위한 탐색 및 설계를 하는 과정으로, 미래의 직업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Savickas & Prorfeli, 2011). 또한,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통해 자신이 선호하는 진로의 방향을 설정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정도를 뜻한다(이기학·한종철, 1997).
앞에서 살펴본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지원 정책에 대한 관심과 변화와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와 관련한 연구도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들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가족관계에 의한 영향에 주목한다(전혜숙 외, 2019; 김자경·오혜정, 2021; 정나은·김원영, 2020; 이창훈, 2021; 이형하, 2020; 장혜림·이래혁, 2019). 이외에도 사회적 지지(신연주·이경순, 2019), 문화적응(성윤희·장은영, 2020; 민예지·강현아, 2021) 등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진로는 개인의 적성과 흥미 등 개인적 인지 및 태도가 중요하다. 즉, 다문화가정 청소년 본인의 진로탐색 및 준비 등과 같은 영향요인이 진로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외부요인 못지않게 중요하다. 또한, 진로에 대한 준비 과정에서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성취동기와 삶의 만족도 높아지며, 결과적으로 진로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박동진·김송미, 2020). 이러한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에 대한 연구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다문화가정 자녀의 내·외부적인 요인들이 진로결정에 있어 중요함을 파악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성장과 함께 진로 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 속에서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에 대한 준비와 정부의 정책이 진로결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다문화가정 자녀 진로결정성의 영향요인
고등학교 학령기인 15~17세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진로, 진학 및 직업(직업선택, 보수 등)이 62.6%로 가장 높았다(여성가족부, 2018).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일반가정 청소년보다 진로와 관련한 직업탐색, 진로계획 정도가 낮고(남부현·최충옥, 2012), 진로를 준비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으로 인해 일반 가정 청소년들에 비해 자신의 적성과 역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자신이 원하는 직업 또는 진로에 대한 목표 역시 모호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진로를 결정할 때 진로에 대해 탐색하고 준비, 실행하는 진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Conner, Sandberg & Norman, 2010).
진로준비행동은 합리적이고 올바른 진로결정을 위해 수행하는 활동이나 진로결정이 이루어진 이후 결정한 사항을 실행하기 위한 행동 등을 의미하며(김봉환, 1997). 진로준비행동을 진로선택을 하기 위한 준비된 행동,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진로 준비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Phillips et al., 1984). 자신이 원하는 진로에 대한 방향성과 직업·취업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탐색, 수집, 체험 등의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진로에 대한 준비활동이 필요하다(이정자·전종국, 2016).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준비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이형하(2020)의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준비성이 진로결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Lent et al., (2016)의 연구에서는 자아탄력성, 효능감 등의 개인적 요인이 진로결정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Gati et al.(2010)의 연구에서도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개인적 요인들이 강조되었다.
이처럼 개인적 요인 중 하나인 진로준비행동은 다문화가정 자녀가 스스로 본인의 흥미와 적성 파악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진로결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가설 1을 도출하였다.
가설 1. 진로에 대한 준비는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킨다.
2018년에 마련된 제3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은 다문화가족 정책의 ‘도입·성장기’에서 ‘정착기’로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여성가족부, 2021). 정부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수가 증가하고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역량개발 및 취업을 위한 기관 연계 등 진로를 위한 정책들을 마련하였다. 청소년기 다문화학생이 증가하면서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를 대상으로 적성검사, 진로소양교육, 진로설계, 직업체험활동 등을 지원하는 미래설계 프로그램(진로코칭)과 다문화교육을 연계한 진로체험을 추진하고, 다문화 멘토와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민·관협력(포스코)사업을 통해 진로준비와 사회진출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여성가족부, 2021).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까지 여러 사업에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 및 진로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 즉, 진로와 관련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는 진로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에 진출하여 구성원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다문화가정 관련 정책적 지원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을 높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효과는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진로집단상담을 받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진로에 대한 인식과 진로결정효능감 향상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으며(최현주·김희수, 2017), 진로역량강화 프로그램은 다문화청소년의 직업에 대한 정보 획득, 목표선택, 미래계획, 진로결정효능감 증가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김민경, 2015). 또한, 다문화가정 고등학생의 진로체험 활동이 진로개발역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김재희, 2019). 이와 같은 선행연구를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진로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책적 지원과 진로결정성 간 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가설 2를 도출하였다.
나아가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에 대한 정책은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진로를 준비함에 있어 진로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직업체험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즉, 다양한 정책적 지원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진로에 대한 준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에 대한 준비와 진로결정성 간 관계에 있어 정책적 지원의 조절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가설 3을 도출하였다.
가설 2. 정책적 지원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킨다.
가설 3. 진로에 대한 준비가 진로결정성에 미치는 정(+)적 영향은 정책적 지원에 따라 강화된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다문화가정 학생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지만 구체적인 분포를 살펴보면 지역규모별로 상당한 편차가 존재한다. <표 3>을 보면 지역규모 및 학교급별로 다문화가정 학생 수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도시보다 농촌의 다문화가정 청소년 비율이 높으며 2019년을 기준으로 지역규모가 작아질수록 전체 학생 수 대비 다문화 초·중·고등학생의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조승연, 2020). 이와 같은 현상은 지역규모별로 나타나는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다르기 때문에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처한 외부환경적인 특성이 다르고 본인이 어떠한 행동을 수행함에 있어서도 주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다문화가정 학생이 진로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 정도는 지역규모별로 다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다문화가정 학생의 진로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진로에 대한 준비와 정책적 지원이 있다. 진로에 대한 준비는 상대적으로 외부 환경의 영향보다는 개인 스스로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획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의지와 행동이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학생의 경우 일반가정 학생에 비해 진로를 탐색하고 계획하는 능력이 다소 낮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과 교육 등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남부현·최충옥, 2012). 이와 같은 주변 환경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경우 정보화와 산업화로 인해 개인주의 경향이 강하며 실제 연구결과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에 비해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최경일, 2016). 따라서 지역규모별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준비를 할 때 받을 수 있는 영향은 각기 다를 수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 역시 지역규모별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주민과의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까우며 역량에 따라 집행되는 정책과 이에 대한 지역주민의 만족도가 다르다(유두호·유나리, 2020). 즉, 지역마다 추진되는 정책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지역의 역량, 특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반영된다. 이러한 점은 다문화가정 진로와 관련한 정책 집행에 있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다문화가정의 교육 및 진로 관련 정책에 투입되는 예산과 사업의 수는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는 단기거주 외국인노동자가 다문화 사회의 주된 원인이고 농촌은 결혼이민자가 주요 요인이듯이 모든 다문화가정 정책은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가 요구된다(임형백, 2009). 다문화가정 자녀 역시 지역규모에 따라 거주하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진로 관련 정책 지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진로결정성은 지역규모별로 영향을 받는 요인과 정도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지역규모별 차이에 따른 진로결정성의 영향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가설 4를 도출하였다.
가설 4. 지역규모에 따라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 정도는 달라진다.
Ⅲ. 연구설계
1. 분석자료 및 분석방법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실증분석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자체적인 진로에 대한 준비와 진로 관련 지원정책의 경험을 주요 영향요인으로 설정하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도 살펴본다. 실증분석을 위해 활용한 자료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다문화청소년 패널조사」의 8차년도 데이터이며 분석대상은 설문조사에 응답한 다문화가정 청소년 1,197명 중 결측치를 제외한 1,125명, 분석시기는 2018년 단년도이다.
분석방법으로는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진로결정성이 4점 척도임을 고려하여 순서형 척도가 종속변수일 때 사용되는 순서형 로지스틱 분석(Ordered Logit Model)을 실시하였다 또한, 독립변수인 진로준비와 진로지원정책의 상호작용을 살펴볼 경우 두 변수 간 곱을 통해 활용된 상호작용항으로 인해 다중 공선성(multi-collinearity)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평균중심화(mean-centering)를 진행하였다.
2. 변수의 측정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이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자신의 진로에 대한 생각을 설명한 문장’에 대해 4점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4=매우 그렇다)로 응답하게끔 구성된 문항의 평균값을 활용하였다. 이와 같은 진로결정성 변수 측정 방법은 「다문화청소년 패널조사」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도 자주 활용된다(박동진·김송미, 2020; 이창훈, 2021). 측정에 활용된 세부문장은 ‘나의 진로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해 놓았다’, ‘나중에 바뀔지 모르겠지만 일단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해 놓았다’ 두 가지이며 신뢰도 검증 결과 크론바흐 알파값은 0.8094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진로준비, 진로지원정책이다. 진로준비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얼마나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가를 측정하기 위한 변수이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종속변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진로에 대한 생각을 설명한 문장’에 대해 4점 척도로 응답하는 문항을 활용하였으며 측정에 활용된 세부문장은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의 흥미나 성격 등을 알아보기 위해 상담을 받고 싶다’, ‘내가 계획한 진로와 관련된 자료를 얻는 데 관심이 많다’, ‘졸업한 선배들이 진학 및 진로에 대해 설명회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네 가지이다. 신뢰도 검증 결과 크론바흐 알파값은 0.7832로 확인되었다. 다른 독립변수인 진로지원정책은 진로와 관련하여 정책적 지원을 받은 경험 여부를 의미한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모의창업활동, 경제캠프활동, 진로탐색활동, 직업현장체험활동 등 진로탐색 및 직업체험활동에 참여해 본 경험을 묻는 문항을 활용하였으며 경험이 있으면 1, 없으면 0으로 구성된 더미변수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통제하기 위한 변수를 추가함으로써 실증분석의 정교함을 높였다. 통제변수로는 기본적인 응답자의 성별, 나이를 설정하였으며 성별은 더미변수로 처리하였다. 가구소득인식과 어머니학력, 아버지학력은 모두 5점 척도로 측정된 문항을 활용하였다.
가구소득인식을 묻는 문항은 응답자가 지각하는 가정의 경제적 수준에 대해 5점 척도(1=아주 어렵다, 5=아주 잘 산다)로 응답하게끔 되어 있으며, 부모님의 학력을 묻는 문항은 중졸 이하, 고졸, 대학(2~3년제) 졸업, 대학(4년제 이상) 졸업, 대학원 졸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규모는 응답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규모에 대해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으로 응답하는 문항이 활용되었고 준거더미는 대도시이다. 대도시는 특별시 및 광역시이며, 중소도시는 도 지역의 시 지역, 읍/면은 도 지역의 군 지역을 의미한다. <표 4>는 변수 및 측정문항을 정리한 것이다.
Ⅳ. 분석결과
1. 기술통계 및 변수 간 상관관계
본 연구의 기술통계는 <표 5>와 같으며 설문에 응답한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총 1,125명으로 나타났다. 종속변수인 진로결정성은 평균 2.806으로 진로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진 청소년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독립변수인 진로준비 역시 평균 2.978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만, 다른 독립변수인 진로지원정책에서는 진로 관련 정책적 지원을 받은 경우는 353명(31.38%), 받지 않은 경우는 772명(68.62%)으로 진로 관련 정책적 지원을 받지 않은 청소년의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통제변수를 살펴보면 설문 응답자의 나이는 16세에서 20세였으며 평균 나이는 16.964세였다. 본인 가정의 경제적 수준에 대한 인식은 평균 2.391로 나타나 보통(3점) 이하의 경향을 보였으며 여성(50.93%)과 남성(49.07%)의 비율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어머니의 학력은 고졸, 대학(2~3년제)졸업, 대학(4년제 이상)졸업, 중졸이하, 대학원 졸업 순으로 확인되었으며 아버지의 학력 역시 고졸이 가장 높았지만 중졸이하, 대학(4년제 이상)졸업, 대학(2~3년제)졸업, 대학원 졸업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규모는 중소도시가 44.7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읍/면, 대도시 순이었다.
분석에 사용된 변수 간 상관관계는 <표 6>과 같다. 피어슨 상관계수를 사용한 양측 검정 실시 결과, 종속변수인 진로결정성은 독립변수인 진로준비, 진로지원정책과 양적 선형관계를 보였으며 독립변수 간에도 양적 선형관계가 나타났다. 그 외 변수들 간 상관관계에서는 높은 계수 값이 나타나진 않았고 특히 0.7 이상의 강한 선형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2. 진로결정성의 영향요인 분석결과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의 영향요인을 살펴보기 위한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표 7>과 같다. 분석에 앞서 평균중심화를 실시한 변수들의 VIF(Variance Inflation Factor) 값은 1.01에서 1.62로 나타나 모두 10보다 작으므로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통제변수만을 포함하여 분석을 진행한 모형 1에서는 성별, 어머니학력, 지역규모 변수에서 양(+)의 방향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이 확인되었다. 여성에 비해 남성이 진로결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어머니의 학력이 높을수록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지역규모에서는 대도시에 비해 읍/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 2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통제한 후 핵심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 영향력을 살펴본 기본모형이다. 기본모형에서는 진로준비, 진로지원정책 두 독립변수에서 모두 양(+)의 방향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진로에 대한 준비성이 높을수록 진로결정성이 높아지며 진로와 관련된 정책적 지원을 받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진로결정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통제변수에서는 성별에서만 양(+)의 영향력이 나타났다. 즉, 여성에 비해 남성의 진로결정성이 높은 결과를 보였다.
모형 3은 기본모형에서 진로준비 변수와 진로지원정책 변수의 상호작용항을 추가하여 분석을 실시한 통합모형이다. 분석결과 진로준비와 진로지원정책 두 변수와 상호작용항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이 나타났다. 먼저, 진로준비 변수는 양(+)의 방향으로 진로결정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진로에 대한 준비는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킨다는 가설 1은 지지되었다. 즉,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자녀 스스로의 진로에 대한 준비가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수의 선행연구는 진로결정성을 높이는 기본적인 요인으로서 진로에 대한 안정적인 준비를 강조하며 진로결정에 있어 성취동기와 같은 적극적인 태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박동진·김송미, 2020; 이창훈, 2021; 전혜숙 외, 2019). 이와 같은 경향이 분석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진로지원정책 변수 역시 양(+)의 방향으로 진로결정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정책적 지원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킨다는 가설 2는 지지되었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진로와 관련한 정책적 지원의 경험 여부가 다문화가정 자녀의 전로결정성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자기이해부족, 진로에 대한 미성숙한 태도 등으로 인해 일반가정 청소년들보다 진로결정 과정에서 경험하는 장벽이 높기 때문에 전문화된 진로프로그램과 교육, 상담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강조된다(이아라 외, 2018). 또한, 진로결정에 있어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은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조봉환, 2011; 최현주·김희수, 2017)나 리더십 프로그램과 같은 정책적 지원 경험이 진로 성숙도를 높인다는 실제 실험연구의 결과(권회연 외, 2016)에서도 드러난다. 따라서 선행연구에서 검증된 정책적 지원과 진로결정성의 긍정적 관계가 본 연구의 분석결과에서도 확인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진로준비와 진로지원정책 변수로 구성된 상호작용항에서는 양(+)의 방향으로 진로결정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따라서 진로에 대한 준비가 진로결정성에 미치는 정(+)적 영향은 정책적 지원에 따라 강화된다는 가설 3은 지지되었다. 진로에 대한 준비와 진로결정성의 긍정적 관계가 가설 1 검증과정에서 확인되었으며 둘 간의 관계 속에서 정책적 지원은 긍정적인 조절효과를 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진로준비에 있어 적극적이며 성취동기가 높은 다문화가정 자녀는 진로결정성이 높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박동진·김송미, 2020). 즉, 진로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진 다문화가정 자녀는 진로를 결정함에 있어 자신감이 높고 가정에서나 학교에서의 생활에서도 심리적으로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진로와 관련한 정책적 지원까지 받는다면 진로결정성은 보다 확고해질 수 있다. 한·일 국제결혼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연구는 진로에 있어 진로인식이나 진로선택, 학교적응이 중요하고 다문화가정 자녀 우대 정책과 영재교육은 진로발달을 더욱 촉진시킨다는 점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정책적 지원은 단독적으로도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키지만 진로준비와 진로결정성의 긍정적 관계를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통제변수에서는 기본모형과 마찬가지로 여성에 비해 남성의 진로결정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성별에 따른 진로결정성 차이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3. 지역규모별 분석결과
한편, 진로결정성의 영향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함에 있어 지역규모별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하였다. 지역규모는 대도시(특별시 및 광역시), 중소도시(도 지역의 시 지역), 읍/면(도 지역의 군 지역)으로 구분하였으며 모형 1은 대도시, 모형 2는 중소도시, 모형 3은 읍/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결과이다. 분석결과는 <표 8>과 같다.
먼저, 모든 모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결과는 진로준비 변수가 양(+)의 방향으로 진로결정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진로에 대한 준비는 진로결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청소년의 진로결정에서 착실한 진로준비와 같이 개인적인 변인과 스스로의 인지적 변인이 중요하다는 점(김지연·이윤희, 2019)이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에 있어서도 진로준비는 주요한 영향요인 중 하나이다.
진로준비 변수 외에 진로지원정책 변수와 상호작용항(진로준비×진로지원정책)에서는 지역규모별로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따라서 지역규모에 따라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 정도는 달라진다는 가설 4는 지지되었다. 구체적인 결과를 모형별로 살펴보면, 대도시를 기준으로 분석을 진행한 모형 1에서는 진로준비 변수와 함께 상호작용항에서 양(+)의 방향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이 나타났다. 이는 앞서 통합모형의 분석결과에서 확인하였듯이 대도시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있어 진로에 대한 준비는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키는 요인이며 둘 간의 긍정적 관계는 진로 관련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질수록 강화된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정 지원정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정책서비스의 접근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심익섭·남영희, 2015). 진로 관련 정책에서도 대도시에서의 정책서비스 접근성이 높을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특성이 대도시의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준비와 어우러질 때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도시를 기준으로 한 모형 2에서는 진로준비 변수와 진로지원정책 두 변수에서 양(+)의 방향으로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도 단위의 시 지역에 해당되는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진로결정에 있어 진로지원정책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기도 내 시에 해당하는 지역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일반가정 청소년에 비해 학업과 진로탐색, 진로계획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진로발달을 위해서는 진로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함이 강조된다(남부현·최충옥, 2012). 이러한 경향이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읍/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한 모형 3에서는 진로준비 변수 이외에 다른 변수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진로지원정책이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읍/면 지역의 진로지원정책 검토와 새로운 정책설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중소도시를 기준으로 한 모형 2에서는 진로준비 변수와 진로지원정책 두 변수에서 양(+)의 방향으로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도 지역의 시 지역에 해당되는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진로결정에 있어 진로지원정책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기도의 도시에 속한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일반가정 청소년에 비해 학업과 진로탐색, 진로계획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진로발달을 위해서는 진로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함이 강조된다(남부현·최충옥, 2012). 이러한 경향이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읍/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한 모형 3에서는 진로준비 변수 이외에 다른 변수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진로지원정책이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읍/면 지역의 진로지원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새로운 정책설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Ⅴ.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들의 진로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주요 영향요인으로는 학생 스스로의 진로에 대한 관심과 준비와 진로 관련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기존에 개인적인 요인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졌던 선행연구의 흐름에서 정책적 환경 요인을 추가적으로 논의하였다. 또한, 지역규모에 따라 진로결정성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함으로써 이론적인 확장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분석결과, 진로에 대한 준비와 진로지원정책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진로에 대한 준비와 진로결정성 간의 관계에서 진로지원정책은 긍정적인 조절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규모별로 살펴보았을 때, 진로준비는 모든 지역에서 진로결정성을 높이는 영향요인이었으며 대도시에서는 진로준비와 진로지원정책의 상호작용이 진로결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중소도시에서는 정책적 지원이 진로결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실증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학교 차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 대상으로 지속적인 진로 관련 상담, 설명회 등을 실시하여 스스로 진로를 계획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다문화가정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부모의 출신 국적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그만큼 한 학급 내 다문화가정 학생의 수 역시 증가하고 구성원들도 다양해진다.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진로 이전에 학업과 학교생활 적응에 있어서도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전반적인 학업 상황을 점검하고 진로에 대해서도 어떠한 실질적 고민이 있는지 확인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또한, 실제 다문화가정 학생 중에서 취업한 선배들을 초청하여 멘토링, 설명회와 같은 자리를 마련하여 진로결정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진로에 대한 일방적인 주입식 정책이 아니라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실제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식의 진로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분석결과에서 정책적 지원의 긍적적 효과와 함께 진로준비와 정책적 지원의 긍정적 상호작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진로준비에 적극적인 다문화가정 학생이 정책적 지원까지 받는다면 진로결정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문화가정 학생의 진로 관련 정책을 설계할 때 단순한 진로교육 방식보다는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심분야가 동일한 일반가정 학생과 함께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 창업 활동 등을 지원해주거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기업체 방문, 진로체험활동 등과 같은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규모별로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문제 해결에 대한 차등화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지역규모별 분석에서는 지역규모가 다른 경우 정책적 지원의 효과가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 따라서 지역특성에 맞게 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 대도시는 다문화가정 학생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학생 수 자체가 많으므로 학생들의 관심분야가 다양할 것이다. 또한, 진로준비와 진로지원정책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확인된 점을 고려한다면 관심분야가 맞는 학생끼리 그룹활동을 장려하여 지속적으로 진로에 대해 서로 논의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중소도시의 경우 정책적 지원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반면에 읍/면 지역은 정책적 지원의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기존 진로지원정책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통해 만족도가 높은 정책은 계속 집행하고 만족도가 낮은 정책은 실제 다문화가정 학생과의 면담을 통해 의견을 수용하여 정책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본 연구는 단년도 자료를 통해 분석을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의 진로결정성을 동태적으로 살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자료의 보완과 함께 실제 다문화가정 자녀의 심층인터뷰를 반영한다면 보다 풍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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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주요 관심분야는 조직이론, 제도주의 조직론, 마을공동체, 디지털 사회혁신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 “지방정부 신뢰의 결정요인: 지역변화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중심으로(2021)”, “안전관리에 대한 사업장의 역할-정책과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중심으로(2021)”,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참여: 지역별 정책제안 플랫폼을 중심으로(202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