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지역 초·중등 방과 후 교사의 인식을 통해 본 청소년 인공지능(AI) 교육 실태
초록
본 연구는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대두되고 있는 AI 기술의 발달에 따라, 교육 소외 지역으로 손꼽히는 섬 지역의 AI 교육에 대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섬 지역 AI 교육정책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본 후, 실제 전남 신안군 섬에서 AI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방과 후 교사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시행하여 섬 지역 AI 교육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외 AI 교육정책의 분석을 통해, 국내 AI 교육의 정책이 변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실제 수업 내에서는 교사가 주제를 유동적으로 선정 및 수정할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조차도 관련 교육정책의 아래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학교급에 따라 AI 교육에 할당하는 교육 시수를 늘리고, 해당 수업에 대한 탄탄한 교육과정이 준비될 필요가 있다. 둘째, AI 교육 교사는 AI 기술을 수업 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하여 학생들에게 AI 경험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현재 신안군 AI 교육은 컴퓨터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교육과정 내에 컴퓨팅과 관련된 기초적인 기술뿐만이 아니라 머신러닝, 코딩과 같은 내용이 교육에 포함되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 수업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한 AI 윤리 교육과 디지털 소외에 대한 개념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섬 지역 학생들의 AI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 논의가 필요하며, 관련 교육내용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섬이라는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환경 자원이 많다. 이러한 섬 지역의 특성을 활용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등의 수업이 진행되어 학생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study started with the recognition of the issues associated with artificial intelligence (AI) education in the island region, educationally marginalized areas, in response to the development of AI technology that is emerging in a changing society. This study examined the status and problems of AI education policy in the island region and analyzed the perception of AI education in the island region by interviewing after-school teachers in charge of AI education on islands in Shinan-gun. The finding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ly, the analysis results of domestic and international AI education policies showed that it would be necessary to change AI education policies in South Korea. Although teachers could flexibly choose and modify topics during an actual lesson, this had to be done under the guideline of relevant education policies. Therefore, it is needed to increase the number of teaching hours allocated to AI education according to the size of a school and prepare a solid curriculum for such classes. Secondly, teachers teaching AI shall apply AI technology in various ways in the classroom to help students experience AI. Currently, the dominant component of AI education in Shinan-gun is computer classes. It is required to provide a variety of hands-on classes for students by including machine learning and coding as well as basic skills related to computing in the curriculum in line with the trend of society. It also is imperative to help students aware of AI ethics and the concept of digital marginalization. Thirdly, this study discussed how to maximize the AI capabilities of students in the island region. It is necessary to prepare relevant educational content. The island region has more environmental resources than other regions. It may need to consider providing a class on applying AI technology to real life by taking advantage of these island characteristics so that students have opportunities to participate in these activities.
Keywords:
AI Literacy, AI Integration Education, Learning Gap, Island키워드:
인공지능소양, AI 융합교육, 학습격차, 섬Ⅰ. 서 론
2022년 5월 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윤석열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교육분야에서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디지털·AI 등 역량을 갖춘 신산업·신기술 분야의 핵심 인재를 적기에 양성하고,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한 SW·AI 및 디지털 교육 기반 조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대학 내·외의 자원을 활용하여 디지털 및 메타버스·반도체 인재를 적극 양성하고, 초·중등 교육에서도 SW·AI 등 디지털 교육 확대를 위한 교육과정 개정과 에듀테크 등 신기술을 적용·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과 현직 교원의 SW·AI 역량 강화도 병행한다고 밝혔다.1)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컴퓨터나 기계가 인간과 동일하게 사고하고 판단하여 인간의 일을 인간의 도움 없이 자체의 힘만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검색창에 특정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연관 검색어가 나타나는 것같이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생활방식에 큰 변화를 주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 같은 거창한 부분까지, 인공지능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의 범용적인 특징으로 인하여 세상은 인공지능이 필수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의 시작점에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2019년에 발발한 코로나19 대응에 AI방역 로봇과 코로나 확진자에게 적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알고리즘을 크게 활용하면서,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존재성을 다시 한번 각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AI기술의 지식과 활용능력이 현재를 살아가는 데에 필수역량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서, 오늘날 청소년층의 교육시스템 역시 변곡점에 서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초등학생에게 17시간의 SW 기초교육을, 중학생에겐 최소 34시간의 SW 필수교육을 시행하였으며, 고등학교에서는 심화선택과목이었던 ‘정보’ 교과목을 일반선택과목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현 정부에서도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이라는 모토 하에 공교육에서 SW·AI 교육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교육부의 제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섬 지역은 여타 지역에 비해 AI 교육에서 소외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섬이 가진 특징 중 하나인 격절성(隔絶性)으로 발생하는 접근성의 문제는 섬 지역의 교육환경을 불리하게 만들었으며(박성현·이태겸, 2019), 이는 결국 섬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층이 AI 교육을 포함한 기초교육을 받기에 어려움을 초래했다. 또한, 전문 AI 강사 및 추가 학습기관의 부족으로 심화된 AI 교육을 받기 어려운 실상이다. 즉, 공간적 불평등이 교육까지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재 섬 지역에서 AI 교육이 어떠한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사례지역은 섬으로 구성된 지자체인 전라남도 신안군이다. 이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19개의 초등학교(분교장 9), 12개의 중학교(분교장 1), 6개의 고등학교가 있다. 이들 학교는 모두 작은 학교들로 교육환경 열악, 고립된 지리 여건, 교육정책 미흡, 학생 수 감소 심화 등으로 교육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 곳이다.2) 최근 각종 기업체와 연계하여 AI·SW 교육을 이벤트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교육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신안군 내에서 실제 AI 및 코딩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방과 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를 통해 섬에서의 AI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섬의 지역적 특징 및 그 특징으로 비롯된 교육환경에 대해 살펴본다. 둘째, 섬 지역 AI 교육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여 실태를 파악한다. 셋째, 섬에서 AI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사례를 실제 방과 후 교사를 대상으로 하여 면접조사를 시행한다. 이와 같은 방식의 인터뷰를 통하여 섬에서의 AI 교육의 현황과 필요성을 검토해 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섬 지역 AI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Ⅱ. 이론적 배경
1. 인공지능 시대의 AI 교육의 필요성
사전적으로 AI란 인간의 지능을 가지는 학습, 추리, 논증 등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시스템을 통칭한다. AI 교육은 인공지능 지식을 학습하고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김신애·방준성, 2020). 이러한 AI 교육은 크게 ‘AI 활용 교육’과 ‘AI 소양교육’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현재의 교수·학습활동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학습의 환경 내에서 AI 기술을 학습도구와 자료로 활용하는 교육을 의미하며, 후자는 AI 기술에 대한 교육이나 오늘날과 같은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이수영, 2020).
AI 교육은 기존 방식의 틀을 깬,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디지털 기반의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세상을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교육정책의 방향 역시 새롭게 논의가 시작되었다. 2021년 11월, 교육부는 ‘인공지능 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하였다. ‘감성적 창조 인재’,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학습 환경’, ‘에듀테크(EduTech)를 활용한 교수학습법 추진’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었다. 또한,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인공지능시대에 발맞추어 AI 소양 함양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이렇듯 교육분야에서의 변화로 미루어 볼 때, AI 시대의 필수 기본역량은 학교 현장에 대한 교육을 통해서 시작되어야 하며, 특히 적절한 수준과 방법을 통해 AI 교육의 깊은 이해와 고려가 필요하다.
정리하면, 첫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 인재로 거듭나기 위하여 핵심기술인 AI 기술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 둘째, 컴퓨터 사고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 증진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AI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아이디어를 실재로 구현하고 창의적 설계 역량을 기르기 위해 AI 교육이 필요하다.
2. 섬 지역 교육의 특징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고립성과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연륙·연도교를 건설하고 있으나, 섬 지역 내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교육시설이 축소되면서 교육여건의 열악함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박성현·황두현, 2022.; 박행숙, 2019.). 이러한 섬 지역에서 발생하는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섬 지역 학생들에게 차별 없는 균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1967년 「도서 벽지 교육진흥법」3)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법률 제정과 시책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교육시스템과 자원으로 인해 섬지역의 교육환경은 여전히 내륙에 비해 상대적 결핍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신안군의 학생 수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생 수의 감소는 학교의 규모가 줄어드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고 교사 수 또한 크게 증가하지 못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표 1, 표 2, 표 3). 이와 같은 결과로 섬 지역 초등학교에서는 복식학급4)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최광희, 2018), 이는 섬 지역의 특성으로 인해 초래되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3. 선행연구의 검토
교육 현장에서 AI 기술이 활용되고 학습됨에 따라 AI 교육의 효과성을 분석하거나 AI를 교육과정에 연결하여 탐색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재호 외(2021)는 머신러닝의 개념을 지도하기 위해 초등과학 AI 융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참여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사전·사후 검사를 진행하였다. 결과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태도, 과학 선호도, 융합인재 소양 등 모든 요소에서의 향상을 보였으며, 이는 초등교육과정에서 AI 융합 교육이 도입된다면 더욱 효과적인 교육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하였다. 한준상·박상봉(2021)은 초등 체육교육과 AI 기술을 연관 지어, 가상의 수업일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탐구하였다. 연구 결과, AI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들이 초연결되어 도구적인 수단으로 초등 체육교육의 현장에서 활용되는 모습을 제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교사들이 창의적인 방향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한편, 섬 지역 교육의 현황과 문제해결 관련 연구로 박성현·이태겸(2019) 연구에서는 섬 지역 교육을 지역 여건과 교육여건으로 나누어 분석하여 섬 지역 교육의 열악함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고, 섬의 지리적 특수성을 고려한 제도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서해 5도 지역의 사례를 검토하여 도서지역 교육 진흥을 위한 경비 지원 근거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하여 그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또한, 박분희·백희숙 (2004)은 섬의 규모에 따라 교육 실태에 차이가 있는지를 연구하였으며 섬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 진학 여부를 조사하였다. 그에 따라 섬 지역 학부모와 학생 모두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대도시로 진학하고자 응답하였음을 밝혔다. 또한, 교육과 문화 소외 지역인 섬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한 김도형·이승권(2018)은 실증적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통해 ICT 기반의 AI가 섬지역 교육·문화·관광에 이바지할 것임을 밝혔다.
Ⅲ. 조사설계
1. 섬지역 AI 교육의 현황
기존 연구를 살펴본 결과, 현재 AI 교육에 관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대상 지역을 섬으로 한정하여 AI 교육과 현황을 분석한 연구는 부재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신안군 섬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교육의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AI 교육의 활성화 및 필요성을 제기하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AI 교육은 양적·질적으로 모두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5)의 경우, 초등학생에게 SW교육을 132~270시간 배정하였고, 중학교에는 80시간(3년간), 고등학교에는 70~140시간을 AI 교육에 할애하고 있다.6) 하지만, 국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실과 17시간(5·6학년), 중학교 정보 교과 34시간(3년간), 고등학교 일반 선택과목으로서 정보교과를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AI 교육시수와 비교했을 때, 최소 34시간에서 최대 253시간의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AI 교육 시간의 감소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 차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필수 교육과정에서 부족했던 AI 교육을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국내 AI 교육시간은 교육의 최소화의 시간만을 지정해 놓은 것으로, 규정 시간 이상의 추가 교육은 시·도 교육청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지역 간의 AI 및 코딩 교육시간의 편차가 크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초등학교의 SW 수업 비율은 전체의 0.29%, 중학교는 1%에 불과하며 교육과정 편제표에는 정보교과가 명시되어 있지도 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AI 교육은 단순히 일회성 체험교육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과거 교육과정과 비교해 볼 때, 현재의 교육과정에서는 AI 교육이 필수화되면서 교육 제도적 중요성이 강조되었지만,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들은 AI 교육시간의 부족함을 주장하고 있다.7)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으로 AI 사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AI 사교육 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섬 지역 학생들은 국가에서 지정한 AI 최소교육 시간 외에는 AI 함양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는 섬 지역 학생들이 내륙지역에 사는 학생들에 비해 AI 교육 소외의 대상이 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AI 교육 선도학교의 등장에도 문제점이 존재한다. 교육부는 2020년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AI 교육 선도학교’를 지정하여 AI 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부의 제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AI 교육 선도학교’는 심화되고 전문적인 AI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 이벤트성의 AI 체험 교육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선도학교로 지정된 학교와 지정되지 않은 학교에서 교육의 격차가 발생하면서 ‘AI 교육 선도학교’가 지닌 한계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022년 현재, AI 교육 선도학교는 전국 1,095교에 달하며, 전라남도에는 91개교가 교육활동모델 학교로 선정이 되어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AI 교육 및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중 신안군 내 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AI 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되지 않은 것을 통해 섬 지역 학생들은 AI 교육 접근성이 낮음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국내 AI 교육시책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섬 지역에서의 AI 교육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국내 AI 교육규정은 교육의 최소 시간만을 정해져 있으므로 지자체별로 교육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며 지속적으로 교원이 감소하는 섬 지역에서 적극적인 AI 교육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둘째, AI 교육은 지역 간의 격차가 크고, 특히 AI 사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섬에서는 적절한 AI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셋째, AI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되지 않은 섬 지역의 학교에서는 AI 교육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2. 조사설계
섬 지역 AI 교육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전라남도 신안군의 섬 지역 학교에서 AI 및 코딩교육을 수행한 방과 후 교사를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즉, 현재 신안군 관내 학교에서 AI 교육을 하는 방과 후 교사 총 10명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 중 사례 연구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조사 시기는 2022년 9월 3일부터 10월까지이며, 전체 10명 중 7명이 응답에 참여하였다.8) 진행 과정은 질문지를 미리 응답자에게 이메일로 공유한 후, 준비된 답변을 듣고 추가적으로 묻는 반구조화된 면담(semi-structured interview)방식으로 실행하였다. 면접대상자를 상대로 각각 약 1시간 내외의 시간 동안 개별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실시하였으며, 연구진은 면담대상자의 동의 하에 면담조사 과정을 모두 녹취하고, 면담조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면담조사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함께 수집하였다. 응답자의 기본정보는 아래 표 4와 같다.
인터뷰 설문지는 해당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컴퓨터 및 코딩교육의 기본정보를 조사하고, 그 후 섬 지역만이 지닌 특성을 고려하여 섬 지역 AI 교육에 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섬 내 AI 교육을 주제로 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질문지를 수정 및 활용하였다. 더불어 섬이라는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교육과 연결 지어 연구목적에 맞게 질문지를 새롭게 구성하였다. 아울러 연구에 응답한 7명의 교사 중 5명이 컴퓨터 비전공자인 것을 확인하였다. AI 교사는 학생들이 배우는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이 필요하므로 컴퓨터를 전공한 교사와 전공하지 않은 교사를 구분하여 비전공 교사에 맞는 교수법에 관한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윤지현 외, 2022).
면담조사가 종료된 이후에는 녹취된 파일을 모두 전사하여 문서로 변화하였다. 전사 자료를 읽으면서 주요내용에 대해 개방 코딩(open coding)을 실시하고 이를 다시 유사한 범주로 묶는 축코딩(axial coding)을 실시하여 분석하였다(한혜정 외, 2019). 분석 결과에 대한 타당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연구자 간 이견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점검하는 동시에, 면담조사에 참여하였던 교사들에게 분석 결과에 대한 검토를 의뢰하여 의견을 수렴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검토의견을 지속적으로 분석결과에 반영하여 섬 지역 AI교육의 운영 실태와 요구 사항을 파악하였으며, 이로부터 섬 지역 AI교육 내실화 방안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Ⅳ. 결과 및 고찰
1. AI 교육의 이해
섬 지역 AI 교육에 관한 질문에 앞서, 해당 교사에 대한 AI 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담당하였던 수업의 내용과 학습 목표에 대해 질문하였다. 교사 F는 수업의 목표를 학생들의 자격증 취득으로 설정하여 좀 더 실용적인 수업을 진행한다고 언급하였다.
“교재부터 자격증 취득 교재로 준비해서 수업 진행해요. 아이들이 자격증 취득을 하는 과정은 물론 쉽지 않지만,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더라고요. 1학기에는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수업을, 2학기에는 한글 프로그램 자격증 수업을 합니다(교사 F, 중등).”
교사 C는 수업을 컴퓨터와 코딩으로 분류하여 설명하면서, 수업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였다.
“크게 컴퓨터 수업과 코딩 수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컴퓨터 수업에서는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수업하고 있습니다. 컴퓨터활용능력이 기반이 되어 워드나 ppt, 엑셀까지도 함께 공부하려고 합니다. 코딩 수업에서는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게임을 제작하고, 구현하는 단계까지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곧바로 이론 수업으로 들어가면 학생들의 흥미도가 떨어져서, 보드게임과 같이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한 후에 학습을 진행합니다(교사 C, 초등).”
또한 AI 교육을 가르치기에 앞서 컴퓨터 기본지식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컴퓨터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교사 A는 초등학교에서 수업하는 학생들의 경우, 게임을 통한 수업이 학생들에게 큰 동기 유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AI 교육을 시행하기엔 학생들이 아직 어려서, 컴퓨터 기초 지식을 가르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파워포인트, 한글 프로그램과 같은 기본적인 프로그램과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지식을 교육하고 있습니다(교사 G, 초등).”
“학생들이 가장 흥미롭게 참여하는 게 게임이죠. 게임과 같은 프로그래밍을 직접 진행하고 있어요. 오류가 났을 때는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직접 수정해보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많이 배웁니다. 한 차시마다 코딩을 배우고, 프로그래밍을 직접 해보는 형식이죠. 아무래도 실습이 주된 수업이라 1:1 학습 방식을 필수로 시행하고 있습니다(교사 A, 초등).”
중학교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교사 B는 블록 코딩9)과 아두이노10)를 활용하여 기초 예제들을 실습하는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였다. 학생들이 직접 스마트 전등 키트를 만드는 실습으로 이론적인 내용을 실제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응용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아두이노를 활용한 코딩 교육을 주로 하고, 블록 코딩을 통해서 아두이노를 쉽게 배우고 주요 센서의 기능이나 원리를 익힐 수 있는 실습을 진행합니다. 스마트 전등 키트를 만드는 실습을 진행했고, 센서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사례를 함께 나누어 보았어요(교사 B, 중등).”
AI 교육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내용을 살펴보았을 때, 초등 교육에서는 학생들의 나이대를 고려하여 컴퓨터 자체와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중등 교육에서는 자격증 취득과 같은 실용적인 내용의 수업이나 실제 아두이노와 같은 컴퓨팅 플랫폼을 이용하여 직접 설계하는 수업이 주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결과는 AI 학습을 위해서 단계적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교육 현장에서 교육 시 어려움은 곧바로 학습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여타 다른 수업과 비교해보았을 때, 컴퓨터를 활용하는 AI 교육에서 생기는 문제의 양상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AI 교육에서만 생기는 교육상의 애로사항을 교사들과 나누고자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심층적으로 질문하였다.
“아이들마다 수준이 각자 다 달라서 그것에 맞게 프로그래밍 미션을 다르게 제공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더라고요. 통일된 수준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보다는, 개인별로 다른 난이도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같은 주제라고 해도 저학년과 고학년은 다른 방식으로 주제를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요. 또 학생들 개인마다 느끼는 어려움의 정도가 달라서 어느 친구는 코딩이 너무 어려워서 힘들어하기도 하고, 또 어느 친구는 매일 새로운 게임을 만드니까 재밌다고 하는 아이도 있고요(교사 D, 초등).”
“따로 성취도를 평가하여 점수를 매기는 것보다 컴퓨터와 익숙해지고, 기본 툴을 익히는 게 중요한 수업이라 학생들이 직접 스스로 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저학년은 타자 연습부터 시작하고, 고학년은 여러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는데, 만일 학생 본인이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경우라면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힘듭니다(교사 E, 초등).”
공통적으로 AI 교육 수업은 학생 본인이 직접 실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역량에 따라 유동적으로 수업 난이도가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수업의 특성상 이론 교육보다는 실습 교육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교사는 단방향적인 수업 진행 대신 학생들이 자신만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에 중점을 두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 수업 역시 미술과 음악과 같은 예체능 과목과 유사하게,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개별적인 지도가 요구됨을 이해할 수 있다.
2. 섬 지역 AI 교육 현황 및 이해
앞서 선행연구를 통해 섬 지역 학생들은 환경적인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교육의 경험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곧 학업 수준의 차이를 초래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것이 실제로 현장에서 발생하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실제 AI 수업 교육을 하는 교사들에게 해당 내용에 대해 논의해 보았다. 교사 C는 지난 실제 수업 내에서 학생들의 수준을 사례로 언급하면서, 타자 입력의 능력 보유 유무로 차이가 난다고 설명하였다. 교사 D는 학습 능력의 차이보다는 학습 의지와 학습 분위기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첫 학교로 섬 학교가 배정되었을 때 학습 진행이 ‘힘들 것 같다’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교사 A도 과거 근무하였던 대도시 학교와 섬 학교를 비교 분석하면서, 대도시 학생의 경우 파워포인트(ppt)를 제작하는 학생이 있지만 섬 학생의 경우 ppt 제작이 가능한 학생이 없다는 것을 통해 여러 경험의 부족으로 이러한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였음을 설명하였다.
“도시권 학생들에 비해 컴퓨터보다는 스마트폰을 먼저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초등 고학년이 되어도 컴퓨터 타자 입력이 어려운 학생들도 있습니다. 목포권 학생들과 비교해도 컴퓨터를 활용하는 능력이 전반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교사 C, 초등)”
“일반 도시 학생들보다 학습 수준의 차이가 안난다고 말하기는 어렵네요.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의지가 전체적으로 낮아요. 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른데, 특히 섬 지역 학생들이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요. 기분에 따라서 공부를 하고, 안하고가 달라지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만약 첫 학교가 섬 지역 학교라면, 교사가 매우 힘들 것 같네요(교사 D, 초등).”
“전에 근무했던 학교가 광주라, 광주와 비교했을 때는 많이 차이 납니다. 학습 분위기와 학습 수준에서 뒤처진다고 느껴집니다. 같은 내용을 알려주더라도 배우는 속도가 더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일례로 광주에서는 ppt를 능숙하게 제작하는 학생들이 꽤 있는데, 섬 지역에서는 ppt를 다룰 수 있는 학생들이 전혀 없습니다.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여러 경험을 하기 어려워서 수준의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교사 A, 초등).”
반면에 다른 지역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섬 지역 학생들의 교육 수준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언급한 경우도 존재했다. 다만 학습 능력이 아닌 학습 의지를 이야기하면서, 학습 의지의 차이만 있을 뿐, 섬 지역 학생들이라고 수준이 낮다고 느낀 적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 개개인의 성향 차이와 배움의 의지만 있을 뿐, 실제로 수업하면서 섬 지역 학생들이 교육에 있어서 뒤처진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교사 G, 초등).”
“중학생들을 보면, 학습 능력은 있지만, 의지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수업할 때는 잘 따라오는 것 같은데, 탐구력을 가지고 더 배우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 적이 있습니다(교사 F, 중등).”
따라서 섬 지역 학생들의 교육 수준의 차이는 교사별로 느끼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학생들의 교육 수준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학습 능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학습 분위기와 학습 의지를 고려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준의 간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전략적으로 AI 교육을 진행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섬 학교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특색 있는 교육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섬 지역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현장에서 진행하는 수업은 현재까지 없었지만, 그러한 섬의 지역적 특징을 주제로 한 수업은 진행되었다. 교사들은 섬과 관련한 내용의 주제로 수업했을 때 학생들이 더욱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했다고 설명하였다. 예를 들어, 교사 D는 바닷속을 학생들 개인이 상상하고, 그 모습을 게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코딩에 흥미를 붙일 기회가 되었음을 설명하였고, 교사 E는 자유주제 수업에서 학생들이 섬 관련 주제를 생각해낸다고 언급하면서, 학생들이 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고 섬과 바다에 대한 환경적인 노출이 많아 이를 교육에 접목하게 되면 학생들이 더욱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교사 C는 섬을 홍보하는 주제의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전보다 더 섬을 사랑하는 계기가 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바닷속 모습을 상상해보고, 상상한 모습을 게임으로 만드는 실습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물고기, 미역을 직접 만들고, 잠수부가 물고기에 닿았을 때 몸이 반짝거리는 효과도 제작해보았는데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하곤 했어요. 일반적인 코딩 주제보다,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게임을 제작하다 보니 아이들의 집중력도 높았고, 수업 참여율도 다른 날에 비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해요(교사 D, 초등).”
“제가 섬과 관련한 주제를 던져주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섬 관련 주제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어요. 수업의 주제가 종종 자유 주제일 때가 있는데, 학생 본인의 생각을 넣어서 응용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섬 주제를 통해서 많이 접근합니다(교사 E, 초등).”
“섬이라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잘 살펴보면 섬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섬을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주제로 수업하면서 아이들이 살고 있는 섬 지역을 알리고, 그 과정에서 섬을 사랑하는 계기가 되곤 합니다(교사 C, 초등).”
그러나 ‘섬 학교만의 특별한 AI 학습 경험’이 어렵다는 이견을 제시한 교사들도 있었다. 교사 F는 연륙교가 건설되어 다른 시와 쉽게 드나들 수 있으므로 섬 학교만의 특별한 수업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교사 G는 한정된 수업 시간 내에서 추가적인 주제를 다루기 어렵다고 언급하면서, 컴퓨터의 기초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사실 섬이라고는 하지만 목포시와 매우 인접해 있어서 섬의 메리트가 있는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육할 때 딱히 와닿는 부분이 없어서 섬 학교만의 특별한 수업은 따로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교사 F, 중등).”
“1주일에 2번 수업이 할당되어 있습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 그런 주제를 다루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서 컴퓨터와 관련한 전반적인 교육을 하는 수업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교사 G, 초등).”
이처럼 섬 관련 주제 수업은 담당 교사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학생들이 지역적 테마·콘텐츠와 관련한 주제로 학습할 때 평소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섬 지역 학생들에게 섬의 자원을 활용하여 수업에 적용한다면 섬의 자원이나 문제점을 탐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 태도 향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해석된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관련성과 의미를 제공하고, 학습 동기를 증진하는 데에 도움을 줌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끌어내어 학습에 열정과 태도를 형성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앞서 서술한 AI 교육의 이해와 섬 학교에서의 수업에 대한 이해를 정리하여, 교사들에게 섬 학교에서 앞으로 진행하게 될 AI 교육의 목표에 관해 살펴보았다. 특히 초등과 중등 학교급을 불문하고 학생들이 AI를 비롯한 컴퓨터 및 코딩 수업에 흥미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교사 A 역시 놀이와 체험 위주의 수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 학교 밖에서 제공하는 AI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E도 게임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흥미와 동기가 생기기를 바라며, 교사가 섬 학교를 꺼리는 경우를 언급하면서 이러한 부분이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놀이와 체험 위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 내용으로 수업하고 싶습니다. 또 찾아가는 교육과 같은 소프트웨어 체험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섬 학생들의 AI 역량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교사 A, 중등)”
“본인들이 게임을 만들고 흥미나 동기를 유발하는 정도로만 진행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섬 같은 경우, 교사들이 들어가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어서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수업의 양과 질도 한정적입니다. 이런 부분이 해결되면, 섬 지역 학생들도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교사 E, 초등).”
한편 섬 내에 있는 사교육 기관의 부족에 대해 언급하며 학교 내에서 행해지는 수업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교사 C는 도초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선행 학습이나 심화 학습을 위해서는 목포권까지 나가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섬 학교 학생들이 정규 교육 과정 이외에 추가로 학습이 쉽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섬 학교 교사는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학생들이 다양한 수업 경험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섬 지역에는 학원이 많이 없어요. 도초 같은 경우,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학원이 2곳 있는데, 그것마저도 공부방 느낌의 학원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우수한 아이들이 추가로 학습을 하려고 할 때는, 무조건 목포권까지 나와서 학원을 다녀야 하는데, 그게 사실 섬 아이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죠. 이런 부분 때문에 학교 수업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다양한 교육의 장이 제공되었으면 좋겠네요(교사 C, 초등).”
아울러 신안군의 교육 환경 지원에 대해 학교별로 다른 인식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G는 신안교육청이 지원해주는 기계 및 부품의 장점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혜택을 학생들이 잘 사용하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반면, 교사 D는 부품의 부족함과 대여의 어려움을 지적하였다. 이에 관하여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최신형 PC가 학교에 갖춰져 있으며 학생들에게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대여해주는 학교가 있는 반면에, 예산의 부족으로 인해 기존에 구비되어 있는 부품으로 진행할 수 있는 수업을 찾아서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학교가 있는 것으로 보아 교육 환경 지원이 학교별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안군은 교육 환경이 지원이 잘 되어있어서, 부품이나 시스템적인 지원이 매우 좋습니다. 학교에 최신 PC가 있기도 하고 추가로 학생들에게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대여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러한 기회를 학생들이 잘 활용하여 다양한 AI 교육을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교사 G, 초등).”
“학교마다 지정된 예산이 달라서 여러 가지 부품을 대여하는 게 어려운 때도 있어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지만, 부품적인 부분의 한계로 수업이 힘들 때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이러한 지원이 좀 더 대폭적으로 늘어났으면 좋겠어요(교사 D, 초등).”
이상 신안군 AI 교사들의 향후 섬 지역 교육 목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교사들은 섬 지역 학생들이 지역적인 요인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였다. 따라서 섬 지역 학생들의 AI 교육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기 위한 교육 및 수업 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대두되고 있는 AI 기술의 발달에 따라, 교육 소외 지역으로 손꼽히는 섬 지역의 AI 교육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섬 지역 AI 교육정책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본 후 실제 신안군 섬에서 AI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현직 방과 후 교사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시행하여, 섬 지역 AI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외 AI 교육정책의 분석을 통해, 국내 AI 교육의 정책이 변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실제 수업 내에서는 교사가 주제를 유동적으로 선정 및 수정할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조차도 관련 교육정책의 아래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학교급에 따라 AI 교육에 할당하는 교육 시수를 늘리고, 해당 수업에 대한 탄탄한 교육과정이 준비될 필요가 있다.
둘째, AI 교육 교사는 AI 기술을 수업 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하여 학생들에게 AI 경험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현재 신안군 AI 교육은 컴퓨터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교육과정 내에 컴퓨팅과 관련된 기초적인 기술뿐만이 아니라 머신러닝, 코딩과 같은 내용이 교육에 포함되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 수업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Scratch11)를 통해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학습하거나, 라즈베리파이12)를 통해 실습하며 하드웨어의 전반적인 내용을 익히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I 윤리 교육과 디지털 소외에 대한 개념을 학생들에게 인식시켜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섬 지역 학생들의 AI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되어 관련 교육 내용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섬이라는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환경 자원이 많다. 이러한 섬 지역의 특성을 활용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등의 수업이 진행되어 학생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마트빌리지’ 사업을 통해, 신안군 갯벌 속에 있는 낙지를 인공지능으로 찾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와 같이 섬에 있는 풍부한 자원을 AI 기술과 융합하여 AI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섬 지역 학생들에게 AI 기술에 대한 활발한 교육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전라남도 신안군 AI 담당 방과 후 교사를 대상으로만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연구의 대상 범위와 표본의 대표성에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추후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계점을 개선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섬 지역 AI 교육의 동향을 조사하고 향후 AI 교육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살펴본 점에서 시사점을 지니고 있으며 본 연구를 통해 섬 지역 AI 교육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0 S1A6A3A01109908)
References
- 김도형·이승권(2018), “도서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한 4차 산업 핵심기술 활용방안 연구 :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중심으로”, 「한국도서연구」, 30(4), 한국도서(섬)학회: 71-96.
- 김수환·김성훈·김현철(2019), “해외 인공지능 교육동향과 학습도구 분석”, 「한국컴퓨터교육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23(2), 한국컴퓨터교육학회: 25-28
- 김신애·방준성(2020), “‘교육인공지능(Education AI)’ 개념의 도입: 인간-AI 협업의 지속가능한 교육을 위한 도전”, 「교육원리연구」, 25(1), 한국교육원리학회: 1-21.
- 김여진·최석만(2018), “블록체인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 방안 연구 : 도서지역 문화를 중심으로”, 「한국도서연구」, 30(4), 한국도서(섬)학회: 97-120.
- 박분희·백희숙(2004), “도서지역 아동들의 학교교육”, 「아동교육」, 13(2), 한국아동교육학회: 43-55.
- 박성현·이태겸(2019), “도서지역 교육의 현황과 제도적 개선방안 : 전라남도를 사례로”, 「한국도서연구」, 31(4), 한국도서(섬)학회: 109-129.
- 박성희(2016(,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함양을 위한 대학에서의 SW교육에 관한 고찰”, 「디지털융복합연구」, 14(4), 한국디지털정책학회: 1-10.
- 박정일·김태윤(2014), “해양에너지 개발사업의 친환경적 개발을 위한 정책 및 제도개선 방안”, 「환경영향평가」, 23(4),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237-250.
- 박행숙(2019), “도서지역에 있어서 창의성 향상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 및 역할”, 「한국도서연구」, 31(4), 한국도서(섬)학회: 81-108.
- 배영권·유인환·유원진·김우열(2021), “초등학교 AI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구성 연구”, 「정보교육학회논문지」, 25(2), 한국정보교육학회: 280-288.
- 오경선·장은실(2021), “AI 기초교양교육에서 SW경험에 따른 학습자 분석”, 「정보교육학회논문지, 25(5), 한국정보교육학회: 769-778.
- 유영길·강종표·이동영(2021), “SW 교육과 연계한 AI 기반 체험교육 프로그램 개발”, 「한국실과교육학회지」, 34(2), 한국실과교육학회: 65-82.
- 윤지현·김문희·강성주·최현종(2022), “초·중등 컴퓨터 비전공 현장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내용 및 방법에 관한 탐색 연구”, 「정보교육학회논문지」, 25(4), 한국정보교육학회: 2-18.
- 이수영(2020), “AI 교육에 대한 초등 교사의 이해와 인식”, 「한국초등교육」, 31,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연구원: 15-31.
- 이재호·이승훈·이동형(2021), “초등 AI 융합교육 프로그램의 교육 효과성 분석”, 「정보교육학회논문지」, 25(3), 한국정보교육학회: 471-481.
- 이철현(2020), “AI 시대 역량 함양을 위한 실과 소프트웨어교육의 방향”, 「실과교육연구」, 26(2), 한국실과교육연구학회: 41-64.
- 임미가(2021), “AI 기반 개별화 학습을 위한 초·중등 기술 교육의 학습자 특성 연구 고찰”, 「한국실과교육학회지」, 34(2), 한국실과교육학회: 121-145.
- 최광희(2018), “보급형 드론을 이용한 도서지역 초등학교의 지리교육 : 환경과학체험 프로그램을 사례로”, 「한국지리학회지」, 7(1), 한국지리학회: 1-14.
- 한준상·박상봉(2021), “4차 산업혁명 시대, AI와 초등체육교육의 초연결”, 「한국초등교육」, 31, 서울교육대학교 초등교육연구원: 159-172.
- 한혜정·이주연·임유나(2019), “일반고 직업교육 운영 실태에 대한 질적 연구: 산업정보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과정평가연구」, 22(3), 한국교육과정평가원: 117~145.
- 허미선·배윤주·석희진·이정민(2021), “국내 AI활용교육 연구동향”, 「정보교육학회논문지」, 25(6), 한국정보교육학회: 974-985.
- 허희옥·서정희(2018), “해외 사례 검토를 통한 국내 SW교육 교사교육의 발전 방안 탐색”, 「교육공학연구」, 34(3), 한국교육공학회: 711-741.
- 목포시민신문, 2017.9.22. 기사 “특집 인구감소로 섬 교육 위기”(http://www.mokpo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069
- 한경, 2022.9.26. 기사, 맛만 보다 끝나는 ‘초중 AI교육’... 고교 땐 수능에 밀려 뒷전으로(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2092670731, )
- 행복한 교육(https://happyedu.moe.go.kr/happy/bbs/selectHappy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5083&nttId=16338, )
- ZDNET Korea, 2021.11.11.자 기사(https://zdnet.co.kr/view/?no=20211111154932, )
- 신안군(2022), 「2021 신안군 통계 연보」
현재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원이며 동 대학 컴퓨터공학과 학부과정을 이수 중이다. 최근 주요 관심 연구 분야로는 섬과 바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 섬 지역 주민 복지 향상을 위한 ICT 시스템 개발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분야에서 컴퓨터공학 전공 지식을 활용하여 섬과 바다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을 탐구하며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자 한다
2013년 일본 Waseda University에서 사회과학박사(정책과학) 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립목포대학교 교양학부와 도서문화연구원에서 재직하면서, 한국섬진흥원 청년자문단장과 (사)한국섬재단 정책위원장, 전라남도의회 입법평가위원, 목포시 지방보조금 심의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그 주체들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정책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지속가능한 섬 발전을 위한 수용력 평가모형의 개발에 관한 시론”(2023), “섬 재생사업의 성과와 관제”(2022), “Changing island society following the opening of the island bridge and Sustainable Development of Island Society of Korea”(2022) 등을 다수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