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안내문의 오류 양상에 관한 연구 :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문화재 안내문을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는 수원특례시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을 분석하여 그 문제점을 고찰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수원특례시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 11건을 ‘실제성’과 ‘정확성’ 그리고 ‘소통성’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에서는 ‘정보의 실제성’과 ‘접근의 실제성’이 각 3건(9.1%)으로 동일한 수치의 오류를 나타냈다. ‘표기의 정확성’은 3건(9.1%)의 오류가, ‘표현의 정확성’은 4건(12.1%)의 오류가 나타났다. 소통성 중 ‘정보성’은 4건(12.1%)의 오류가, ‘용이성’은 16건(48.5%)으로 전체 33건의 오류 양상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다섯 가지 논의 및 제언을 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는 수원특례시 문화재 안내문에 관한 연구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점에서 진행했다는 데 있다. 이 연구가 수원특례시 공공언어 정책에 초석이 되어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Jangan-gu Cultural Heritage Guidelines in Suwon Special City to examine the problems and to find ways to improve them. To this end, 11 cultural property notices in Jangan-gu, Suwon Special City, were analyzed in terms of ‘actuality’, ‘accuracy’, and ‘communication’. As a result of the analysis, there were three cases (9.1%), “the reality of information” and “the reality of access.” There were three errors in “accuracy of notation” (9.1%), and four errors in “accuracy of expression” (12.1%). Among the communication, there were four errors in “information” (12.1%) and 16 errors in “ease of use” (48.5%).
Keywords:
Suwon Special City, Cultural Heritage Notice, practicality, accuracy, Communicability키워드:
수원특례시, 문화재 안내문, 실제성, 정확성, 소통성Ⅰ. 서 론
문화재 관리와 전승에 있어 문화재의 물리적 원형을 보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문화재에 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다. 이를 통해 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가 갖는 가치는 문화재 안내문과 같은 문화재 정보에 담겨 전승되어야 한다(곽명재, 2023). 온 국민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조성1)과 관련이 있는 문화재는 따라서 안내문의 정보 또한 정확한 정보 서술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문화재 안내문은 문화재청에서 제시한 공공언어와 관련된 법령2)과 더불어 문화재청 예규인 문화재 주변 시설물 등에 대한 공공디자인 지침의 제9조 관련 세부 기준 중 ‘1-1. 안내문안 기본원칙’, ‘1-2. 안내문안의 구성요소’, ‘1-3. 안내 문안 구성 요소별 세부 기준’에 따라 작성하게 된다. 문화재청은 2008년 ‘디자인 안내 문안에 관한 문화재 안내판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2018년 ‘사례로 보는 문화재 안내문안 작성 가이드라인’에 이르기까지 총 5권의 문화재 안내문 작성 지침을 발간하여 문화재 안내판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문화재 안내문 작성’에 필요한 언어 사용의 일반적인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은 문화재 안내문 작성에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문화재 안내문을 분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서은아, 2020).
문화재 안내문을 분석한 연구로는 송지혜(2011, 2018), 권미영·신언호(2019), 서은아(2020), 나은영(2022) 등이 있다. 송지혜(2018)와 권미영·신언호(2019)는 문화재 안내문을 공공언어의 관점에서 민현식 외(2010)의 공공언어 요건에 따라 분석하였다. 서은아(2020)는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책자를 바탕으로 문화재 안내문 작성 기준, 문화재 안내문의 성격, 정보 구성과 배열, 언어 표기 등을 도출하여 문화재 안내문 작성 및 분석 기준을 마련하였다. 송지혜(2011)와 나은영(2022)은 소통성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두고 문화재 안내문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들은 문화재 안내문을 공공언어의 관점에서 분석함과 동시에 무엇보다 독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분석하였다는 데 의의와 공통점이 있다.
공공언어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정부나 공공기관 등 공적인 맥락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통칭하는 것으로 정의된다(강남욱 외, 2011). 조태린(2010)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막론하고 불특정 다수의 사회구성원이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언어’라고 보았고, 민현식 외(2010)는 ‘공공기관에서 해당 업무자가 사회구성원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생산한 문어 텍스트’라고 규정하였다. 이처럼 공공언어에 대한 개념은 생산 주체와 소통 대상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으나, 대체로 공공기관의 공문서를 중심으로 매체나 학교, 행정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문어와 구어를 포함하는 공적인 언어를 말한다. 따라서 공공언어는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국민이라면 누구나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하는 언어임을 강조하고 있다(강소영, 2022). 또한 공공언어는 정확성과 소통성의 두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어문규범과 국어의 문법에 맞게 정확하게 표기해야 함은 정확성이며, 이와 더불어 최근에 강조되는 것이 소통성인데 이는 의사소통이 원활하도록 쉽게 표현해야 함을 의미한다(권미영 외, 2019; 송지혜, 2018). 문화재 안내문은 문화재를 관람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문화재를 안내한다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는 점에서 공공언어라고 할 수 있다(문화재청, 2016). 이러한 공공언어의 진단 목적은 공공언어를 직접 대하고 그것에 반응해야 하는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공공언어가 생산되도록 하는 데 있다. 따라서 공공언어의 진단을 통한 일차적인 목적은 전문가나 시민 등이 공공언어를 대상으로 언어 양상 등을 판단하여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있다(배영환, 2021).
본 연구는 수원특례시3)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을 분석하여 그 문제점을 고찰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수원특례시 장안구 문화재 11건의 안내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수원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4)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이 있다. 수원 화성(華城)은 조선조 22대 정조대왕이 최초 축성한 성곽으로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 장안문의 네 개의 누문과 화령전, 화홍문, 서장대, 연무대, 봉돈 등 다양한 문화유적을 갖고 있다. 이곳은 과학적인 성곽 축성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1997년 12월 4일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화성 근교에는 장안공원과 팔달공원의 두 곳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인근 화성시의 지지대(遲遲臺) 고개 정상으로부터 서울-수원 간 국도변에 조성된 노송지대가 아름다운 경관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최화열 외, 2009).
그러나 유네스코로 등재된 수원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원의 문화재 안내문을 연구한 선행연구는 미흡했다. 지역 문화재에 관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이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활용은 물론이고 보존·관리에도 소홀하다. 이는 수도권 도시나 신도심이 형성된 도시 등 다른 곳으로부터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에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인식이 낮고 관심도 많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류호철, 2022). 수원 역시 인구 유입이 많은 수도권 도시로서 유네스코로 등재된 수원화성을 제외한 지역문화재에 관한 시민의 관심이 크지 않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원화성과 이웃한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 분석을 시작으로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여 문화유산 가치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문화재 안내문 오류를 분석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의의가 있으며, 지역문화재의 문화적 가치 창출 및 향유와 공공언어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Ⅱ. 문화재와 문화재 안내문
1. 문화재
문화재는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뜻한다. 문화재는 형태를 갖춘 유형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으나 세대를 거치면서 구전을 통해 온 여러 가지 예술 활동과 인류학적 유산, 민속, 법, 습관, 생활양식 등 민족적 또는 국민적 체질의 본질을 표현하는 무형의 것을 포함한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에서는 문화재를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재는 최근 사회적 효용성과 활용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의 역사와 함께해 온 것들은 지역정서를 살찌우고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장호수, 2006). 우리나라의 문화재 종류는 아래 <표 1>과 같이 구분된다(문화재청, 2016).
문화재 종류별 특성을 살펴보면, ①국가지정문화재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한 문화재이며, ②시도지정문화재는 특별시장· 광역시장· 특별자치시장· 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가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중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을 지정하는 문화재를 의미한다. ③문화재자료는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중 시장이나 도지사가 향토문화 보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한 문화재이며, ④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여 등록한 문화재를 의미한다.
2. 문화재 안내문
문화재 안내문이란 문화재를 소개하거나 사정 등을 알릴 목적으로 쓰인 글로, 문화재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작성 방식이 달라진다. 문화재 안내문 작성은 문화재청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작성하고,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지역의 교사, 학생, 문화유산 해설사 등으로 ‘시민자문단’을 꾸려 안내문이 어려운지 검토받는다. 최종 국문 안내문은 국립국어원이나 국어문화원의 감수를 받는다. 이는 문화재 안내판 정비 시 국민들에게 직접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의견 수렴을 위해 별도의 시민자문단을 구성·운영한다는 방침에 근거한다. 자문단 구성원을 표로 나타내면 다음 <표 2>와 같다.
시민자문단은 안내문안 및 외국어 번역의 감수, 안내판 개선 자문, 컨설팅, 의견 개진, 안내판과 디자인, 역사문화환경과의 조화에 대하여 참여함으로써 기능과 역할을 감당한다. 특히 지역주민은 안내문안 작성 시 직접 참여하거나 기 작성된 아내문안에 대하여 사전 검토를 위해 참여할 수 있다. 안내문안의 난이도와 흥미성 반영 여부 등을 살펴보며 검토사항을 체크한다. 예컨대 “안내문안에 지나치게 많은 문화재 전문용어나 어려운 한자어 등이 많이 사용되었는지?”, “문화재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를 갖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는지?”, “문화재가 만들어진 배경, 용도나 유래 등 문화재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는지?”, “그림이나 이미지가 문화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등의 사항을 유념하여 검토한다.
문화재 안내문 분석을 위해 문화재청 및 수원특례시 누리집과 현장 안내문을 확인하였는데,5) 이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견되었다. 즉 각각의 누리집과 현장 안내문이 조금씩 달랐다.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형식, 구조, 글의 길이 등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또한 누리집마다 문화재의 지정번호가 서로 다르게 표기되어 혼선을 초래한 경우도 있었다. 이 외에도 문화재가 산에 있어 안내문 확인이 어려운 경우, 현장 안내문 게시가 안 되어 확인 자체가 안 되는 경우 등이 있었다.
이와 같은 내용을 표로 나타내면 다음 <표 3>과 같다. 분석 시 세 곳의 안내문이 모두 존재한 경우엔 현장 안내문을 바탕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엔 수원특례시 누리집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위의 <표 3>에서 ‘김준룡장군 전승지 및 비’와 ‘수원 창성지’는 광교산6)에 있어서 해당 주소만으로 찾기 어려워 현장 안내문 확인이 어려웠다. 수원 청련암의 6개 문화재 안내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수원광주이씨 고택’, ‘지지대비’, ‘노송지대’는 현장 안내문을 바탕으로, 나머지 8건의 문화재 안내문은 수원특례시 누리집을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Ⅲ. 분석 대상과 방법
1. 분석 대상
본 연구에서는 문화재 안내문의 오류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수원특례시 장안구 위치한 민속문화재 1건, 유형문화재 2건, 기념물 3건, 문화재자료 5건, 총 11건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를 제시하면 <표 4>와 같다.
2.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는 문화재 안내문 분석 및 방향 제시를 위해 기존의 연구에 천착하여 본 연구에 맞게 수정· 보완하였다. 분석틀은 민현식 외(2010)의 공공언어 요건과 문화재청의 문화재 안내문 작성 지침을 다룬 발간서 및 「문화재 주변 시설물 등에 대한 공공디자인 지침(문화재청 예규 제112호)」의 “별표 2 문화재 주변 시설물 공공디자인 세부 기준”을 기초로 분석 항목을 선정하였다. 분석 이후에는 국어교육과 교수님7)께 감수 의뢰를 하였으며, 두 차례의 감수를 통해 더욱 정밀한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순서 흐름도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문화재와 문화재 안내문 관련 문헌연구를 통한 선행연구를 실시한 후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 현장조사를 함으로써 사전조사를 마쳤다. 현장조사와 문헌연구를 통해 자료정리를 하였으며 분석을 위한 분석틀(<표 7>)을 마련하였다. 이때 1차 감수를 받았으며, 분석틀에 근거하여 자료분석을 할 시 국어교육학과 전공 교수님께 문법 관련 1, 2차 감수를 받았다.
문화재 안내문은 문화재를 관람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문화재를 안내한다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는 점에서 공공언어에 속한다. 따라서 문화재 안내문 역시 공공언어로서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문화재청, 2016). 공공언어는 공적인 요소가 필수 요건이므로 정확성과 소통성이 중요한 특성이다. 또한 사회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언어이기 때문에 규범성 또한 갖는다. 공공언어에 필요한 요건을 국립국어원에서는 <표 5>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8)
<표 5>에서 알 수 있듯이 공공언어의 요건은 크게 정확성과 소통성의 두 영역으로 나뉜다. 정확성은 표기의 정확성과 표현의 정확성이 있으며, 어휘, 문장, 단락 구성, 띄어쓰기, 맞춤법과 관련된 내용을 준수하여 정확한 표현을 해야 한다. 즉 문화재 안내문은 어문규범에 따라 표기를 정확하게 하고, 문맥과 어울리는 단어를 선택하며, 국어의 문법에 맞는 문장을 써야 한다. 소통성은 공공성, 정보성, 용이성으로 구분된다. 공공성은 공공언어의 품격을 갖추되 고압적, 차별적 표현을 배제해야 함을 강조한다. 정보성은 정보의 적절한 형식과 양, 배열을 제시한다. 용이성은 문장의 길이와 어조, 시각적 편의를 기반한다. 즉 문화재 안내문은 그에 알맞은 품격을 갖추면서 쉽고 친숙한 용어 사용을 통해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음으로 문화재 안내문 작성 지침과 관련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문화재청에서는 「문화재 주변 시설물 등에 대한 공공디자인 지침(문화재청 예규 제112호)」의 “별표 2 문화재 주변 시설물 공공디자인 세부 기준”을 바탕으로 문화재 안내문 작성 지침과 관련하여 책자를 발간하였고, 관련 내용을 제시하면 <표 6>과 같다.
<표 6>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문화재 안내문은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초등학교 3학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문화재 안내문은 쉬운 용어 사용, 어문규정 준수 등을 강조하여 공공언어로서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강소영, 2022). 특히 <사례로 보는 문화재 안내 문안 작성 가이드라인(2018)>은 문화재 안내문 작성 키포인트와 문화재 안내문 작성 매뉴얼은 물론이고, 부산 범어사 삼층 석탑, 전주 향교, 경주 문무대왕릉 등 19건의 안내문 작성 사례를 자세히 나타냄으로써 이해를 도운 책자이다.
여기에서 분석틀을 마련하는 데 주목할 점이 있다. 공공언어요건을 기준으로 문화재 안내문을 분석한 송지혜(2018)와 권미영·신언호(2019)에서 ‘공공성’ 오류가 나타나지 않았고, 서은아(2020)에서도 ‘공공성’ 오류가 문화재 안내문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도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실시한 간이 분석에서 공공성 오류가 나타나지 않았다. 문화재 안내문 작성 과정에서 공공언어로서의 품격을 갖추었고, 고압적이거나 권위적인 표현, 차별적 표현은 삼갔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 외 공공언어로서의 요건인 정확성과 소통성은 분석틀에 기본 항목으로 삼았다. 이에 본고에서는 ‘공공성’을 분석 항목으로 선정하지 않고 ‘실제성’을 분석 항목으로 선정하여 분석의 틀을 아래 <표 7>과 같이 마련하였다.
<표 7>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실제성’이다. ‘실제성’은 문화재 안내문 현장답사 시 문제로 인식된 부분을 분석 항목으로 선정한 것으로, 두 가지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첫째는 정보의 실제성이다. 누리집 안내문과 실제 안내문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었다. 내용의 바탕은 큰 차이가 없더라도 글의 길이, 배치, 사용 어휘가 달라져 동일 안내문이라고 보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새로운 분석 항목으로 선정하였다. 둘째, 접근의 실제성이다. 현장의 문화재 안내문 존재 여부와 국민의 문화 향유를 위해 접근의 편리성 역시 따져보아야 할 요소이다. 이는 문화재 안내문 작성 지침에 포함된 요소이기도 하므로 분석요건으로 선택하는 데 있어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분석 틀의 항목을 정리하면 실제성에서는 문화재청과 지자체 누리집의 안내문 내용이 일치하는지, 즉 독자가 바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정보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또한 실제 문화재 안내문에 대한 확인이 가능한지, 문화재 안내문에 이르는 루트가 안전한지 등을 살펴볼 것이다. 표기의 정확성에서는 띄어쓰기 위주로 분석한다. 표현의 정확성에서는 적합한 어휘를 사용했는지, 문장 간 호응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살필 것이다. 소통성에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공공성의 오류가 나타나지 않아 공공성을 제외했다. 정보성에서는 정보의 양이 과하거나 부족한지를 살필 것이며 가독성을 위해 정보 구성이 잘 되었는지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용이성에서는 문화재 안내문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쓰였는지, 읽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각적 편의가 제대로 준수되었는지를 살필 것이다.
Ⅳ. 분석 결과
이 장에서는 <표 7>을 근거하여 수원특례시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의 오류 양상을 분석하였다. 요소별 나타난 오류의 건수 및 비율은 다음 <표 8>과 같다.
분석 결과를 보면, ‘용이성’이 16건(48.5%)으로 가장 높은 오류를 보였고, 이어서 ‘표현의 정확성’, ‘정보성’이 각각 4건(12.1%)으로 높은 오류를 보였으며, 다음으로 ‘실제성’, ‘표기의 정확성’이 3건(9.1%)으로 나타났다.
1.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의 실제성
수원특례시 장안구에 위치한 문화재 안내문을 ‘실제성’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정보의 실제성’에 관한 오류는 총 3건으로 전체 오류의 9.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고, ‘접근의 실제성’에 관한 오류 역시 총 3건으로 전체 오류의 9.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정보의 실제성’ 오류에 해당하는 안내문의 예이다.
(1) ㄱ. 옛 경수간(京水間) 국도를 따라
ㄴ. 이곳에서 발견된 진각국사 탑비에 ‘1382년(고려우왕 8) 국사(國師)천희(千熙, 1307~1332)가...(문화재청 누리집)
ㄷ. 이곳에서 발견된 진각국사 탑비에 ‘고려 우왕 8년(1382) 국사(國師)를 지낸 천희(熙, 1307~1385)가...(수원특례시 누리집)
ㄹ. 수원광주이씨 고택 지정등록일
문화재청: 1984년 1월 14일
수원특례시 누리집: 1984년 1월 10일
(1 ㄱ)은 노송지대 안내문으로 ‘옛 경수간 국도’는 그 표기와 의미에 오류가 있다. 안내문의 표기대로라면 접두사 ‘옛-’을 통해 경수간 국도는 변경이 있었다는 풀이가 된다. 즉 옛날의 경수간 국도와 지금의 경수간 국도가 다름을 의미하게 된다. 그러나 ‘옛’ 길과 ‘지금’의 길은 같은 길이고 이름 또한 변경이 없다. 만약 안내문이 내포하는 바대로 정조대왕이 수원으로 능행을 갈 때 이용되던 길을 표기하고자 하였다면 ‘수원별로’라는 표기가 더욱 적당하다. 경수대로는 국도 1호선의 수원~서울 구간을 가리키는 곳으로, ‘경수간 국도’는 ‘경수대로’와 ‘국도 1호선’이 혼용되었다. 따라서 (1 ㄴ)은 ‘옛 수원별로를 따라’, ‘경수대로를 따라’, ‘국도 1호선 경수대로를 따라’ 등의 표기로 변경 가능하다. 관련 어휘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갖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사용된 예가 아닐 수 없다.
(1 ㄴ)과 (1 ㄷ)은 창성사지 문화재 안내문의 일부로 각각 문화재청과 수원특례시 누리집의 내용이다. 국사 천희의 일대기 연도가 서로 다르게 표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현장 안내문과 비교 확인이 어려워 어떤 누리집의 안내문이 맞는지 알 수 없다. 정확한 정보제공은 이용객의 불편 감소와 함께 문화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비슷한 예는 또 있다. (1 ㄹ)은 수원광주이씨 고택 문화재지정등록일을 나타내는 것으로 문화재청 누리집은 1984년 1월 14일을, 수원특례시 누리집은 1984년 1월 10일을 명시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장의 문화재 안내문을 통해 정확한 지정일(1984년 1월 10일)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 안내문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은 문화재청뿐 아니라 지자체 누리집의 정보를 신뢰한다. 객관적 검증을 거쳤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저변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재청 및 지자체 누리집은 문화재 안내문안을 정확한 정보와 함께 서로 동일한 내용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아래 <그림 2>는 광주이씨 고택의 현장 안내문이다.
역사적 사실의 오류 및 연도의 오류는 맞춤법 · 표기법 등의 오류로 단순하게 처리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문화재 안내문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진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안내문은 문화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문화유산 전반에 대한 가치를 새로이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매개체이다(문화재청, 2009: 4~5). 따라서 올바르게 작성된 문화재 안내문은 제 기능을 감당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문화재의 가치를 향상하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확한 정보를 담아야 하고, 접근하는 통로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다음은 ‘접근의 실제성’ 오류에 해당하는 문화재 안내문의 사례이다.
(2) ㄱ. 창성사지는 광교산 비로봉에서 서측으로 약 500m 떨어진 계곡부 경사면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절터이다.
ㄴ. 수원 청련암 영산회상도, 수원 청련암 아미타회상도, 수원 청련암 신중도, 수원 청련암 독성도, 수원 청련암 산신도, 수원 청련암 칠성도
(2 ㄱ)은 수원특례시 누리집에 실린 창성사지 안내문의 첫 문장이다. 산속에 위치하여 주소지만으로는 해당 문화재 안내문을 찾기 어렵다. (2 ㄴ)은 수원 청련암에 있는 6개의 문화재로서 현장답사 결과 실제 안내문이 존재하지 않았다.10) 창성사지와 수원 청련암의 그림들은 문화재로 지정된 지자체의 소중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존재적 접근성의 문제로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지대비 문화재 안내문은 지지대 쉼터 뒤쪽으로 난 산길을 통해 이를 수 있다. 산길이 험하지 않고 산책로 정도의 수준이지만, 휴게소에서 일부러 가고자 하지 않는 이상 가기 힘든 곳이다. 일반적으로 휴게소는 차량 이용자들이 잠시 쉼을 얻는 장소로 인식된다. 잠시 쉼의 목적으로 들른 곳에서, 더욱이 산길을 통해 지지대비 및 안내문을 보러 가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숲길을 이용하여 가는 길이 일차적 코스라면, 또 다른 코스는 지지대비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지대비는 있는 곳은 왕복 8차선의 너른 도로로(경수대로) 주변의 영동 고속도로 진출입지와 이웃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의 속도나 행렬이 고속도로의 그것과 비슷한 형국이다. 경수대로 인도에 접한 계단은 지지대비에 이를 수 있는 최단 길이지만 매우 가파르다. 계단의 폭이 좁아서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림 3>과 <그림 4>는 지지대비 계단의 정면과 측면 모습이다. 폭이 좁은 계단은 특히 겨울철 이용이 어렵다.
2.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의 정확성
정확성은 표기와 표현에 있어 올바른 사용을 점검하는 영역이다. 이는 모든 공공의 문서가 준수해야 하는 범용 기준으로, 민현식 외(2010)는 모든 유형의 공공언어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 요건을 평가하는 영역으로 정확성을 꼽고 있다(송지혜, 2018). 정확성의 요건에 따라 장안구의 문화재 안내문의 오류를 분석한 결과, ‘표기의 정확성’에 관한 오류는 총 3건으로 전체 오류의 9.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고, ‘표현의 정확성’에 관한 오류는 총 4건으로 전체 오류의 1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기의 정확성 측면에서는 띄어쓰기 오류를 보이는 예가 있었다. 표현의 정확성 측면에서는 비슷하거나 같은 어휘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문장 성분이 호응하지 않는 비문 또한 다수 발견되었다.
먼저, 표기의 정확성 중 띄어쓰기 오류의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3)11) ㄱ. 느릿느릿 하였다고
ㄴ. 옛 경수간 국도를 따라
ㄷ. 건축구조가 견실하고 평면이 기능적으로 처리되어 조선말기 살림집의 특색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3 ㄱ)에서 ‘느릿느릿 하였다고’는 ‘동작이 재지 못하고 매우 느리다’를 뜻하는 ‘느릿느릿하다’가 활용된 형태이다. ‘느릿느릿하다’는 한 단어의 형용사이므로 (3 ㄱ)과 같이 ‘느릿느릿’과 ‘하다’를 띄어쓰기하면 안 된다. 따라서 ‘느릿느릿하였다고’로 써야 한다. (3 ㄴ)에서 ‘경수간(京水間) 국도’는 서울과 수원을 잇는 국도를 의미한다. 이때 ‘-간’은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를 뜻하는 의존명사로 앞말인 ‘경수’와 띄어 써야 한다. 의존명사는 띄어쓰기가 원칙이므로 ‘경수 간 국도’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ㄷ)의 ‘조선말기’는 ‘명사+명사’ 구문으로 띄어쓰기가 원칙이나, 붙여 쓸 수 있다. 해당 안내문은 ‘광주이씨 고택’의 마지막 문장에 나타난 어휘이다. 동일한 어휘 표현이 안내문의 첫 문장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경우 “이 가옥은 조선 말기에 지어진”과 같이 띄어쓰기가 적용되었다. 단일 안내문에 사용된 어휘임에도 불구하고 문장에 따라 띄어쓰기 적용이 달리 된 사례이다. 문화재 안내문은 공공언어의 하나의 유형이므로 정확한 표기와 표현으로 통일성 있게 기술하여 독자들이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을 표현의 정확성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문장 간 호응의 오류와 어휘 오류가 발견되었다. 호응은 문장에서 어떤 성분이 나타나면 다른 성분이 반드시 나타나야 하는 제약 관계를 말한다. 권미영 외(2019)에서는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고 밝히고 있는데, 본 연구의 분석 결과 또한 이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표현의 정확성’ 측면에서 단어 사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어를 잘못 사용하거나 한 문장 내에서 반복되는 단어 사용, 호응하지 않는 문장은 문장이 뜻하는 바를 읽는 사람이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문맥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고, 문장 성분이 호응하도록 문장을 써야 한다(송지혜, 2018). 장안구 문화제 안내문에서 ‘문장 간 호응의 오류’, ‘어휘 오류’에 해당하는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4) ㄱ. 이 가옥은 조선 말기에 지어진 살림집으로 뒤에는 낮은 산이 있고 주위 역시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져 있으며 앞에는 광교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이 있어 풍수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 잡았다.
ㄴ. 광교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이 있어
ㄷ. 이 고개만 넘어서면 멀리서나마 무덤을 볼 수 없게 되므로, 언제나 이곳에서 행차를 멈추었다고 한다.
ㄹ. 전하는 말에 의하면 화성 축성의 총리대신이었던 채제공이 석재(石材)를 구하기 위해 광교산에 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김준룡 장군 전승 사실을 이곳에 새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4 ㄱ)의 경우 문장 성분 간 호응이 안 된 예다. 주어 ‘이 가옥은’이 무생물이기 때문에 ‘자리 잡았다’라는 서술어보다 ‘자리 잡고 있다’가 더 적절하다. (4 ㄴ)은 어휘 선택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로 ‘광교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이 있어’보다 ‘광교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이 있어’가 적합하다. 동사 ‘흘러내리다’와 ‘흘러내려오다’는 의미상 큰 차이가 없지만 ‘물이 광교산으로부터 흘러 내려와 개울을 이루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후자가 문맥상 더욱 알맞은 어휘가 된다.
분석 대상 안내문에서 문장에 쓰인 단어가 의미상 적절하지 않은 경우는 (4 ㄷ)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부사 ‘멀리서나마’는 일반적으로 이어서 오는 어휘에 긍정적 의미를 담는다. 예컨대 “멀리서나마 행복을 빌어줄게요. 비록 멀리서나마 잘 지내길 기도할게.” 등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위 (4 ㄷ)에서는 ‘멀리서나마’ 이후에 오는 어휘가 ‘볼 수 없게 되므로’라는 부정형 어휘가 사용되어 비문이 되었다. 따라서 “이 고개만 넘으면 더 이상 무덤을 볼 수 없게 되므로, 멀리서나마 보기 위해 언제나 이곳에서 행차를 멈추었다고 한다.”로 어휘 수정을 해야 한다. (4 ㄹ)은 ‘김준령 장군 전승지 및 비’ 안내문의 일부 내용으로서 “전하는 말에 의하면 ~ 이야기가 전해진다.”라는 문장 호응이 어긋나는 예이다. 우선 ‘의하면’이라는 피동 표현보다 ‘따르면’의 어휘 변경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과 호응 되는 서술어는 “(는)다고 한다.”이다. 따라서 (4 ㄹ)의 수정안은 “전하는 말에 따르면 화성 축성의 총리대신이었던 채제공이 석재를 구하기 위해 광교산에 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김준룡 장군 전승 사실을 이곳에 새겼다고 한다.”로 제시할 수 있다.
3.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의 소통성
이번 절에서는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을 공공언어의 소통성 차원에서 살펴볼 것이다. 소통성의 세 가지 요소인 공공성, 정보성, 용이성 중 공공성은 지적할 만한 오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분석대상 중 소통성에서 ‘정보성의 오류’는 총 4건이었으며, 전체 12.1%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용이성의 오류’는 총 16건으로 전체 48.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다른 분석요건의 요소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며, 문화재 안내문이 일반 독자의 눈높이 맞게 재구성되어야 할 시사점을 남긴다.
우선 소통성 중에서 정보성의 오류에 관한 예이다. ‘정보성의 오류’의 예는 정보의 부족 및 정보의 구성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와 관련된다.
(5) ㄱ. 옛 경수간 국도를 따라
ㄴ. 건축구조가 견실하고 평면이 기능적으로 처리되어 조선말기 살림집의 특색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ㄷ.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성을 추모하기 위해
ㄹ. 정조대왕은 생부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릉원에
ㅁ. 무덤을 볼 수 없게 되므로, 언제나 이곳에서 행차를 멈추었다고 한다.
(5 ㄱ)은 노송지대의 경수대로를 설명하고 있다. 앞서 (1 ㄱ)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경수는 서울과 수원을 잇는 경수대로를 의미하며, 1번 국도를 지칭한다. 비록 ‘경수간 국도’ 앞에 ‘옛’이라는 ‘지나간 때’를 의미하는 관형사가 놓여있다고 할지라도 세대가 달라진 오늘날 ‘경수간 국도’를 곧바로 경수대로, 즉 1번 국도로 이해할 만큼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이 경우 ‘서울과 수원을 잇는 옛 경수 간 대로를 따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5 ㄴ)의 경우 ‘평면이 기능적으로 처리되어’ 있음과 ‘조선말기 살림집의 특색’의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평면이 어떻게 기능적으로 처리되어 있는지,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살림집으로의 특색을 갖게 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이는 정보의 부족으로 인한 오류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불필요한 수식어로 인해 정보의 구성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보였다. (5 ㄷ~ㅁ)은 지지대비 안내문의 일부로 (5 ㄷ)의 ‘지극한’, (5 ㄹ)의 ‘생부’, (5 ㅁ)의 ‘언제나’ 등은 생략이 가능하다. <그림 5>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안내문의 글자 크기는 읽기가 불편할 만큼 작았는데, 이는 많은 양의 정보를 담고 있어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안내문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할 수준이 아니라면 과도한 수식어 사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여진다.
다음은 소통성 중에서 ‘용이성의 오류’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용이성의 오류’는 가장 많은 예를 보였다. 이는 쉽고 친숙한 용어와 어조를 사용하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안내문이 많은 것에 기인한다.
(6) ㄱ. 이 가옥은 조선 말기에 지어진 살림집으로 뒤에는 낮은 산이 있고 주위 역시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져 있으며 앞에는 광교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이 있어 풍수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 잡았다
ㄴ. 상량문
ㄷ. 부재의 치목이나 창호의 구성 등을 볼 때
ㄹ. 길손의 발길을
ㅁ. 화성유수
ㅂ. 생장하는
ㅅ. 원침
ㅇ. 식목관
ㅈ. 내탕금
ㅊ. 1,000량
ㅌ. 하사하여
(7) 아미타회상도(阿彌陀會上圖)는 아미타부처가 극락세계에서 여러 청중들에게 설법하는 장면 을 그린 그림이다. 청련암 아미타회상도는 중앙의 아미타부처를 중심으로 대세지보살과 관세음보살이 양 옆에 협시하고 있고, 그 앞에는 호법신중인 사대천왕이, 그 뒤에는 부처의 제자들을 비롯한 청중들이 배치되어 있다. (후략)
(8) 신 중도(神衆圖)란 불법을 보호하는 여러 신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화면 중앙은 위타천韋駄天)으로 불법을 수호하는 신이며 그 위로는 초록 광배를 두른 범천과 제석천이 자리 잡고 있다. (후략)
(9) 독성(獨聖)은 부처의 제자 가운데 한 인물로 나반존자那般尊者)라고도 한다. 독성이란 혼자 힘으로깨달은 자인데 부처의 열반 후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겠다고 서원하였다. 특히 일반신도들에게 독성은 소원성취를 하는 데 효험이 있는 신이라 하여 많이 믿어졌다. (후략)
(10) 산신도는 산왕(山王)으로 신앙되던 호랑이가 의인화된 산신을 표현한 불화이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산의 신령으로 믿어져 왔는데 차츰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신격화되어 불교에서도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까지는 산신에 대한 신앙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후략)
(11) 칠성도(圖)는 칠성을 불교의 불법을 수호하는 신으로 수용하고 이를 의인화하여 묘사한 불화이다. 원래 불교에서는 칠성신을 신중(神)의 하나로 보고 신중탱화 속에서만 묘사하였으나, 칠성에 대한 신앙적 기능이 강화되면서 별도의 칠성탱화가 등장하면서 독립적인 신앙 형태를 지니게 되었다. (후략)
(6 ㄱ)은 문장의 길이가 적절하지 않으며, 한 문장 안에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적절한 길이의 문장은 가독성 효과를 높이므로 이 문장의 경우 적절히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표현의 정확성 측면에서 지적한 내용을 함께 수정하면 “이 가옥은 조선 말기에 지어진 살림집으로 뒤에는 낮은 산이 있고 주위 역시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져 있다. 집 앞에는 광교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이 있어 풍수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로 나타낼 수 있다.
(6 ㄴ~ㅌ)은 어려운 한자가 많이 나타나거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닌 전문용어나 어려운 표현이다. 전문용어나 어려운 용어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앞에서 풀이하여 설명한 후에 기술해야 한다. 따라서 위 예들을 쉬운 표현으로 고치는 작업이 필요하다. (6 ㄴ)의 ‘상량문’은 “상량식을 할 때 상량을 축복하는 글”을 뜻하는데, 풀이에 사용된 ‘상량’이라는 말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건설)기둥에 보를 얹고 그 위에 처마 도리와 중도리를 걸고 마지막으로 마룻대를 올림.”이라고 쉽게 풀어 기술할 필요가 있다. (6 ㄷ) ‘부재의 치목’ 역시 “(건설)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여러 가지 재료”, “목재를 마름질하는 것” 등의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6 ㄹ~ㅌ)은 노송지대와 지지대비 안내문의 내용으로 정조와 관련이 있다. 그러다 보니 현대와 친숙하지 않은 시대적 어휘가 안내문에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6 ㄹ)의 ‘길손의 발길을’은 ‘행인의 발길을’로, (6 ㅁ)의 ‘화성유수’는 ‘유수’가 “조선시대, 수도 이외의 요긴한 곳을 맡아 다스리던 정이품의 외관 벼슬”을 의미하므로 화성의 외관 벼슬이었음을 별도 표기해 줄 필요가 있다. (6 ㅂ)은 “국도를 따라 노송이 생장하는 약 5km의 지대이다.”에 나타난 표현으로 문맥상 ‘나서 자라다’ 의미보다 ‘분포하다’가 더욱 적절하다. 따라서 ‘생장하는’은 ‘분포하는’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6 ㅅ)은 ‘왕세자나 세자빈 및 왕의 친척 등의 산소’를 뜻하는 한자어로 비교적 어렵고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어휘다. 따라서 비교적 쉬운 ‘묘소’로 고치면 좋다. (6 ㅇ~ㅌ) 또한 현시대에 맞는 어휘로 고쳐 쓰든지 또는 안내문 하단에 각각의 어휘들에 대한 설명이 기술되어야 한다.
(7)~(11)는 수원 청련암의 문화재인 불화 관련 안내문으로 성인 일반인이 보아도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담고 있다. 분석틀의 요건을 보면, 문화재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안내문에서는 전문용어를 풀이 없이 나열하고 있어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과도한 전문용어나 양식설명은 문화재를 가까이하기 어려운 대상물로 느끼게 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문화재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문화재청, 2009: 5). 따라서 불화를 포함한 종교 관련 문화재 안내문은 해당 종교와 관련 없는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인지할 만한 수준의 안내문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쉬운 용어를 사용하며 시각적으로도 편하게 안내문을 만든다면 안내문의 용이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편 <그림 5>의 지지대비 안내문은 안내판에 새겨진 글자의 (흰)색이 벗겨져 읽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위 (6 ㄷ~ㅁ)에서 드러난 오류와 더불어 정보획득의 불편함을 초래하였다. 즉 독자의 시각적 편의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이는 소통성 중에서 용이성의 오류에 해당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원특례시 문화재 안내문에는 어려운 단어나 전문용어가 적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쉽고 친숙한 단어와 어조를 우선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재 안내문을 작성하는 이에게는 익숙하지만, 그 안내문을 읽고 수용하는 일반인은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꼭 필요하지 않은 어려운 표현은 이해하기 쉽게 고쳐 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권미영 외, 2019). 각 누리집의 정보 오류는 매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을 위해서뿐 아니라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라도 바르게 수정되어야 한다.
Ⅴ. 결론 및 논의
이 연구는 수원특례시 장안구 문화재 안내문을 분석하여 그 문제점을 고찰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장안구의 문화재 안내문 11건을 공공언어 요건과 문화재청의 문화재 안내문 작성 지침을 다룬 발간서 및 「문화재 주변 시설물 등에 대한 공공디자인 지침(문화재청 예규 제112호)」의 “별표 2 문화재 주변 시설물 공공디자인 세부 기준”을 참고하였다. 이후 수원특례시 문화재 안내문의 특성에 맞게 실제성(정보성, 접근성), 정확성(표기의 정확성, 표현의 정확성), 소통성(정보성, 용이성)을 분석틀을 재구성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문화재 안내문에서는 소통성의 용이성에서 가장 많은 오류를 나타냈다. 이는 타 요소들이 비슷한 수준의 오류를 나타내는 것과 달리 4~5배에 이르는 수치로 단연 눈에 띈다. 분석 결과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실제성의 두 요건인 정보성과 접근성은 각 3건(9.1%)으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정확성에서는 표기의 정확성 오류 3건(9.1%), 표현의 정확성 오류 4건(12.1%)으로 나타났다. 소통성 중 정보성의 오류는 4건(12.1%)을 나타냈다. 그러나 용이성의 오류는 전체 33건의 오류 양상 중 16건(48.5%)을 나타내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1. 논의 및 제언
문화재 분석을 통한 다음 여섯 가지 논의 및 제언을 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 문화재청과 수원특례시 누리집의 문화재 안내문의 내용이 상당 부분 다름을 발견하였다. ‘광주이씨 월곡댁’은 전문이 상이한 경우다. 이 경우 직접 현장에 가서 현장 안내문을 확인하지 않고 공공기관의 누리집만 참고하여 분석하였다면 분석결과가 무의미했을 것이다. 따라서 시의 관련 부서에서는 이에 대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문화재청과 각 지자체의 문화재 안내문 담당자들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정확한 정보의 제시 및 제공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문화재 안내문을 위한 작성 지침 중 ‘정확한 정보 제시’가 있듯이 정확한 정보 제시는 어디에서든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The 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 ICOMOS)의 ‘문화유산의 해설과 전달에 관한 ICOMOS 헌장’은 다음 7가지 원칙으로 구성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12) 즉 원칙1 - 접근성과 이해(Access and Understanding), 원칙2 - 정보의 출처(Information Sources), 원칙3 - 배경과 맥락의 고려(Attention to Setting and Context), 원칙4 - 진정성의 유지(Preservation of Authenticity), 원칙5 -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계획(Planning for Sustainability), 원칙6 - 관계당사자 모두 참여하도록 노력(Concern for Inclusiveness), 원칙7 - 연구, 교육훈련, 평가의 중요성(Importance of Research, Training, and Evaluation. 특히 원칙1의 접근성과 이해는 문화유적지를 공공이 보다 더 잘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문화재청, 2014: 149). 창성사지 문화재 안내문의 경우 찾기 어려운 산속에 있으므로 안내문이라도 두루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하여 해당 문화재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있다. 안전 등의 이유로 현장 방문이 어렵다면 다른 곳에서 유산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문화재청, 2014: 149).
지지대비 안내문은 우회도로인 산길과 최단 코스지만 가파르고 폭이 좁은 계단을 이용하여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계단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접근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인도에서 우회하여 지지대비에 이를 수 있는 낮은 계단이나 나무 데크를 놓는다면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다. 문화재는 분명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존을 우선시하여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면 진정한 문화재로 인정받기는 힘들 것이다. 시민들에게 더욱더 알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참여할 때 관심이 높아지며, 진정한 문화재로 거듭날 것이다. 또한 현장답사 시 지지대비 주변에는 쓰다 만 마스크를 비롯하여 과자 봉지 등 쓰레기가 많이 발견되었다. 접근성이 떨어져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자아낸 데다 쓰레기까지 있어 더욱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중앙정부는 문화재 관리체계로서, 삼림관리 등과 유사한 조직체계의 설치, 일상적 관리와 전문적 관리의 구조적 체계 확립의 필요성과 문화재 관리 자격제도의 운용이 필요하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현장 관리조직을 설치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각 문화재의 소유자·관리자·관리단체 간의 체계를 명확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김주석, 2018: 류호철, 2013).
문화재 안내문 작성 관련 법령은 “문화재안내판의 기본 종류는 해설안내판과 기능성안내판으로 구분하며, 해설안내판은 종합안내판, 권역안내판, 개별안내판 등으로 분류하되, 이 중 1개 이상의 안내판은 반드시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본연구의 분석 대상인 청련암에는 6개의 문화재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답사 결과 해당 문화재를 비롯한 사찰 주변에서의 안내문 확인이 어려웠다. 이에 다음과 같은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 『문화재 안내표기(설명문 등) 및 체계개선 방안 연구(문화재청, 2014)』에서는 이처럼 하나의 문화재에 다수의 부속물이 포함된 사적 제14호 부여 능산리 고분군을 예로 들어 대안을 제시하였다. 청련암의 문화재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불화(佛畫) 전체에 대응하는 종합안내판을 설치하고, 6점의 불화(佛畫)에 대해서는 각각 개별 안내판을 설치하여 안내문 기술 및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일 수 있다. 이로써 사찰을 이용하는 지역사회 주민 및 관광객에게 문화재 홍보의 역할과 함께 문화향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13) 다만 해당 문화재가 법당 안에 있는 불화(佛畫)임을 감안할 때, 문화재를 직접적으로 가리지 않는 위치에 설치(문화재청, 2009)해야 하므로 법당 밖 설치도 고려해 볼 만하다.
지방정부는 건축문화재에 새로운 가치의 부여와 향유, 확산 전략을 통해 문화적 소비창출이라는 방식으로 역사적 도시환경의 보존과 도심재생의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황보봉, 2014), 문화재에 대해 주민 활동의 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역주민이 평상시 문화재와 친숙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고,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김창규, 2006). 더불어 문화재 보존관리에 시민참여를 유도해야 한다(윤선자, 2011). 이러한 목적의식에 따라 청련암의 문화재 안내문 설치는 더욱 필요하며, 설치 이후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음은 물론 문화재에 대한 재인식과 가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소통성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측면이다. 본 연구 분석결과 소통성 중 ‘용이성의 오류’에서 16건(48.5%)으로 가장 높은 건수 및 비율을, ‘정보성의 오류’에서 4건(12.1%)으로 두 번째 높은 건수 및 비율을 나타냈다. 즉 분석요건의 세 가지 영역 중 소통성에서 가장 높은 오류 양상이 나타났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최근에는 소통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송지혜(2018)와 권미영 외(2019)에서 밝히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반대로 본 연구에서는 소통성에서의 오류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일방이 아닌 쌍방의 대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즉 문화재 안내문 고시에 따른 국민이,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문은 친절하게 작성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재 안내문을 담당하는 문화재청 및 지자체 담당자들은 국민의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한 정기적인 보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안내문은 시민자문단의 작성과 국립국어원 또는 국어문화원의 검수 과정을 거치는 상호보완협동작업이다. 검수는 상위 그룹 즉 국립국어원이나 국어문화원의 주된 역할이지만 상호 보완 협동 작업인만큼 하위 그룹에서 역시 능동적 검수 과정을 거쳐야 함이 마땅하다. 광주이씨 고택 문화재 안내문에서 나타났던 동일 어휘에 대한 띄어쓰기 적용과 비적용이 그 한 예이다.
한편 동일 역사적 인물을 문화재 안내문에 따라 달리 표현하는 점 역시 상호보완작업의 미비다. 예컨대 사도세자와 장헌세자는 동일 인물로 정조대왕의 생부이다. 지지대비 안내문에는 ‘사도세자’로 노송지대 안내문에는 ‘사도세자’와 ‘장헌세자’가 혼용되어 표기되어 있다. 지지대비와 노송지대의 거리는 2km가 채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안내문에서는 제각각의 어휘가 사용되었다. 이처럼 일관성 없는 표현은 자칫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필요한 내용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정보 전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14) 따라서 올바른 검수를 통해 문화재 안내문 제작을 의뢰하고, 실제 제작된 안내문은 시민자문단의 최종적인 검수를 거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일 것이다.
지난 4월 「국가유산법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이에 따른 명칭 변경도 필요하다. 「국가유산법기본법」은 1962년 제정 이후 60년 동안 이어왔던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체제를 바꾸는 근거가 되는 법이다. 기존의 ‘문화재’ 용어가 일본 법률을 원용해 만들어진 문화재보호법에 기반해 ‘과거 유물’이나 ‘재화’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국가유산’은 국제적 기준인 ‘유산’(遺産·heritage) 개념을 적용한다(연합뉴스, 2023). 따라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문화재 안내문’ 역시 법이 시행되는 2024년 5월부터는 ‘국가유산 안내문’으로 그 명칭 또한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는 11개의 문화재 안내문 중 접근성의 어려움으로 2개의 현장 문화재 안내문을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점과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문화재 안내문에 한정했다는 것이다. 후속 연구를 통해 수원화성 및 수원특례시 전체 문화재 안내문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한편 이 연구가 갖는 의의는 관련 분야 연구에서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점이다. 즉 수원특례시 공공언어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그중에서도 문화재 안내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더욱이 찾아볼 수 없었기에 이 연구가 수원특례시 공공언어 정책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나아가 지역의 문화재는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류호철, 2022) 이러한 공공정책을 통한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여야 한다. 문화재의 진정한 의미는 보호 및 보존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람, 감상, 답사, 체험 등으로 활용될 때 가치가 있다(류호철, 2014). 그러기 위해 전국의 각 지자체는 문화재 안내문에 제반 사항에 관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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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문파문학 수필부문으로 등단하였다. 현재 인하대학교 다문화교육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4단계 BK21 사업에 참여하여 다문화교육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공동 저서로 『이주여성 문화적응 생애담 스토리텔링: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이야기』가 있으며, 주요 학술 논문은 「다문화가정 방문교육지도사의 돌봄 서비스: 실천에 관한 의미 탐색」, 「다문화가족 은퇴 방문교육지도사의 사회적 실천에 관한 생애사 연구」, 「결혼이민자 자녀의 이중언어 교육에 관한 질적 메타분석」 등이 있다.
2010년 인하대학교에서 문학박사(국어학) 학위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통합 인지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쓰기 모형 구성에 관한 연구”이다. 한국국어교육학회 총무이사, 인하대학교국어문화원 부원장,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강의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인하대학교 국어교육과 강사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쉽게 풀어쓴 한국어 문법」(공저, 2018, 한국문화사), 「쉽게 풀어쓴 한국어 어문규범」(공저, 2019, 박문사)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A Sociolinguistic Study on Korean Names of Immigrants in Korean Society”(2022),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어문 규범’ 영역 문항 분석 연구”(2020), “자유학기제 도입에 따른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 방안 연구-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을 중심으로”(2017), “외국인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호칭어 교육 연구- 호칭어 목록 선정과 교육 방안을 중심으로”(2017),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표현 방식 연구”(2017), “‘2000년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표기 방식에 관한 소론”(2016) 등 다수 발표하였다. 관심 분야는 한국어학, 언어 정책과 규범, 사회언어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