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에 대한 세대간 인식과 특성 분석
초록
본 연구는 세대간 단절과 갈등의 장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문화 영역에서 나타나는 세대 간 차이를 살펴 본 연구가 부재하다는 점에 주목하여,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한국문화에서 나타나는 세대별 인식차이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5,10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에서 한국 문화의 자부심에 대한 결과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설문 내용은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하여 크게 3가지 항목 첫째, 한국의 전통 문화 및 유물(한식, 한복, 한옥, 공예), 둘째, 한국의 정신문화(충·효·예 및 정(情) 등), 셋째, 한국의 대중문화(K-pop, 한국드라마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하였으며, 응답자를 세대별로 구별하여 세대간 특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노년층일수록 청년층에 비해 대중문화의 가치에 대해 낮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신문화는 노년층으로 갈수록 우수하다는 평가를 하였고, 대중문화는 젊은층으로 갈수록 우수하다는 평가를 하였다. 세대간 구성원들은 서로 공유하는 문화에 기반하여 인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본 연구는 문화에 대한 세대간 평가차이를 살펴보고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문화정책의 방향을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Abstract
There is still no research examining the differences between generations in the field of Korean culture, even though it can be a place of generational disconnection and conflict. In order to fill out ths void, we examine the intergenerational differences in perception about our culture using the data from the Korean Consciousness and Values Survey, which was conducted by the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in 2019 for 5,100 adult men and women. Respondents were asked how they assess 1) Korean traditional culture and relics (Korean food, hanbok, hanok, crafts), 2) Korean spiritual culture (loyalty, filial piety, courtesy, affection) and 3) Korean popular culture (K-pop, Korean dramas, etc.). The results show that the older people, the lower they think about the value of popular culture. But Korean traditional culture and spiritual culture were evaluated as being superior to the elderly, and popular culture was evaluated as being more superior to the younger generation.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examines the differences in evaluation of culture among generations and seeks the direction of cultural policy required in Korean society.
Keywords:
Korean Culture, Perception by Generation, Korean Consciousness and Values Survey, Korean Popular Culture, Cultural Policy키워드:
한국문화, 세대간 인식,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대중문화, 문화정책Ⅰ. 서 론
우리사회는 젠더 갈등 및 성폭력 문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 장애인·비장애인 차별 문제, 세대 갈등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문화와 관련해서 다인종·다민족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지역 간 문화 격차, 소득에 따른 문화 격차, 전통문화의 전승기반 약화, 비주류 문화예술의 감소로 인한 다양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문화정책에 있어서도 우리사회의 여러 갈등들, 예를 들어 경제 양극화에 따른 소외, 힘의 불균형에 따른 불공정, 세대·젠더 간 갈등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한 『2017 문화다양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문화다양성 정책에서 우선적으로 논의할 부분은 소득에 따른 문화소외(75%), 세대 간 갈등(69%), 성별 불평등(65%)으로 나타났으며, 전통문화의 위기, 지역문화 차별, 주류 문화예술독점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터넷의 발전과 새로운 사회양상의 변화는 문화에서의 세대갈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인의 내면에는 전통적인 문화적 맥락과 서구문화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한 근대적인 문화적 맥락이 엉기어 있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게다가 4차산업과 신기술에 의해 새롭게 구성되고 있는 사회 문화적 특성은 개인들에게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와 다양성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조성남·박숙미, 2002:61). 사회가 급변하는 속에서 가치관들이 혼재하고, 경험에 따라 다양한 인식과 관념이 공존하게 되었다. 이에 자라온 환경과 경험이 다른 청년층과 장년층의 세대간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문화에 대한 인식과 평가 역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세대별로 문화정책의 방향성 또한 다르게 접근해야 함을 예상할 수 있다. 전통문화와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한국문화 역시 세대간 갈등이 두드러지는 장이 될 가능성을 담고 있다.
그동안 학문영역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을 보면, 문화에 대한 연구는 전통문화, 대중문화로 구분하여 각각의 문화적 정체성이나 영향력에 주목한 연구가 대부분이다. 세대(세대간 차이)에 대한 연구는 정치, 경제, 사회 영역에서 나타나는 세대 간 갈등에 주목한 연구가 대다수이다.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전 세계에 걸쳐 막대해진 지금, 대중문화의 확산과 영향력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세대문제에 있어서도 문화보다는 정치, 경제, 사회문제가 더욱 중요한 사회문제로 다루어져왔다. 한국문화 전반에서 나타나는 세대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대와 한국문화를 연결시켜 살펴본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세대간 문화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문화갈등에 대한 학계의 관심과 연구는 지속되고 있지만, 갈등의 해소를 위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과, 방법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한국문화의 주요영역에서 나타나는 세대별 차이를 살펴보고, 구체적으로 그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특징과 요인은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보고자 한다.
연구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오늘날 젊은 세대가 인터넷의 영향으로 가치관이나 행동양식이 부모세대와 다르기에 서로 효과적으로 소통하지 못하고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화환경의 변화와 그동안 연구되었던 세대간 문화차이와 그 특징이 어떠한지 검토해보고, 둘째,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로 구분된 한국문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전반적인 평가가 어떠한지를 확인한 후, 평가가 각 연령대별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특징을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결과를 토대로 문화정책의 방향, 세대간의 상호작용이나 통합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세계화 시대에 다양한 형태의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적 다원화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우리의 문화정책도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소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다양한 문화적 이해와 노력을 제고하고 한국의 문화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기 위한 방안을 다루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2장에서는 한국문화에 대한 세대별 인식과 평가를 분석하기에 앞서 이론적 배경을 검토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분석대상이 된 세대의 정의와 특징을 살펴보고, 한국의 문화정책과 문화환경의 변화를 살펴봄으로서 분석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론적 배경에서 다루는 세대, 문화, 문화정책, 문화환경에 대한 내용은 모두 한국문화와 세대별 평가를 분석하고 해석함에 있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각각의 개념과 연구동향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였다.
1. ‘세대’의 정의와 의미
한자어 “‘世代’에서의 ‘세’는 사람의 한 평생을 뜻하고, ‘대’는 대신하여 잇는다는 뜻이다. 본래 ‘세’와 ‘대’는 전통사회에서 가계(家系)의 체계를 구성하는 핵심개념으로서 앞서 있는 선대와 뒤를 잇는 후대의 연속성을 그 중요한 의미로 하였다. 이러한 것이 오늘날 일반적인 연령층별 현상을 설명하는 ‘세대’로 학술화 된 것은 구미의 사회학 이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1960년대부터이다.”1) 그리하여 오늘날 국어사전에서는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이라고 ‘세대’를 다르게 정의한다.
세대라는 용어는 어떤 존재를 전제로 하여 그와 다른 새로운 존재의 출현이라는 상대적인 의미(부모세대에 대한 자녀세대)로 사용됐는데, 그 용어에는 자신이 속한 ‘어느 집단과의 공통점과 그 밖의 다른 집단과의 차이점’이라는 함의(含意)가 내재해 있다(박재흥, 2005: 73).
세대문제에 관해 처음으로 본격적이며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한 만하임(카를 만하임, 이남석 옮김, 2013:39)은 “세대문제는 다른 무엇보다 먼저 손을 대고 고찰해야 할 만큼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당면한 현재의 급속한 변화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시도하자마자, 세대문제의 실천적인 의미가 즉시 명백해진다.” 즉, 세대문제는 모든 사회갈등 현상과 직접 간접으로 연루되는 근원적인 토대라고 보았다.
조성남·박숙미(2002) 등 세대연구가들에 따르면 사회적 갈등이 일어나는 가장 기초적인 장(場)이 곧 세대이며, 세대갈등은 세대 간의 가치관과 규범 및 행위양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각 세대가 경험한 사회적 문화적 조건과 그 조건에 의해 형성된 가치관, 의식구조, 행동유형은 다른 경험층을 가진 세대들과 구별되며, 각기 다른 세대적 특성을 나타낸다.”고 주장하였다.
그동안 세대연구가들이 사용해 온 세대의 의미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Kertzer, 1983; 한국 사회학편, 재인용). 첫째 ‘부모세대’와 ‘자식세대’로 구분(상호간 관계 위치)하는 것처럼 가계(家系)계승의 원리로서 ‘세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둘째 나이를 먹음에 따라 연령층을 함께 이동하는 동시출생집단[cohort]을 의미하는 경우와 셋째 ‘청소년세대’나 ‘노인세대’라고 부를 때처럼 생애주기[life cycle]의 어느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통틀어 지칭하는 경우, 넷째 ‘전후세대’ 나 ‘4.19세대’ 등과 같이 어떤 특정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을 총칭하는 경우이다. 어떤 경우에서든 세대라는 개념은 ‘나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한국사회학회, 1990:12).
세대연구가들은 사회적 변화 및 문화적 특성을 압축하여 한국사회의 세대를 유형화하기도 한다. 서용석(2013)은 한국사회의 구성원이 청소년기에 경험했던 주요 역사적 문화적 경험과 그에 반응하는 공통된 세계관과 가치의 공유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 ‘산업화세대(1935∼1953)’, ‘민주화세대(1954∼1971)’, ‘정보화세대(1972∼1989)’, ‘후기정보화세대(1990∼ )’으로 구분한다(유병래, 2015:142).
또한 박재흥(2010:88∼94)은 한국사회의 문화갈등이 대략 1970년 이전과 이후에 출생한 두 세대들 간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그 축을 ‘성장주의 대 소비주의’, ‘집단주의 대 개인주의’, ‘권위주의 대 탈권위주의’로 설정하였다. 세대균열의 깊은 골은 출생시점 1970년경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70년대에 출생한 ‘탈이념 정보화 세대’는 집합적으로 볼 때 큰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자랐으며 또한 이들은 정보화와 지구화, 국내 민주화와 동구 사회주의권 붕괴, 대중소비 사회의 출현이라는, 그 이전과는 질적으로 구분되는 거대한 변동과정을 청소년기에 겪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들은 다소 모호한 개념들이어서 각 세대가 지닌 정체성이나 가치관을 뚜렷이 반영하지는 못한다. 이런 개념들이 세대를 구분하는데 편리성을 주지만,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연령집단[age cohort]에 의해서만 세대를 구분하는 것은 학술상 한계를 드러낸다. 학문적으로 세대를 논하는 데서 정형화된 것으로서 APC효과, 즉 연령[age]과 시대[period]와 출생시기[cohort]를 종합한 것이 있다. 여기서 특정 세대의 출생 혹은 사회화 과정에서의 경험이 다른 세대와 구분되는 것은 코호트[C] 효과이고, 생애주기에 따른 연령별로 세대가 구분되는 것은 연령[A] 효과이다(김재한. 2006:142). ‘세대’에 대한 구분은 학문 분야에 따라, 심지어 학자들에 따라서도 각기 다르게 이루어져왔다. 한국에서의 세대연구는 그동안 코호트, 역사적 사건, 생애 주기 등을 통해 세대 연구의 기준틀을 제시하고 논의해왔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세대 연구들은 ‘시점’면에서 연구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각 세대의 특성에 대해 학문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대개념과 세대구분은 여전히 세대 연구의 쟁점 중 하나로 남아있다(박성준·박치완, 2020).
‘세대’에 대한 정의는 동일한 문화권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생하여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고, 그에 의거해 비슷한 가치관 및 사고방식 행위양식을 지닌 사람들의 집단[age groups]을 뜻한다. 세대는 청소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층화되는데, 이로써 환경·연령 학습 경험·습관·취향·인식·지식·사유·사상·감정 등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측면에서 가치상의 세대차이가 발생한다고 보았다(유병래, 2015:135).
많은 학자들은 세대 간 문화갈등의 핵심으로 ‘집단주의문화 대 개인주의문화’를 언급한다. 박혜경(2018)은 한국인의 문화성향을 집단주의-개인주의 차원에서 살펴보았던 경험적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연령대가 높을수록 집단주의 성향이 개인주의 성향보다 더 강해진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조성남(2002:40∼41)은 한국사회의 세대들을 ‘유교적 규범과 가치관을 내면화한 세대와 서구적 가치관에 익숙한 세대’, ‘나보다는 우리의 지향이 중요한 세대와 나의 안녕이 전체의 행복과 양자택일되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세대’, ‘권위주의적 통제 속에서 안정을 추구하는 세대와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세대’로 대립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을 통해 세대 간의 정서 및 시각 차이가 현저하여 세대갈등도 점차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최항순·송용찬(2012:116)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 등장한 1990년에 출생한 ‘신세대’는 자아실현, 다양성, 자유분방함 등에 가치를 두며, 개인의 이익과 관심을 중요시하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억압하는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자아실현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고 한다. 이처럼 오늘날 청년세대는 구세대에 비해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할 것으로 추측하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세대문제를 사회요소와 갈등요소로서 살펴본 연구에서 나아가 세대갈등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과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전상진(2010:125∼136)은 자신들이 인정하는 문화적 재화만이 발전되고 육성되어야 한다고 믿고 이를 후속 세대에게 강요한다면, 미래의 세대들은 전통에 강박되어 문화 혁신에 실패할 수 있다고 보았다. 혹은 전통을 강제하여 불필요한 긴장과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아니면, 성인과 후속 세대가 서로 단절(혹은 격리, segregation)될 수 있다며 세대간 갈등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반면에 박재흥(2010:94)은 세대적 특징과 관련해서 “세대간의 역사적 경험과 사회화 경험의 차이 때문에 빚어지는 문화갈등은 불가피한 것이며 또한 그것에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았다. 의식과 정서, 행위양식이 개인/집단/코호크가 처한 상황과 경험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전제할 때, 상황과 경험이 다른 세대 간의 문화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또한 젊은 세대가 기존의 규범과 가치관·세계관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앞선 세대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때 사회가 활력을 잃고 정체될 것임을 상상한다면 문화갈등의 순기능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2. 문화와 문화정책
유네스코는 ‘문화’를 ‘한 사회와 집단의 성격을 나타내는 정신적, 물질적, 지적, 감성적 특성의 총체이며, 또 예술이나 문자의 형식 뿐 아니라 함께 사는 방법으로서의 생활양식, 인간의 기본권, 가치, 전통과 신앙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정의하면서, 문화다양성과 평화 그리고 발전이 서로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강조하였다.2)
문화를 정의하는 이론적 접근들을 살펴보면, 목적별, 맥락별, 주체별로 다양한 의미 해석이 이뤄져왔다. 예술과 예술적 활동으로서 문화, 삶의 방식으로서 문화, 과정과 발전으로서 문화(일레인 볼드 저, 조애리 옮김, 2009) 등으로 접근되어 왔으며, 특히, 문화정책 분야에서는 문화를 정의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었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문화를 제대로 정의하고 이해함으로서 변화를 예측하거나 정책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하는 『문화향수실태조사』를 비롯한 주요 조사들에서 빠지지 않고 조사되는 항목중의 하나가 ‘문화에 대한 정의’이다. 결과적으로 문화의 정의는 시기별, 집단별로 상당히 차이나는 결과들을 보인다(박해광·송유미, 2007:86∼87). 박해광·송유미(2007)은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대중의 믿음을 구성하는 클리세이자, 또한 그 자체가 스스로의 문화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대중의 실천이며, 그 결과라 보았다.
한국의 문화정책에서 문화는 문화기본법 제3조(정의) “문화”란 문화예술, 생활양식, 공동체적 삶의 방식, 가치 체계, 전통 및 신념 등을 포함하는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를 말한다고 정의하였다. 문화예술진흥법 제2조(정의)에 따르면 1. “문화예술”이란 문학, 미술(응용미술을 포함한다),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演藝), 국악, 사진, 건축, 어문(語文), 출판 및 만화를 말한다. 2. “문화산업”이란 문화예술의 창작물 또는 문화예술 용품을 산업 수단에 의하여 기획·제작·공연·전시·판매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3)
김창규(2014:749)는 우리나라 문화정책에 있어서 문화에 대한 이해는 2014년 3월 31일부터 시행된 「문화기본법」 이전까지는 문화의 법적 정의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신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문화재,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른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문화산업진흥기본법」에 따른 문화산업의 정의를 통하여 정책적 개입 영역을 확장하여 왔다. 그리고 문화부의 문화산업국이 신설된 1995년 전까지는 문화=문화예술=예술, 1995년부터 2001년까지는 문화=산업,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문화=콘텐츠로 인식되었지만, 2006년부터는 문화=삶의 총체적인 방식으로 전환되었음을 논하며 문화정책의 대상으로서 문화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분석하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 문화정책이 포괄하고 있는 정책의 영역과 지원 범위, 구체적인 문화정책의 방향과 그 중요도를 고려할 때 계층, 세대, 성차에 있어서 구성원의 문화인식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들은 문화정책의 행정적 차원에 주목하여, 정책의 수립, 진행, 평가를 위한 실용적·실천적 차원에 집중해왔다.
정부의 정책외에도 지자체에서는 문화활동 및 관광산업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었다. 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자원 개발 및 홍보, 체험을 할 수 있는 스토리 발굴, 지역주민들의 문화 및 역사를 반영한 콘텐츠 발굴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대부분 축제와 행사를 위한 단편적인 스토리텔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살려 관광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공급자위주의 일방적인 단일행사나 축제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상북도의 경우에도 문화를 소재로 경주와 안동에서 각각 세계문화엑스포와 국제탈춤축제를 개최하는 등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문화적 동기를 가지고 전통과 현대의 다양한 생활문화 및 예술을 적극적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잠재방문자의 다차원적인 문화적 욕구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를 토대로 한 공격적 마케팅의 결여 등으로 인해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이태종, 2000:315∼316).
3. 문화환경의 변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를 지칭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빠른 발달에 노출되어온 세대로 ‘경험 중심적 소비와 참여’를 중시한다. 쇼핑을 단순한 상품 구매가 아닌 경험 측면으로 이해하며 물질에 대한 소유적 소비보다 나를 위한 질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들에 대한 문화적 소비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미있는 콘텐츠를 손쉽게 취득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SNS의 기능이 강조되고, 감각적으로 가공되고 큐레이션된 정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짧은 주기로 재생산 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사용자의 관람 히스토리에 따라 영화, 음악, 도서 등의 문화취향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도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도 MD등 쇼핑 전문가들의 성별, 연령별 추천상품을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한다(김혜인, 2016:6~7).
민과 관에서는 문화적 감수성을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과 플랫폼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플랫폼에 기반한 문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이라는 문화예술전문플랫폼을 두었다. ‘사람’ 중심의 문화정책을 확대하기위해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조성하여 ‘디지털 문화정책’을 체계화 하고 ‘사람’과 ‘창작’을 중심으로 문화사업과 관련한 ‘플랫폼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박대수 외(2016:164∼165)는 4차 산업혁명으로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으로 문화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고 하였다. 4차 산업혁명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쉽게 정보에 접근할수록 문화 등 소프트웨어 산업이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홀로그램),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로도 재현되어 누구나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비대면 기술, VR AR 등을 활용한 문화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람객이 없는 텅빈 전시장을 소규모의 문화예술 공연장으로 바꿔 온라인 공연을 펼치고, 360도 VR로 생동감 있는 온라인 전시를 이끌어 낸다. 오프라인으로는 제공되기 힘든 관련 작품들, 적외선 촬영본, 디스플레이 과정, 큐레이터의 설명, 작가 인터뷰 등 온라인을 활용함으로써 배가 되는 서비스들로, 전시장에 서서 단면으로만 느꼈던 작품들을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게 풍부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토대로 새로운 도전들이 시도되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을 통한 전시나 공연은 거리와 시간이라는 한계를 넘어선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평가와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4)
기술혁명으로 문화에 대한 이해, 소통, 역량을 확장할 수도 있지만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문화와 예술이 기술과 경제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위기감도 높아졌다. 이동연(2018)은 인간 소외가 아닌 인간 감성의 문화를 견지해야 함을 강조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문화와 예술이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기술과 경제를 통제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미래의 문화정책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이 경제발전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인간의 창조적 상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최근에 코로나19는 ‘거리두기’의 생활화를 가져왔으며 거리두기는 우리의 생활양식들을 바꿔놓았다.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의 구입을 온라인쇼핑몰, 음식배달앱 등의 전자상거래 수단을 통해 해결하는 등 대면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형태로 바뀌었다(신기동·유민지, 2020). 특히 코로나19는 이동과 대면, 밀집을 특징으로 하는 문화·관광 분야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 장기적으로 문화수요 감소뿐 아니라 사람들의 문화활동 패턴에도 영향을 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한 문화 활동을 선호하게 되었으며, ‘언택트’가 가능한 문화활동에 자연스레 관심이 증가하였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은 코로나19로 달라진 경제, 사회 환경에 대한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일시 휴관 중에 온라인 전시를 오픈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학예사의 설명과 함께 전시회 전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를 공개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5) 공연·전시 공간인 지역 공공·민간 문화시설들은 대부분 수개월째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 문화시설들은 언택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광주 지역의 문예회관과 시립예술단은 홈페이지와 유튜브, SNS를 통해 각종 무관중 공연을 시민들에게 생중계하거나 무료로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화전당은 어린이문화원을 즐겨 찾던 어린이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도구를 만들어 지역의 국·공립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배포하는 등 유아·초등학생 교육 체험자료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국립박물관도 전시관 사이버투어, 해설이 있는 특별전 등을 운영해 언택트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언택트 문화영역을 개척하고 있다.6)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조의 ‘온라인 문화센터’를 론칭하였다. 네이버 강의 플랫폼 ‘엑스퍼트(eXpert)’ 내에 온라인으로 문화센터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 컬처클래스’를 오픈하였으며 7)최근 TV 등 여러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방구석 전시회’, ‘온라인 콘서트’, ‘방구석 응원’ 등 관객을 대면하여 직접 소통하는 것이 특징인 문화·스포츠 영역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문화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의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화는 문화정책 방향을 재검토 하는 계기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정보가 더욱 지능화되고 문화 이용자(소비자)의 요구가 실시간으로 파악됨에 따라서 문화 이용자(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또한 문화 이용자가 상상력, 아이디어, 소프트웨어 개발에 직접 참여하여 새로운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변재웅, 2017:112). 다양한 콘텐츠 발굴과 새로운 매체 접목, 디지털 콘텐츠 활용과 소비, 문화활동에서 경험중심적 소비와 참여는 경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SNS를 통해 취미생활을 자신의 개성으로 드러내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변화로 세대별 문화활동, 문화영역, 문화가치의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Ⅲ. 연구대상 및 방법
현재 한국문화는, 기본적으로 문화향유계층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문화정책 수립 및 현장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바람직한 문화정책 방향을 논하기에 앞서 문화향휴계층인 청년과 중년, 노년의 세대간 문화인식 및 차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시각과 사고를 갖는 집단들을 파악하고 해석함으로서 한국문화의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1. 분석자료 및 표본
본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실시한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데이터는 대한민국 국민이 어떠한 의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하여 1996년부터 일정 주기로 실시되고 있으며, 정부정책 방향 결정 및 추진을 위한 중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 실시된 제7회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는 2019년 8월 27일부터 9월 27일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79세 미만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표본은 통계청에서 생산하는 집계구를 확률비례계통추출법으로 추출한 후 표본가구는 현장에서 계통추출법으로 선정하였으며, 응답자는 생월법을 활용하여 가구원 중 1인을 선정하여 실시하였다. 조사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가구방문 면접조사(TAPI 활용)로 진행하였고 ‘개인 생활’, ‘결혼/가족 생활’, ‘일/여가/노후 생활’, ‘사회적지지/가치관 일반’, ‘갈등/신뢰/공정’, ‘사회일반/참여’, ‘문화/역사/정체성’, ‘북한/통일’에 대해 의식조사를 실시하였다. 이중 본 연구에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에 대한 평가 결과를 활용하여 한국문화의 세대별 의식차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설문 내용은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하여 크게 3가지 항목 첫째, 한국의 전통 문화 및 유물(한식, 한복, 한옥, 공예), 둘째, 한국의 정신문화(충·효·예 및 정(情) 등), 셋째, 한국의 대중문화(K-pop, 한국드라마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하였으며, 응답지는 4점 척도(매우 우수하다(4점), 대체로 우수하다(3점), 전혀 우수하지 않다(2점), 별로 우수하지 않다(1점)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조사에 응답한 5,100명의 성인 남녀 전체를 분석대상으로 한다.
2019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데이터는 한국문화에 대한 평가의 세대별 차이를 분석하기 위한 기초데이터로서 한국 문화의 가치관에 대해 조사한 최신자료이며, 정보를 충분히 획득할 만큼 샘플사이즈가 크므로 본 연구에 적합하다. 특히, 세대 구성원들의 가치관은 세부적인 태도를 구성하며, 행동의 근간이 되므로 세대간 차이를 살펴보기 적합하다. 또한 ‘의식’ 이나 ‘가치관’과 같이 본질적인 속성을 측정한 차별화된 자료로서 시계열 조사가 가능하고 다양한 배경변수(성별, 혼인여부, 교육, 직업, 가구소득 등)와 태도변수를 제공하여 유의미한 분석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연구의 틀과 변수의 설명
한국문화를 전통, 정신, 대중문화로 나눠 살펴보고자 하였다.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에 대해 세대간 차이가 있다고 가정하였고, 세대는 청년, 중년, 노년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두 개의 변수를 통제하는 변수는 성별, 혼인상태, 교육, 직업, 수입, 태도이다.
한국문화에 대한 평가를 위해 다음의 문항을 활용하였다. “귀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관련된 다음 항목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질문에서 3가지 항목, 즉,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에 대해 각각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았다. 응답지는 3점 척도로 제시하였으며, 1점은 “전혀/별로 우수하지 않다” 2점은 “대체로 우수하다” 3점은 “매우 우수하다”를 의미한다. 이 밖에 성별, 연령, 지역, 혼인상태, 교육수준, 직업, 가구수입, 종교, 이념성향 등의 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일반적 특징을 도출하였다.
한완상(1991:251∼252)은 일찍이 한국사회의 세대문제에 주목하여 “당면한 여러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해명함에 있어 계급·지역·성별 등의 변수들의 예견력에 견줄만한 독립적 예견력을 세대변수가 지닐 수 있고, 현실적으로 계급갈등과 지역갈등에 못지않은 심각한 구조적 갈등이 세대갈등”이라 보았다.
본 연구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세대간 차이를 분석함에 있어 세대구성(혹은 세대구분)의 문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현 시점의 한국사회가 역사적 경험과 세대특성을 달리하는 어떤 세대들로 구성되었는가의 문제이다. 세대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세대라는 개념이 연구의 성격에 따라 다의적이고 자의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김수정, 2014:72). 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세대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나누고, 각 세대의 명칭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박재흥, 2005)에 대한 논의 결과 본 연구에서는 생애주기 단계에 따라 나이를 10년 단위로 나누거나, 청년세대나 노년세대, 실버세대와 같이 생애주기 단계나 그 상징을 세대의 이름으로 구분하는 연령과 생애주기에 따른 구분(박재흥, 2009:16∼17)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는 세대를 구분하고 세대별 특징을 살펴보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연구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청년, 중년, 노년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원 데이터를 19세∼39세까지 청년층, 40세∼59세까지 중년층, 60세∼79세까지 노년층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으며, 기존의 세대구분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연령과 생애주기에 따라 세대구분을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세대변수는 만19세에서 79세의 성인남녀 데이터를 19세∼39세까지 청년층, 40세∼59세까지 중년층, 60세∼79세까지 노년층으로 구분하여 한국문화에 대한 세대별 인식과 차이를 살펴보았다.
혼인상태는 미혼, 기혼, 이혼/사별 세 개의 항목으로 구분하였다. 평균적으로 기혼이 전체의 63.3%를 차지하고 미혼 31.3%, 이혼/사별 5.4%순으로 조사되었다. 청년은 미혼비율이 73.6%로 높게 나타났으며, 중년은 기혼비율이 90.4%를 차지하였다. 노년은 기혼(85.0%)비율이 높지만 이혼이나 사별도 14.2%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중학교 이하, 고등학교. 대학교 이상 세 개 항목으로 구분하여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전체의 48.7%가 대학교 이상, 고등학교 40.6%, 중학교 이하가 10.8%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교육수준의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청년층의 78.0%가 대학교 이상으로 나타나 중년층 44.4%, 노년층 10.3%와 큰 차이를 보인다. 노년층의 경우 중학교 이하 학력도 37.8%를 차지한다.
직업은 무직, 관리직·전문직. 사무직. 서비스직, 노동직, 1차 산업의 여섯 개 항목으로 구분하였다. 평균적으로 무직 27.9%, 관리직·전문직 21.1%, 서비스직 20.5%, 사무직 18.7%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청년층과 노년층은 각각 30.8%, 37.9%로 무직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청년층의 경우 사무직(29.2%)과 서비스직종(25.9%)이 높게 나타났다. 중년층은 관리직·사무직(30.3%), 서비스직(22.1%), 사무직(19.4%) 순으로 나타났으며, 노년층은 관리직·사무직(27.6%)과 노동직(16.0%)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가구수입은 백만원 미만부터 팔백만원 이상까지를 11점 서열척도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100만원 미만, 100만원-149만원, 150만원-199만원, 200만원-249만원, 250만원-299만원, 300만원-399만원, 400만원-499만원, 500만원-299만원, 600만원-699만원, 700만원-799만원, 800만원 이상으로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 전체평균 6.4점으로 월평균 350만원 수준을 보이며, 청년층 300만원 대, 중년층 400만원 대, 노년층은 200초중반의 소득수준을 보였다. 그밖에 종교와 지역변수는 태도를 분석하는 연구에서 자주 분석되는 항목이지만 이 연구에서는 분석결과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아서 제외하였다.
<태도변수 1>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질서’에 대한 인식을 10점 척도로 살펴보았다. 개인의 자유보다 사회적 질서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1점으로, 사회적 질서보다 개인적 자유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10점으로 제시하였다. 응답결과 평균값 5.5점으로 ‘개인의 자유를 사회적 질서보다 우선해야한다’ 는 의견과 ‘사회적 질서를 개인의 자유보다 우선해야한다’는 의견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세대별로 큰 차이는 없으나 청년층은 평균 5.6점으로 개인의 자유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왔으며, 노년의 경우 5.3점으로 사회적 질서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사회적 질서보다 자유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에 한국인의 문화성향을 집단주의-개인주의 차원에서 살펴보았던 연구(박혜경·김상아, 2018:5∼37)에서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집단주의 성향이 개인주의 성향보다 더 강해진다는 결과를 보여 위 결과를 뒷받침 하고 있다.
<태도변수 2>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관련한 것으로 “나는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나는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문항에 대해 3점 척도로 살펴보았다. 평균값은 2.3점으로 대체로 자랑스럽다는 의견을 보이며, 고령일수록 그렇다는 응답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2.2점으로 나타나 낮은 연령일수록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증가하였다.
Ⅳ. 분석결과
1. 한국문화의 세대별 평가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에 대한 세대별 평가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전통 문화 및 유물(한식, 한복, 한옥, 공예), 한국의 정신문화(충·효·예 및 정(情) 등), 한국의 대중문화(K-pop, 한국드라마 등) 세 가지 영역에 대해 ‘우수하다’는 의견이 각각 92.9%, 85.1%, 92.2%로 조사되어 국민 대다수가 한국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그중 전통문화와 대중문화는 우수하다는 의견이 90%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대중문화는 ‘매우 우수하다’는 의견이 36.2%로 세가지 중 가장 높게 조사되었다. 김수정(2014:70)에 의하면 오늘날 대중문화는 그 중요성 측면에 있어 다른 영역을 능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았다. 그 이유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이 10대나 20대만이 아닌 3∼40대, 그리고 50대 이상의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대중문화 영역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연일 인터넷에서 화재가 되고 있는 현실은 이 같은 상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정신문화의 경우 우수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우수하지 않다는 의견도 14.9%를 차지한다. 전통문화나 대중문화에서 조사된 7.0%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전통문화나 대중문화에 비해 부정적인 의견이 두드러진다.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에 대한 세대별 평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우수하지 않다’는 의견은 10% 미만으로, 우수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매우 우수하다”의 세대별 평균이 28.3%일 때, 청년과 중년은 평균값에 못 미치는 반면, 노인은 평균값을 상회하는 30.2%로 조사되었다. 노년으로 갈수록 전통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별로 우수하지 않다”는 의견은 중년과 노년에서 평균값(7.2%)보다 낮게 나타난 반면, 청년은 전체 평균을 웃도는 수치(8.6%)를 보인다. 따라서 청년층은 노년층보다 전통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결과적으로 전통문화는 우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나이가 들수록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신문화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우수하지 않다’는 의견도 세대별로 높게 조사되었다. 전통문화나 대중문화에서 ‘우수하지 않다’는 의견이 7.0∼8.0%인 것과 비교하여 정신문화에서는 평균 15.0%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이나 대중문화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확연하게 두드러진다. 정신문화는 전통문화와 마찬가지로 노년으로 갈수록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가 증가한다. “매우 우수하다”는 평균값이 23.8%일 때 청년은 21.1%인 반면, 노년은 28.2%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우수하지 않다”의 평균이 14.9%일 때, 청년층에서는 17.7%로 노년층에 비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나이가 젊을수록 정신문화를 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우리의 근현대사와 맞물려 급격한 변화를 거쳐 왔다. 만하임(Mannheim, 1952)이 지적한 것처럼 출생코호트가 경험하게 되는 역사적 사건들이 각 세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듯, 현존하는 한국의 각 세대들은 이 같은 대중문화의 역사적 흐름 속에 저마다 영향을 받아 대중문화에 근거한 각기 다른 생각과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대중문화 영역이 정치, 경제, 사회 영역과 함께 중요한 세대 구분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김수정, 2014:69).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세대별 평가 결과 대중문화는 ‘매우 우수하다’는 의견이 평균 35.7%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청년층에서는 ‘매우 우수하다’는 의견이 40% 가까이 나타나고 있어 10명 중 4명은 대중문화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중문화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값(35.7%)이 전통문화(28.5%)와 정신문화(24.3%)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통문화에서는 우수하다는 답변중에 ‘대체로 우수하다’는 결과값이 높게 나타났지만, 대중문화는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청년, 중년, 노인은 대중문화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을수록 대중문화를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평균값을 통해 세대별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그림 6>는 한국문화에 대한 세대별 평균값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3점 척도(1점= “전혀/별로 우수하지 않다” 2점= “대체로 우수하다” 3점= “매우 우수하다”)로 나타난 항목별 평균값을 살펴보면 전통문화 2.21점, 정신문화 2.08점, 대중문화 2.28점으로 3개 항목 중 세대를 막론하고 대중문화에 대해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정신문화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서는 청년층 2.18점, 중년층 2.20점, 노년층 2.25점으로 나타나 나이가 들수록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청년과 중년사이의 점수 차이가 0.02점인 반면, 중년과 노년의 차이는 0.05로 노년층에서의 긍정적 평가가 두드러진다.
정신문화 역시 청년 2.03점, 중년 2.10점, 노년 2.16점으로 노년으로 갈수록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정신문화는 청년과 중년의 점수 차이(0.07점)와 중년과 노년의 점수 차이가 0.06점이며, 청년과 노인의 차이는 0.13점으로 세대별 점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전통문화와 마찬가지로 노년으로 갈수록 정신문화에 대해 우수하다고 평가하였다. 반면에 대중문화는 청년층 2.32점, 중년층 2.28점, 노년층 2.23점으로 나타났으며, 젊을수록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문화에서도 청년과 중년의 점수 차이가 0.04점, 중년과 노년의 점수 차이가 0.05점으로 나타나고 있어 세대별 유사한 점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 중 정신문화에 대한 평가가 낮은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정신문화를 구성하는 충·효·예 및 정(情) 등은 전통문화나 대중문화에 비해 추상적이며 모호하다. 시각화 되거나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고 지나치게 옛것이라는 이미지가 반감을 부르기도 한다. 정신문화에 대한 평가가 낮게 도출된 이유를 심도있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신문화는 노년으로 갈수록 우수하다는 평가를 하였고, 대중문화는 젊은층으로 갈수록 우수하다는 평가를 하였다. 청년층은 대중문화(2.32점), 전통문화(2.18점), 정신문화(2.03점) 순서로 우수하다고 평가하였으며, 중년층도 대중문화(2.28점), 전통문화(2.20점), 정신문화(2.10점) 순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하였다. 노년층은 한국의 전통문화(2.25점), 대중문화(2.23점), 한국의 정신문화(2.16점) 순서로 평가하여 세대간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한국문화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한국문화에 대한 평가 즉, 전통문화와 정신문화 그리고 대중문화에 대한 평가를 종속변수로 하여 세대별 차이를 살펴보았다. <모델 1>은 종속변수와 독립변수(세대변수)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모델 2>는 종속변수와 독립변수 그리고 배경변수를 넣어 회귀분석을 진행하였다. <모델1>의 경우 대부분 유의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전통문화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청년이나 중년에 비해 노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신문화의 경우 중년과 노년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였으며, 대중문화는 반대로 중년과 노년에서 문화적 가치가 덜 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2>는 한국문화에 대한 평가를 종속변수로 하여 세대별 독립변수와 성별, 혼인상태, 교육수준, 직업, 가구수입 등 배경변수를 살펴보았다.
전통문화를 살펴보면 기혼자에 비해 이혼 또는 사별한 경우 전통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전통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직업은 대체로 결과값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직업군 중 서비스직군에 있는 사람들은 전통문화의 가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태도 2>의 정체성이 높을수록 전통문화를 매우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나는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나는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한국문화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에 대한 애착과 긍지가 높을수록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정신문화를 살펴보면, 전통문화와 마찬가지로 이혼 또는 사별한 경우 정신문화에 대한 평가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성별, 직업과 가구수입은 결과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전통문화와 같이 <태도 2>의 국가와 국민에 대한 정체성이 높을수록 한국의 정신문화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대중문화를 살펴보면, 중년과 노년에서는 대중문화의 가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대중문화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혼인상태는 결과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에서 살펴본 전통문화와 정신문화는 이혼이나 사별했을 때,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중문화에서는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미루어 짐작하면 전통과 정신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중년과 노년에서 이혼 또는 사별한 경우가 청년보다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청년에 비해 중년과 노년의 이혼 및 사별한 비율이 높기 때문에 앞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본 세대별 차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가구수입도 전통과 정신문화와는 달리 대중문화에 대한 평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문화와 같이 직업군 중 서비스 직군에 종사할수록 대중문화에 대해 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태도변수와 관련해서는 앞서 살펴본 2개 영역(전통문화, 정신문화)과 동일하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높을수록 대중문화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태도 1>8)의 회귀분석 결과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대중문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에서 공통적으로 한국, 한국인, 한국역사에 대한 정체성이 높을수록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전통문화와 정신문화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은 유의성을 보인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관련한 자부심이 높을수록 전통문화와 정신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형성되어온 전통문화와 정신문화는 한국인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형성해온 문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한국인에게 내재된 우리 고유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회귀분석 결과, 몇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여성의 경우 대중문화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둘째, 가구수입이 증가할수록 대중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셋째,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전통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이 높을수록 전통, 정신, 대중문화 모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류 등 대중문화의 특징을 살펴보면 여성이 주요 소비자가 되어 드라마, 아이돌, 연예인, 브랜드, 캐릭터에 애정을 같고 비용과 시간을 과감히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성의 공감대를 얻고,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대중문화는 수많은 파생상품을 생산하며, 점차 새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여성들은 특히 대중문화를 소비하며 소통하고, 삶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얻는다. 만족감은 대중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나타난다. 기성세대의 남성중심의 문화에 대한 반발, 기존 사회제도나 관습, 기득권 문화에 대한 반대심리가 새로운 대중문화에 대한 욕구로 표출되며,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응과 변화를 주도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소득이 사람들의 직접적인 문화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인과적으로 설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부르디외(2005)가 지적하듯이 소득과 교육은 문화의 계급적 향유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높은 소득이 위계적 문화의 상층과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박해광·송유미, 2007:97).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99)의 『2017 문화다양성 실태조사』결과, 국민들이 생각하는 문화다양성 정책의 우선순위가 소득에 따른 문화소외(75%)로 조사되었다. 소득이 높으면 다양한 양질의 문화를 폭넓게 향유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 비용지불에 대한 부담으로 문화를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대중문화는 현대사회에서 문화산업으로 발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상품과 브랜드, 굿즈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소비를 통해 즐거움과 만족감을 얻는다. 수입이 높을수록 더 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대중문화인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전통이나 정신문화는 보편적인 문화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였다. 생소하고 일상적이지 않은 전통문화와 정신문화는 시장에서 유통되고 보급되기 어려운 구조로 소비를 이끄는 동력이 부족하다. 관 주도의 전통문화 육성은 정체성, 관습, 역사와 연결되어 무겁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특징을 보인다. 몇몇 소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같고 그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통문화는 상품화, 브랜딩, 관련 문화산업들이 제한적으로 성장하면서 대중의 흥미와 문화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전통문화나 정신문화에 비해 대중문화가 유독 수입과 연관되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유독 전통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학력과 문화적 취향과 관련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는데,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문화에 대한 정의와 예술적 취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박해광·송유미(2007:97)의 연구에서도 종졸 이하 저학력 집단은 문화를 압도적으로 문화 예술로 이해하는 반면, 고졸 집단은 또한 압도적으로 문화를 전통문화로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에서 학력수준과 문화적 취향이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왜 그런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Ⅴ. 결 론
세대별 문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중장년층일수록 청년층에 비해 대중문화의 가치에 대해 낮게 생각하였다. 예상하였듯이 특정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 공유하는 문화에 기반하여 정체성을 인식하였다. 문화인식에 대한 세대간 차이는 세대별로 문화정책의 방향성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가가 문화경제의 융성과 문화복지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세대별 차이를 인식하고 문화정책의 방향성과 목적을 검토해야 한다. 세대간 갈등과 문화 소외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점진적인 한국 문화 진흥을 위해서 국가는 세대간 교류와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문화교류의 긍정적 기능들과 필요성, 그리고 소통을 기반으로 한 문화정책 방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왔다.
윤지영(2020:1∼15)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장소성에 의한 체험과 그로 인한 감성 공유는 공유가치를 형성하고 스토리를 통한 문화 창출은 지속적인 도시 이미지 강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전상진(2010:139)은 문화정책은 특정 집단의 습관/문화를 추종하더라도(내재화하더라도) 자신의 문화적 소속을 배타적으로 강조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며, 각 세대의 생활세계에 대한 경험 교환, 아니면 세대간 학습(Generationales Lernen)을 제도화하여 만남의 기회를 상시·상설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문화생산과 향유의 공동 참여도 장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노인들이 어떻게 대중문화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젊은 세대에 어떻게 전통문화를 경험하게 하고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최근의 기술발달은 쉽고 자연스럽게 문화의 접근성과 소통의 기회를 넓혀주었다.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에 접근성이 강화되었고, 문화경험과 참여기회의 확대는 소비를 확장시킨다. 다양한 콘텐츠 발굴과 새로운 매체의 접목은 또 다른 문화를 창출한다. 장년층의 디지털 콘텐츠 활용 및 소비 증가와 청년층의 과거문화 향유 등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 세대를 초월한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는 문화현상도 종종 발견된다.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팬클럽 아미는 다양한 나이, 계층과 인종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 인종, 성별을 넘어 문화적 감성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2020년 연말 나훈아 비대면 공연9) 역시 공연 방청 신청이 해외서도 쇄도하여 서버가 일시 다운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과 이슈를 생산했다. 객석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앵글과 편집을 통해 대면 공연과는 또 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었고, 공연장을 직접 찾기 어려웠던 사람들을 수용하고, 외국인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춰지는 등 장기적으로 공연 관람 저변 인구 확대하였다. 세대와 인종, 공간을 초월하여 문화향유 기회를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젊은 감각의 트로트 부활과 방탄소년단과 아미활동은 한국 문화정책의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통문화, 정신문화, 대중문화를 아우르는 인간중심형서비스와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콘텐츠개발, 소통과 교류를 기반으로 한 가치형성을 위해서 국가는 어떤 지원과 역할을 해야 할 지 장기적인 기획과 전략이 논의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대간 문화교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세대간 문화차이를 해석하고 통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양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향후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적 접근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867940&code=61121111&cp=nv)
(http://www.ezy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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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인하대학교에서 도시계획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국토연구원, 건축도시공간연구원에서 재직한 바 있으며, 현재는 용산구청 기획예산과에 재직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도시공원, 도시문화, 사회정책, 지역재생 등이다.
University of Chicago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세대 간 관계, 가족 구성원관 관계, 조사연구방법론 등이다. 최근에는 생활시간조사자료를 이용하여 여가활동, 자녀양육 등에 사용한 시간에 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