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에 관한 탐색 연구
초록
최근 지역 사회적 자본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연구는 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지역 거버넌스 구축의 자산으로 평가받는 지역 사회적 자본 접근법을 수원시에 적용하여, 첫째, 수원시 지역 사회적 자본의 사회경제적 특징을 추출하고, 둘째, 지역 자긍심과 민주주의 성과 간의 인과성을 분석할 것이다. 연구방법론은 이메일을 이용한 설문조사를 통한 계량적 연구 방법을 실시할 것이다. 분석 결과, 첫째, 수원시 사회적 자본은 수원시 특색에 맞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었다. 둘째, 수원시민 자긍심을 결정하는 지역 사회적 자본의 변인은 지역 공적신뢰 등 변인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셋째, 수원시의 지역 사회적 자본이 민주주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주로 신뢰 변인이었다.
Abstract
This study attempts to identify and prove the importance of local social capital. The study analyzed the characteristics of local social capital, focusing on Suwon City, which is growing into a large city with a population of over 1.2 million. In detail, first, the characteristics of social capital in Suwon-si were analyzed, and second, the influence of pride in grasping the sense of solidarity as a local citizen and the performance of democracy was examined. As for the research methodology, a quantitative research method will be conducted through a questionnaire survey using e-mail. As a result of the analysis, first, Suwon's social capital was developing in a form that fits the characteristics of Suwon City. Second, it was confirmed that the variable of local social capital that determines Suwon citizens' pride has a stronger regional tendency. Third, the variable that influences the satisfaction of democracy in Suwon's local social capital was mainly the trust variable.
Keywords:
local social capital, democracy, pride, trust, norms of reciprocity키워드:
지역 사회적 자본, 민주주의, 자긍심, 신뢰, 호혜성의 규범Ⅰ. 서 론
정치학 연구에서 사회적 자본에 관한 관심이 제기된 지도 30여년이 경과하고 있다. 1993년 로버트 퍼트남(Putnam, 1993)의 『Making Democracy Work: Civic Traditions in Modern Italy』의 이탈리아 지역연구에서 사용된 사회적 자본 접근법은 이후 정치학을 넘어 사회과학 전반의 유용한 분석틀이 되었다. 특히 사회적 자본이 제시하는 다층적 가치와 민주주의 공고화, 시민사회 활성화 등은 공동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퍼트남이 정의한 바에 따르면 “사회조직의 특성으로 신뢰(trust), 규범(norm), 수평적 네트워크(horizontal network)로 이루어진 공공재 (public goods)이며 협력적 행동을 촉진하여 사회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무형의 자산”이다(Putnam, 1993; 2000). 사회적 자본에 대한 개념 정의는 현대적이지만, 사회적 자본의 핵심 내용과 가치는 19세기 초 토크빌(de Tocqueville, 2003)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쓴 『Democracy in America』라는 명저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당시 토크빌은 사회적 자본이란 구체화한 용어는 쓰지 않았지만, 건국 초기 미국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잠재력의 근원을 자발적 결사체에서 찾고, 이를 ‘결사체의 예술(art of association)’이라고까지 평가했다. 토크빌의 선험적 연구는 후대에 이어지면서 결사체를 통한 시민참여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네오 토크빌리안(neo-Tocquevillian)”으로 계승되었다(송경재, 2010; Lewis, 2010).
많은 사회과학자가 사회적 자본에 주목한 이유는 사회적 자본 형성과 축적 이후에 나타나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공고화, 시민사회 성숙, 거버넌스 구축, 지역 발전, 시민교육 등 민주적·경제적·교육적 선순환 효과(virtuous circle effect) 때문이다(Woolcock, 1998; Norris, 2002; Diamond, 1999). 학자들은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면 시민성이 향상되고 이를 바탕으로 참여 지향이 강한 시민사회를 가질수록 높은 시민성이 사회화되고(socialization function), 연계와 협력의 수평성, 신뢰, 규범이 더욱 향상된다고 보았다. 그런 맥락에서 퍼트남은 민주주의 강화의 핵심적인 요소로서 사회적 자본 형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시민 공동체와 결사체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보았다(Putnam, 2000; 송경재, 2010: 125~150; Diamond, 1999: 227).
최근 들어 사회적 자본 연구는 확장되어 지역연구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기실 지역연구는 중앙정부와 함께 지역에서, 협력과 지역 거버넌스(local governance) 구축, 지역분권이란 담론까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1991년에 지방자치제도가 제도적으로 부활한 이후 지역 문제는 주요한 연구 어젠다가 되었다. 이에 한국도 중앙 집중적인 국가정치 시스템을 탈피하고 권한을 지역에 위임하여 균형적인 발전과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는데(김형기, 2019), 사회적 자본 접근은 좋은 분석틀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역 단위의 민주주의, 지역분권이 중요한 이유는 지역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지역 사회적 자본 형성과 축적이 낮은 차원에서의 풀뿌리 시민사회 형성과 확장이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민주주의적인 토대가 될 것을 기대한다(Diamond, 1999; 이재은, 2005). 지역 사회적 자본 축적을 통해 지역의 민주적인 역량을 강화하며, 중앙정부의 감량화로 정부 효율성 증대, 거버넌스 구축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여러 장점이 확인된다. 최근에는 지역의 가장 작은 단위이자 공동체인 마을이나 촌락을 중심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이 시작되고 있으며 지역 민주주의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이같이 지역 문제는 단순히 지역공동체 내의 문제해결만이 아닌, 거시적 차원에서 국가적 문제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최길수·정영윤·방정희, 2013; Putnam, 1993; 송경재, 2019).
이상 사회적 자본 연구자들이 지역연구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여 본 연구는 수원시를 분석대상으로 하여 지역 사회적 자본의 측정과 특성, 지역 민주주의 성과에 관한 연구를 시도하고자 한다. 수원시는 고려 시대인 940년(태조 23) 수주(水州)로 불리다가 수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1949년 8월 15일 수원시로 승격되었다. 1967년 6월 23일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경기도의 중심 도시로 성장했다. 이후 수원시는 양적·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하여 2020년 12월 현재 인구 1,221,905명의 거대도시로 성장했다. 울산광역시가 118만명임을 고려하면 수원시는 광역자치단체보다 큰 도시로 성장했다. 이처럼 수원시의 양적 팽창은 급격히 진행되었고 2010년 이후 도시발전 축이 정립되면서 단계적으로 구도심권과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급속한 수도권 인구팽창과 교통통신 발전으로 수원시는 수도권 도시 중에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이러한 조건에서 수도권 거대도시로 성장한 수원시 사회적 자본 연구는 지역 거버넌스를 위한 거주민 자긍심. 민주주의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좋은 주제가 될 것이다.
세부적으로 이 연구는 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지역 거버넌스 구축의 주요 자산으로 평가받는 지역 사회적 자본 접근법을 수원시에 적용하여, 지역 자긍심과 민주주의 성과 간의 인과성을 분석할 것이다. 연구는 지역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축적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선순환 효과를 인지하고 수원시를 분석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는 첫째, 수원시 사회적 자본을 분석하여 수원시 사회적 자본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도출하고, 둘째, 지역 사회적 자본의 구성요소별로 지역민으로서의 연대 의식을 측정할 수 있는 자긍심과 민주주의 성과(performance of democracy)에 어떤 인과성을 가졌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방법론은 이메일을 이용한 설문조사를 통한 계량적 연구 방법을 실시할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SPSS ver 25를 활용하여 요인분석, 신뢰성 분석, 일원분산분석, 다중회귀분석 등으로 가설을 검증할 것이다. 그러나 수원시라는 한정된 지역연구인 관계로 설문조사기관의 패널데이터 한계로 인해 이 연구는 시론적·탐색적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 일정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구에서는 수원시 지역 사회적 자본의 설문조사를 통하여 수원시 사회적 자본의 특징을 추출하고, 사회적 자본이 지역민의 자긍심과 민주주의 성과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심도 있게 제시할 것이다.
Ⅱ. 이론적 논의
사회과학계에서 사회적 자본연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회적 자본 접근법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효과와 연관되어 있다.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사회적 자본이 신뢰와 호혜성의 규범, 수평적 네트워크를 축적하여 민주주의 대표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시민참여의 선순환 효과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은 알몬드와 버바(Almond, & Verba, 1963)가 강조한 바람직한 시민문화의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사회적 자본 논의는 민주주의 공고화, 결사체의 복원, 연대와 협력 강화, 참여적 시민문화 형성 가능한 거버넌스를 만드는 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Lim & Song, 2019: 419~442; Diamond, 1999). 그렇다면 왜 사회과학계에서 사회적 자본이 주목받고 있을까? 그 이유는 사회적 자본 연구자들이 현대 민주주의 위기의 요인을 시민참여 쇠퇴와 결사체의 해체, 사회구성원의 다원적 시민의식 하락, 신뢰와 호혜성의 규범 감소로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Putnam, 2000; Fukuyama, 1999).
지역 차원의 사회적 자본 연구 역시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해서 자발적인 시민성의 회복과 참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퍼트남(2000), 후쿠야마(Fukuyama, 1999), 루이스(Lewis, 2010) 등을 위시한 많은 사회적 자본 연구자들은 지역 차원에서도 강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의 세부 구성 요소들인 일반신뢰, 공적신뢰, 호혜성의 규범과 수평적 네트워크의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자본이 소개된 초창기 지역 연구는 주로 국가나 국제적 차원의 경제적 성과와 민주적 거버넌스 운영, 민주주의 이행 등에 한정되어 분석되었다. 그렇지만 사회적 자본 축적이 미치는 효과가 정치·행정적인 분야를 넘어서 사회적·문화적·교육적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웰빙(social well-being) 차원에서 사회적 자본을 주목하는 등 다양한 층위에서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송경재, 2019; OECD, 2001; Wolcock & Narayan, 2000). 한국에서는 지역분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지방정부에서 지역 사회적 자본의 다양한 층위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경훈·안영훈·김건위, 2012). 그리고 지역 사회적 자본은 UN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주요한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Verbeek & Dill, 2017). 알려져 있다시피 SDGs는 향후 2030년까지 지구사회가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어젠다를 제시한 것이다. 여기에 지역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지역 사회적 자본 연구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학자는 앞서 소개한 퍼트남(1993) 이다. 그는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 사회적 자본을 비교하여 분석했다. 그는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 지역의 민주주의 성과와 경제적 효과에 관한 비교연구를 통해서 사회적 자본 차이가 시민문화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역 사회적 자본이 국가 차원과는 다르게 발전하면 시민의식, 참여행태, 민주주의 제도 만족도와 성과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퍼트남은 지역의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기 위하여 이탈리아 지역 사회지표로 분석하고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 문제까지 제기한 바 있다. 퍼트남의 지역연구는 국가 차원의 사회적 자본 연구와 함께 지역연구의 중요성을 확인해주었다.
한편, 국가 내에서의 사회적 자본과 함께 지역 차원에서 비교 접근하는 방식의 중요성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일랜드(Ireland)의 National Economic and Social Forum(NESF, 2003)은 지역 사회적 자본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NESF는 지역 사회적 자본의 형성은 단순한 연구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결국 국가정책과 연관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NESF는 아일랜드의 지역 사회적 자본 조사를 통해서 사회적 자본의 쇠퇴 위험성을 경고하고 시민참여와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18~29세의 젊은 세대와 65세 이상 세대가 도시보다는 지방에 살수록, 경제적 형편이 안 좋은 경우 사회적 자본이 쇠퇴하고 시민참여도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NESF는 아일랜드에서의 지역 사회적 자본이 단순히 국가나 지역 내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간의 연계(linkage)와 협력과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적 자본의 축적은 시민적 덕성을 강화하고 지역 민주주의가 발전한다고 보았다(NESF, 2003: 4~6).
호주 5개 지역 사회적 자본을 분석한 오닉스와 뷸렌(Onyx & Bullen, 2000: 23~42)은 선행 연구자들의 사회적 자본 개념을 지역에 적용했다. 그들은 콜먼(Coleman)과 퍼트남(Putnam) 등의 작업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상호, 신뢰, 사회 규범, 공통 및 사회 기관에 참가하는 관점에서 지역 사회적 자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호주의 2개 농촌 지역, 2개 대도시 지역 및 시드니의 1개 도심 지역 설문조사에서 호주 지역 사회적 자본 지표 중에서 신뢰와 커뮤니티 시민참여 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 민주주의 성과와 인과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세계은행(World Bank)의 지역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 연구도 지역의 사회적 자본 형성에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세계은행의 그루타어트와 반 바스트라이어(Grootaert & van Bastelaer, 2002)는 지역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이들은 10개 지역의 사례 비교연구에서 사회적 자본 형성이 지역과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요인이 됨을 확인했다. 특히 세계은행은 지역 사회적 자본 축적에 따라, 사회적 배제, 젠더, 아동 및 청소년, 범죄, 지역 민주주의 거버넌스 등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한편, 지역 사회적 자본 연구는 단순히 오프라인 연구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에서 지역 사회적 자본의 형성이 오프라인 시민참여와 민주주의 강화에 연계된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피츠버그(Pittsburgh) 사이버 커뮤니티(HomeNet) 연구에 따르면,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사회적 자본 형성이 오프라인과 연계성이 있음을 확인했다(Kraut et. al., 2002: 49~74). 연구자들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형성이 지역 사회적 자본 형성에 도움이 되고 지역 오프라인 시민참여와 민주주의에도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고 분석했다(송경재, 2015에서 재인용).
한국의 지역 사회적 자본 연구는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분권, 민주적 거버넌스, 연대감 증진 차원에서 연구가 활발하다. 역시 지역 사회적 자본의 효과와 관련하여 다양한 성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정치학과 행정학, 경제학, 교육학 등 사회과학 전반에서 연구가 활발하다(이재은, 2005; 김성권, 2005; 박희봉, 2009; 송경재, 2015; 진관훈, 2012; 김민지·임은옥, 2019). 최근에는 국가를 단위로 한 사회적 자본 연구에서 <표 1>과 같이 한 단계 다운시킨 지역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Ⅲ. 연구 설계
이상 선행 연구자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의 설정과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의 조작화(operationalization)가 필요하다. 지역 사회적 자본을 분석한 많은 연구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측정 변인을 사용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의 핵심 구성요소는 신뢰와 호혜성의 규범, 네트워크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Norris, 2002; Lewis, 2010). 다수의 연구자는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는 데 있어 인지적이고 심리적인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측정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 자본의 다층적 차원의 접근과 함께 신뢰와 호혜성의 규범, 네트워크를 주요한 구분 변인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자본의 성과 변인을 별도의 변인으로 측정한다. 이 연구에서도 세계은행, OECD, 미국 등의 선행 지역 사회적 자본 연구자들의 측정 변인을 분석하여 한국적 적용 가능한 문항들을 차용하여 변인을 측정하고자 한다.
기존의 3개 영역의 사회적 자본 측정지표를 세분화한 연구는 다양하다. 먼저, 세계은행은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는 실증적인 도구를 개발하여 학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4년 사회적 자본 측정 도구(Measuring Social Capital)를 개발했다. 주요 측정지표는 신뢰, 호혜성의 규범, 네트워크를 기본 축으로 각각의 영역을 세부 측정했다. 세부영역은 집단 및 네트워크(Group and Network), 신뢰 및 유대(Trust and Solidarity), 집합행동 및 협동(Collective Action and Cooperation), 정보 및 의사소통(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사회적 응집력 및 포섭(Social Cohesion and Inclusion), 권능 강화 및 정치행동(Empowerment and Political Action)이다(Grootaert et al., 2004; 조권중, 2010: 41~42).
OECD 역시 사회적 자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존 신뢰와 호혜성의 규범과 네트워크를 비롯하여 삶의 질, 지역 거주의 만족감과 자긍심, 건강한 노년, 이민자의 통합,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의 이슈를 추가했다. 이를 위해서 OECD는 사회통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에나 그룹(Sienna Group)에서 사회적 자본 지표를 체계적으로 구축하였다. 범주는 사회참여(Social Participation)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 시민참여(Civic Participation) 등으로 측정한다(OECD, 2001).
미국은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적 자본의 측정연구가 진행 중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하버드대학교 퍼트남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사구아로(Saguaro) 세미나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퍼트남은 사회적 자본 연구의 대가로서 미국 내에서 측정과 체계화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 자본 하위 구성요소를 추출하여 100개가 넘는 설문조사 문항으로 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부터 조사를 하고 있다. 핵심요소인 신뢰, 호혜성의 규범과 수평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부 구성요인은 신뢰(일반신뢰와 공적신뢰), 친구 관계의 다양성, 정치참여, 시민 리더십 및 관계 기관 참여, 비공식적 사회유대, 기부 및 자원봉사, 신앙활동, 지역 공동체 활동과 자부심, 시민참여의 평등 등 8개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상 선행 연구에서 확인된 개념과 측정지표들을 바탕으로 본 수원시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기 위한 변인은 다음과 같다. 연구에서 참조한 사회적 자본 측정 설문조사는 세계은행과 OECD, 미국, 일본, 세계가치조사와 국내 연구자들의 다양한 설문을 바탕으로 한국적 특성에 맞는 신뢰, 호혜성의 규범, 네트워크 변인을 추출하였다. 다만 사회적 자본의 다양한 측면을 설문조사에서 모두 포함해야 하는데 이메일 문항 수의 한계로 인해 중요 문항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다.
그리고 종속변수는 사회적 자본의 지역민으로서 자긍심과 민주주의 만족도를 측정했다. 퍼트남(1993)과 NESF(2003), 루이스(2010), 오닉스와 뷸렌(2000), NESF(2003) 등의 연구에서도 확인되지만, 지역민으로서 자긍심은 지역밀착형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연관성이 있다. 지역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사회적 자본의 선순환이 가능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주의 만족도 역시 지역 사회적 자본을 측정한 성과지표로써 많이 논의되고 있다(Putnam, 2000; Fukuyama, 1999). 이 연구에서는 기존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는 변인을 바탕으로 최길수·정영윤·방정희(2013), 조권중(2010) 등이 제시한 지역사회에 대한 자긍심과 민주주의 만족도를 파악하여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축적이 지역 발전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측정할 것이다.
이상의 설문 문항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했다.
가설 1 : 수원시 지역 사회적 자본은 신뢰, 호혜성 규범, 네트워크 변인별로 사회경제적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설 2 :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결정하는 사회적 자본 변인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설 3 : 수원시민의 민주주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사회적 자본 변인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Ⅳ. 지역 사회적 자본 분석
1. 표본 개요
수원시민의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기 위한 조사는 표준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전문 조사기관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에서 2020년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진행되었다. 표본은 성별 할당은 준수되었으나, 연령별 할당은 조사기관의 패널 수 한계로 인해 60대 이상이 할당되지 못했다. 이는 50대를 추가로 조사해서 보완했다.1) 설문조사 메일은 2,627통을 발송하여 응답 완료자는 237명으로 응답률은 9.02%이다. 이 표본 중에서 대상 초과와 불성실 데이터를 마이닝하여 최종 표본 221명을 추출하였다.
표본의 개요는 먼저 남성은 111명(50.2%), 여성은 110명(49.8%)로 추출되었다. 연령 역시 인구통계학적인 비중을 고려하여 18~29세는 45명(20.4%), 30대 45명(20.4%), 40대 43명(19.5%), 50대 50명(22.6%), 60대 이상 38명(17.2%)로 구성되었다. 학력은 대재와 대졸이 161명(72.9%)으로 가장 많았고 고졸이 36명(16.3%), 대학원 재학 이상 23명(10.4%)가 뒤를 이었다. 소득은 300만원 미만 46명(20.8%), 301~600만원이 100명(45.2%), 601~900만원 45명(20.4%), 901만원 이상 30명(13.6%) 이다. 수원시 거주기간은 20년 이내는 134명(60.6%), 20년 이상은 87명(39.4%)로 집계되었다. 마지막으로 거주구별 비중은 장안구 51명(23.1%), 권선구 79명(35.7%), 팔달구 32명(14.5%), 그리고 영통구 59명(26.7%) 이다.
2. 요인분석 및 신뢰성 분석
먼저 사회적 자본을 측정한 변인들에 대한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과정에서 공통성(communalities) 값이 0.5 이하는 분석에서 단계적으로 제외했다. 이 중에서 고유치(eigen value)가 유의미한 요인들은 모두 4개이며, 이들은 전체 분산의 65.478%를 설명하고 있다. 분석에서 추출된 4개 요인에 대해 공통적인 속성을 파악한 후 요인 1(F1)은 ‘일반신뢰’, 요인 2(F2)는 ‘공적 신뢰’, 요인 3(F3)은 ‘호혜성 규범’, 요인 4(F4)은 ‘지역 네트워크’로 각각 명명했다.2)
요인분석에서 신뢰를 일반신뢰와 공적신뢰로 분리한 것은 선행 연구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신뢰의 두 측면을 반영한 것이다. 후쿠야마(Fukuyama, 1999), 조권중(2010), 임과 송(Lim & Song, 2019: 419~442) 연구에서 확인되듯이, 신뢰는 다층성을 가지며 보통 2개 이상의 영역으로 세분되는데 타인에 대한 보편적인 신뢰(일반신뢰)와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공적신뢰)로 구분한다. 이번 요인분석 결과도 선행연구와 같이 일반신뢰와 공적신뢰로 나뉘었다.
다음 추출된 요인별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다. 이를 위해 신뢰성 측정 기법인 크론바하 알파(cronbach’s α)를 조사했다. 일반신뢰 요인(F1)은 .739, 공적 신뢰(F2) .793. 호혜성 규범(F3) .539, 그리고 지역 네트워크 요인(F4) .818이 도출되어 4요인 모두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추출된 요인별 변수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내적 일관성이 있는 요인 척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설문지 항목 요인에 대한 타당도와 신뢰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가설검정을 위한 실증분석 적용이 가능하다.
3. 수원시 사회적 자본의 특징 분석: 사회경제 변인을 중심으로
먼저, 일반신뢰 요인을 사회경제 다변량 변인의 평균 차이를 비교한 일원분산분석(F검정)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일반신뢰 요인은 연령별, 학력별, 거주구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간 일반신뢰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F=.030). 그러나 연령별로는 통계적인 차이가 존재한다(F=2.732 p<.05). 고연령 집단일수록 일반신뢰 수준이 저연령 세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일반신뢰가 높은 세대는 50대로 2.3733이었고 그 뒤를 60세 이상이 2.3509이다. 학력별로도 일반신뢰 형성의 차이가 존재한다(F=2.361 p<.1). 통계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대학원 재학 이상의 고학력자가 일반신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득과 거주기간별로는 일반신뢰 요인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F=.714, 거주기간은 F=.485로 나타났다. 하지만 거주구는 일반신뢰와 통계적인 차이가 확인되었다(F=2.305 p<.1). 장안구(2.3791)가 가장 높은 일반신뢰 수준을 보여주었고, 영통구(2.2542)로 다른 구에 비해 일반신뢰가 높음을 확인했다. 전통적인 구 도심권인 권선구와 팔달구는 평균값이 2.5에도 미달하여 평균 이하의 일반신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둘째, 공적 신뢰 요인을 분석했다. 공적 신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와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수준을 종합한 신뢰수준이다. 공적 신뢰에 영향이 있는 사회경제 변인은 성과 연령 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공적 신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F=7.689 p<.001). 수원시에서는 여성(2.3659)이 남성(2.1509)에 비해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연령별로는 통계적인 차이가 존재하지만, 세부적인 차이가 존재했다(F=2.508 p<.01). 가장 높은 공적신뢰를 세대 집단은 30대 2.4111이고 다음으로 높은 공적신뢰를 보인 집단은 18~29세 2.3389, 50대 2.2950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20대와 30대가 공적기관에 대한 신뢰가 고연령층에 비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학력, 소득, 거주기간, 거주구 변인은 공적 신뢰 형성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F=.414, 소득 F=.526, 거주기간 F=.328, 거주구 F=.050으로 통계적인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셋째, 호혜성 규범 요인의 F검정 결과는 앞의 신뢰요인과는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다. 거주구별로 차이가 확인되지만 다른 변인들은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성별 변인은 남성 3.1411, 여성 3.1515로 F=.034로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었다. 연령 변인 역시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F=.636). 그리고 학력과 소득, 거주기간 변인 모두 통계적인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거주구 변인은 낮은 수준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인되었다(F=2.114 p<.1). 거주구 변인에서 영통구 3.2316, 장안구 3.1830으로 집계되어 상대적으로 다른 구에 비해 높은 호혜성 규범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호혜성 규범 요인군의 평균을 잘 살펴보면 사회경제 변인별로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변인별로 세부적인 평균 차이는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지만, 수원시의 호혜성 규범이 리커트 척도의 중앙인 2.5보다 높은 3.0포인트를 모두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수원시는 사회경제별인 별로 통계적인 차이는 없지만, 절대적인 수치에서는 상당히 높은 호혜성 규범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넷째, 지역 네트워크 요인의 F검정 결과, 성과 연령별 변인이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성별 변인은 여성과 비교해서 남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된다(F=4.6790 p<.05). 남성은 2.3844, 여성은 2.5818로 남성이 지역 네트워크에 더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연령 변인도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인된다(F=6.096 p<.001). 가장 지역 네트워크 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연령대는 60대 이상으로 2.7105이고 40대 2.6047, 50대 2.5800이었다. 가장 낮은 집단은 18~29세로 2.0815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고연령일수록 지역 네트워크에 영향도가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학력, 소득, 거주기간, 거주구 변인은 지역 네트워크 변인에 영향이 약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학력은 F=.787, 소득변인 F=1.482, 거주기간 변인 F=.005, 거주구 변인 F=.499로 각 집단간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것은 지역 사회적 자본의 평균값이다. 앞서 일원분산분석에서도 확인한 바, 수원 지역 사회적 자본은 호혜성 규범 변인 평균이 다른 변인보다 큰 값을 보인다. 이를 비교하기 위해 요인별로 평균값을 도출하면 다음 <그림 2>와 같다.
리커트 척도가 4척도로 측정했기 때문에 중앙이 2.5이기 때문에 2.5 이상 도출된 변인은 호혜성 규범 변인이 유일하다. 이는 수원시 지역민의 사회적 자본 중에서 일반신뢰, 공적신뢰, 지역 네트워크 변인이 2.5보다 작은 값인 데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결과는 수원시민들이 다른 사회적 자본 변인 중에서 호혜성 규범 변인이 매우 놓은 수준임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일원분산분석에서 사회경제별 차이는 존재하지 않지만, 호혜성 규범이 성, 연령, 학력, 소득, 거주기간, 거주구 간 통계적 차이는 없지만 3.1463이라는 결과는 수원시 지역 사회적 자본의 특성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4. 사회적 자본과 수원시민 자긍심과 민주주의
다음으로 검증할 가설은 수원시민의 사회적 자본 형성과 수원시민 자긍심, 민주주의 간의 인과성을 확인한다. 구체적으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사회적 자본의 각 변인이 수원시민의 민주주의, 수원시민 자긍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한 통계 기법은 모든 변인을 투입(enter)한 최소자승법(OLS)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사회적 자본 세부 변인이 수원시민 자긍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NESF(2003)과 하버드대학교 사구아로 세미나 연구팀이 제시한 바와 같이 사회적 자본은 지역민의 연대와 협력, 지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향상시킨다. 이를 종속변인으로 하여 설문에서는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이 있는지를 리커트 척도로 측정했다. 우선 회귀방정식 모델은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F=6.209, p<.001). 자기상관(autocorrelation)을 파악할 수 있는 Durbin-Watson(D-W)계수도 2.0에 근접하여 자기상관은 없었으며, 모델 설명력 조정된 R2=.299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첫째, 수원시민 자긍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자본 변인은 공적 신뢰 중에서 수원시 정부(p<.05)와 수원시 의회 신뢰 변인(p<.001) 그리고 동네 문제에 관심 변인(p<.05)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은 역시 수원시와 관련된 질문과의 인과성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원시민 자긍심은 수원시와 수원시 의회를 신뢰할수록, 그리고 동네 문제에 관심이 많을수록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사회경제 변인 중에서 채택된 변인은 학력(p<.1), 소득(p<.05), 거주기간 변인(p<.001)이었다. 수원시민의 자긍심은 학력이 낮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그리고 거주기간이 길수록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도 영향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종속변수에 대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표준화 계수 β는 수원시 의회 신뢰가 가장 높은 .315로 나타났다. 그리고 사회경제 변인 중에서 거주기간 변인은 .233으로 두 번째 영향력이 있었다. 이 결과는 수원시 의회나 시 정부가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에 중요한 영향력이 있고 거주기간과 동네 문제 관심 등도 자긍심 형성에 중요 변인임을 확인해 준다.
다음으로 수원시 사회적 자본이 민주주의 만족감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이탈리아의 사회적 자본을 분석한 퍼트남은 사회적 자본의 형성이 민주주의 성과와 만족도에 중요하다고 증명했다(Putnam 1993). 그리고 OECD(2001)에서도 민주주의 만족도와 사회적 자본의 인과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연구에서는 이를 수원시에 적용하여 증명할 것이다. 종속변인은 민주주의 만족도, 독립변인은 사회적 자본 변인과 사회경제변신을 일괄 투입했다. 우선 회귀방정식 모델의 적절성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F=5.564, p<.001). 그리고 자기상관(autocorrelation)의 확인은 D-W계수로 평가하였는데 2.0에 근접하여 자기상관은 없었다. 모델 설명력을 나타내는 조정된 R2=.272로 도출되었다.
분석 결과, 첫째, 사회적 자본 변인 중에서 민주주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이웃 주민 신뢰(p<.01), 중앙정부 신뢰(p<.001), 수원시 의회 신뢰(p<.05) 변인으로 도출되었다. 그리고 호혜성의 규범과 지역 네트워크는 민주주의 만족도와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사회경제 변인 역시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수원시민의 민주주의 만족도는 이웃 주민 신뢰가 높을수록, 중앙정부와 수원시 의회 신뢰도가 높을수록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종속변수에 대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표준화 계수 β는 회귀식의 변인별 비중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표준화 계수 β가 가지는 의미는 독립변인이 1단위 변화할 때 종속변인이 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분석 결과는 정부 신뢰가 높을수록. 431단위만큼 종속변인인 민주주의 만족도에 비례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웃 주민 신뢰도.240, 수원시 의회 신뢰도.206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Ⅴ. 연구의 요약과 함의
지역 사회적 자본은 지역 시민사회 발전과 민주주의, 그리고 경제발전 성과에서 매우 중요한 접근법이다. 노리스(Norris, 2002)가 강조한 바와 같이 사회적 자본은 지역 발전과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한 공공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 자본은 지역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발전에서 매우 중요하다(Woolcock, 1998; Fukuyama, 1999).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수원시 사회적 자본은 수원시의 특색에 맞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수원시의 사회적 자본 형성에서 중요한 변인은 성과 연령, 거주구 차이였다. 다변량 변인의 평균 비교를 통한 F검정 결과 일반신뢰, 공적 신뢰, 지역 네트워크 변인에서 이들 변인이 중요한 차이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사회적 자본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연령은 측정 변인별로 차이가 존재했다.
둘째, 수원시민 자긍심을 결정하는 지역 사회적 자본의 변인은 더욱 지역적인 경향이 강함을 확인했다. 사회적 자본의 변인 중에서 공적신뢰 특히 수원시 정부와 의회의 신뢰도가 중요하며 지역 문제에 관심도가 큰 영향 변인이었다. 사회경제 변인은 거주기간이 매우 중요한 변인으로 채택되어 지역 자긍심은 지역적인 장점이 갖추어질 때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수원시의 지역 사회적 자본이 민주주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주로 신뢰 변인이었다. 일반신뢰와 공적 신뢰로 구분했지만, 수원시민들은 신뢰의 형성에 따라 민주주의 만족도와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지역 연구인 만큼 다른 중앙정치 연구와 다르게 지역 차원에서 지방의회는 매우 중요한 민주주의 만족도의 결정 변인이 되었다.
이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물론 이번 조사가 가지는 한계도 존재하지만, 수원시 사회적 자본의 특성을 처음 규명하고 이를 전국적인 차원으로 비교 분석했다는 점은 연구의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수원시의 사회적 자본 특징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인은 성과 연령, 거주구 변인이다. 이 결과는 수원시 사회적 자본의 특징이 주로 성별 차이와 연령대별 차이에서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여성은 남성과 비교하여 호혜성의 규범과 지역 네트워크 구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신뢰와 공적 신뢰는 큰 차이가 없었다. 수원시 여성은 지역적인 거주, 그리고 호혜성의 규범은 높지만, 일반신뢰와 타인 신뢰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연령은 신뢰와 지역 네트워크에서 큰 영향이 있지만 주로 고연령층이 더 높았다. 이 결과는 남성(공적 신뢰)과 저연령층(일반신뢰)의 사회적 자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수원지역의 사회적 자본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신뢰와 호혜성의 규범 확대, 지역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시민의식과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확인했다. 남성의 공적 신뢰 평균은 2.1509로 여성 평균 2.3659 보다 낮았다(p<.001). 특히 저연령일수록 일반신뢰 수준이 낮다는 것은(20대 2.0519 < 60대 이상 2.3509, p<.05) 미래의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정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와 시민의식 개선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수원시민의 호혜성 규범은 다른 사회적 자본 변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변인들은 요인 평균이 일반신뢰 2.2278, 공적 신뢰 2.2579, 지역 네트워크 2.4827 인데 비해 3.1463으로 높았다. 이는 통계적인 차이는 사회경제 변인이 없지만 의미있는 수준이다. 수원시민의 높은 호혜성 규범은 지역 사회적 자본 형성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호혜성의 규범은 시민교육을 통한 개선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 시민교육을 강화하고, 이미 존재하는 자원봉사활동의 체계화, 공중도덕이나 법질서 준수의식의 함양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 19(COVID-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의 장기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시민교육은 비대면 온라인 교육체계를 강화하고 공적 교육기관에서의 호혜성의 규범을 강화하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셋째, 수원시민 자긍심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하는 사회적 자본 변인은 공적 신뢰와 지역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차원에서의 자긍심인 관계로 공적 신뢰 변인 중에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신뢰가 높을수록, 동네 문제에 관심이 많을수록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결과는 수원시민 자긍심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신뢰와 의회의 신뢰를 제고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해 준다. 과거 퍼트남(1993)의 연구 결과와 같이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지방정부 신뢰도가 민주주의 만족, 지역 소속감과 인과성이 높다는 결과는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수원의 사회적 자본 형성이 지역 자긍심을 제고하고 다시 신뢰의 증진 등의 사회적 자본의 선순환이 가능하므로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지역 자긍심은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형성되는 것이란 점에서 수원시의 사회적 자본 형성에 긍정적인 선순환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해석하면 거주기간이 길고 지방정부, 의회의 신뢰도가 중요한 변인임을 생각하면 거주기간이 짧은 고학력 저소득자들은 수원시민 자긍심이 낮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원시나 의회 차원에서의 교육과 정책 마련도 고려해야 한다.
넷째, 수원시민의 사회적 자본이 민주주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일반신뢰와 공적 신뢰가 중요한 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민주주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반신뢰와 공적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신뢰는 가치적이고 인지적이기 때문에 쉽게 증진하기 어렵다. OECD(2001), NESF(2003), 송경재(2019) 등의 연구에서도 신뢰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지역 발전의 장애로 지적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역시 신뢰가 중요하다. 따라서 지역 내의 일반신뢰를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개발과 공적 기관의 밀접한 대민 활동 강화를 통해 일반신뢰와 공적 신뢰를 단계적으로 향상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공적 신뢰는 단지 지방정부나 의회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그런데도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하기 어려운 지역 밀착형 사업과 지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다양한 시민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지역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을 통해 장기적 성과를 기대해야 한다.
연구를 마치기에 앞서 본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수원의 지역 사회적 자본의 형성과 그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시도였지만 아직 시론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설문조사의 표본이 221명으로 적기 때문에 이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더욱 많은 표본의 확장이 필요하고, 그런 이유로 이 연구는 시론적·탐색적 연구의 성격을 가진다. 둘째, 사회적 자본의 다양한 측면을 이번 조사에서는 다루지 못한 한계도 있다. 사회적 자본은 속성별로 연계형과 결속형(bridging and bonding) 사회적 자본으로 구분할 수 있다(Woolcock & Narayan, 2000; 조권중, 2010). 그렇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에 대해서까지 분석하지는 못했다. 이 부분은 추후 연구주제로 삼아 보다 적실성 있는 수원의 지역 사회적 자본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0년 수원시정연구원에서 수행한 <2020 시민과 함께 하는 연구사업>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면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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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경희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한국의 사이버 공동체와 정치참여에 관한 연구" 이다.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연구 이사와 부회장, 신문발전위원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상지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관심 분야는 사회적 자본, 전자민주주의(민주주의 기술), 인터넷 정치사회 현상 등이다. 저술은 『디지털 파워 2021: SW가 주도하는 미래사회의 비전』(공저, 2021, HadA), 『미디어 공진화 정보인프라와 문화콘텐츠의 융합 발전』(공저, 2019, 한울아카데미)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사회적 자본은 시민참여를 강화하는가?”(2020), “한국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다층적 참여시민에 관한 연구”(2020), “Social Capital and the Information Network Society in South Korea”(공저, 2019) 등 다수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