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의 사회관계가 주관적 건강인식에 미치는 영향
초록
세계적인 인구고령화 문제로 고령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UN은 고령화에 대한 정책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노인들의 활기찬 노후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노인들이 지속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한국은 고령화사회를 지나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이에 따라 노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는 고령자의 사회참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고령자의 주관적 건강인식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노인의 다양한 사회참여 유형 중에서 건강 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참여 유형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고령자패널조사 자료를 통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의 변화 중 사회참여에 있어서는 친목관계와 같은 사적 관계는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달리 정당 및 시민단체 활동과 같은 공적 관계의 경우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인들의 지속적인 근로는 주관적 건강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손자·손녀 양육이나 비동거 자녀와의 만남 및 연락 등과 같은 가정 내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위와 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사회참여를 통해 노인의 활기찬 노후를 위한 정책적 방안들을 제안하였다.
Abstract
As the world population is aging, health of aging population has drawn attention in society. The United Nations (UN) presents political direction for aging and emphasizes heathy life of seniors. This means that the elderly can remain healthy through continuous social participation. Considering the fact that Korea become an aging society and will be a ‘super-aged society’ in the near future, it is required to timely provide policy support to health of the elderly and pay much more attention to them. This paper analyzed effects of social participation of the elderly on their health by looking closely into change of subjective perceptions of health among seniors to figure out types of social participation of the elderly which has positive effect on their health. To this end, it analyzed results of longitudinal research with survey data. Finding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private relationships such as personal social gatherings have a negative impact on the social participation of the elderly, while public relations, for example, engagement in political parties and civic groups, affect positively their healthy lives. In addition, continuous working of the elderly has a negative impact on subjective health perception, while activities in families such as nurturing grandchildren or frequent contact of their children who live separately positively affected. Based on those findings, it suggested policy measures to encourage the elderly to continue their healthy lives through social participation.
Keywords:
Self-Assessed Change in Health, elder, Social participation, Elderly panel survey, longitudinal study키워드:
주관적 건강 상태 변화, 노인, 사회참여, 고령자 패널 조사, 종단연구Ⅰ. 문제제기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UN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로 정의하는데, 한국은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후 2017년에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7년 8월 주민등록 인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5175만 3820명)의 14.02%(725만 7288명)로, 이는 통계청이 2018년경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 노인 인구 비율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의 급격한 상승 추세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경제 발전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 노인의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가족을 부양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증가로 인해 출산율이 낮아지는데 기인한다. 그 결과 미래의 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복지비용의 증가를 가져오며 정부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각에서 복지정책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것이 한국만이 아니다. 국제적으로도 노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있어왔다. 이들 연구는 활동이론(Activity Theory)의 관점에서 노인의 건강을 살펴보는데, 활동이론은 노인이 나이가 들어도 이전처럼 활발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이론으로 노인은 지속적인 사회 참여를 통하여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Everard et al, 2000). 국제기구에서도 해당 관점에서 고령화에 대한 정책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연합(UN)에서 고령화에 대한 이슈를 담당하는 마드리드 국제행동계획(Madrid International Plan of Action on Ageing, MIPAA)은 이를 활기찬 노후(Active Ageing)로 규정해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활기찬 노후 측면에 있어 주로 일자리와 관련하여 접근하고 있다. 장년층의 정년을 높이고, 노동 시장에서의 연령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하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노인들의 지속적인 사회참여를 유지하여 노인들이 ‘일할 수 있어 행복한 노후’를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 2013). 그러나 이와 같이 활기찬 노후를 경제적 생산성의 의미로 집중하여 접근하는 것은 노인의 사회참여와 건강간의 관계를 바라보는데 있어 노인의 사회참여 욕구와 이해를 반영하지 못할 수 있으며, 다양한 노인들의 사회 경제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최희경, 2010).
노년기의 사회 경제적 특성은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된다는 점이다. 노인은 은퇴를 겪으면서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단절 될 뿐 아니라, 사적 모임에서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 보다 오랜 친구의 부고를 접하는 일이 많아진다. 이 같은 노인들의 사회 관계망 축소는 정서적 자원의 축소를 가져와 노인의 건강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년기 삶의 질에 있어 건강상태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노인 건강상태와 관련한 연구에 있어서는 노인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와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과 관련된 요인들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노인의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예를 들어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은 일상생활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고 우울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오영희 외 2인, 2006; 박규희·허원구, 2016; 이진향·오미옥, 2017),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며(이윤진 외 2인, 2013), 사망률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지선하, 1994).
지금까지 관련연구들을 살펴볼 때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과 관련하여 성별 및 연령과 같은 인구학적 특성이나 학력, 소득, 교육수준과 같은 사회경제적 특성 및 운동 여부, 음주‧흡연 여부 등과 같은 일상 생활능력 등에 초점을 둔 연구가 주로 이뤄져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이 노인의 사회참여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는 많지 않다.
노인의 사회참여와 건강과 관련한 연구는 주로 횡단자료에 기초하여 연구가 이뤄졌는데 이 경우 사회참여와 건강간 인과관계의 방향성을 구별하는데 한계를 가지게 된다(민주홍, 2013). 이 같은 이유로 한국의 노인들에 대한 종단적 연구가 필요하나 아직 이 같은 연구는 소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 1차~5차 조사 데이터(06년도, 08년도, 10년도, 12년도, 14년도, 16년도)를 활용하여 종단연구를 통해 노인의 사회참여가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의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봄으로써, 활기찬 노후를 위해 노인에게 필요한 사회참여의 유형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활기찬 노후
활기찬 노후란 개인의 고령화 이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건강·참여·안전을 위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MIPPA, 2002). 이 같은 논의는 1960년대 성공적인 노후(Successful Ageing)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는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중년의 시기에 갖고 있던 활동 패턴과 가치들을 고령의 시기에도 계속 이어가는 것을 의미한다(Pfeiffer, 1974). 해당 시기에 활기찬 노후에 대한 개념은 Havighurst, Alberecht(1953)가 주장한 활동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활동이론은 노인은 중년층과 비슷한 사회적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신체적 노화 및 친구나 배우자의 사별(死別)로 인한 사회적 관계의 상실이나 역할의 축소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사회적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탐색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은 주로 노인의 활동과 관련하여 분리이론(Deisengagement Theory)1)에 반대되는 입장을 설명하는데 활용되었다.
1990년대 이후 활기찬 노후의 개념은 건강한 노후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활기찬 노후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졌던 노인의 생산성 및 노동 시장에서의 활동의 측면보다 노인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이고 이들의 사회 참여를 촉진시키는 쪽에 주안점을 둔다(Walker, 2002). 이러한 변화는 단지 개인의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것 보다 노인들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보전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함에 있다.
2. 노인의 주관적 건강
노인의 활발한 사회 참여에 있어 건강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건강은 질병이 없거나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WHO, 2006).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 기능이 약화되며, 정년 이후 직장에서의 은퇴를 통하여 사회적 관계 및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된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서 건강한 노인일수록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따라서 사회활동을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다(어유경 외 3인, 2017).
일반적으로 건강과 관련한 연구들에서는 건강을 객관적 수준의 건강과 주관적 수준의 건강으로 구별한다. 객관적 수준의 건강(Objetive health)은 임상적으로 측정한 건강상태를 뜻하며 예를 들어 성별, 가족력, 생활 습관, 직업 스트레스 등과 같은 인구학적 요소 및 신체적 질병 등이 측정의 대상이 된다(Wu, 2013). 주관적 건강수준(Self-rated health)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 수준을 의미한다. 따라서 객관적 수준의 건강상태에 측정하는 요소만이 아닌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인의 건강상태에 관심을 갖는 사회과학 분야의 많은 연구들에서는 개인의 건강상태를 측정하는데 있어 주관적 건강수준을 주로 활용한다. 그 이유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객관적 건강수준을 측정하는데 있어 주관적 건강수준을 측정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관적 건강수준은 개인의 실제 건강상태에 대한 개인의 인식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측정에 있어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통상적으로 주관적 건강수준에 대한 물음은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재 당신의 건강상태는 어떻습니까?’ / ‘이전 조사에 비해서 현재 당신의 건강상태는 어떻습니까?’. 두 질문의 차이는 전자와 달리 후자는 개인의 건강상태의 변화를 묻는다는 데 있으며 국내외의 연구들에서는 전자를 주관적 건강상태(self-rated health, SRH), 후자를 주관적 건강변화상태(self-assessed change in health, SACH)로 표현한다(최요한, 2016). 선행연구에서는 실제 건강상태의 대리변수로 주관적 건강수준을 측정하는데 있어 주관적 건강변화상태를 사용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 상태를 더 잘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3. 노인의 사회참여와 건강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인의 사회참여와 건강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적극적인 사회참여는 노인의 신체적, 주관적 건강과 유의미한 관계를 지닐 뿐만 아니라(Seeman and Teresa, 1996 ; 김수현, 2013 ; 이현기, 2016),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Kawachi and Berkman, 2001 ; 전혜정, 2004 ; 강병진·차지원, 2010 ; 김명숙·고종욱, 2013) 이 같은 영향은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망률을 낮추는데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김수정, 2006 ; Holt-Lunstad et al, 2010 ; 김춘옥, 2014).
사회참여와 건강간의 관계에 있어 고려할 점은 사회참여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노인의 경우 자식이나 손자·손녀를 만나는 가족 간의 관계나 친구나 이웃 간의 친목모임, 여가활동, 봉사활동, 종교활동 및 시민단체나 정당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회참여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의 사회참여와 건강과의 관계를 연구하는데 있어서는 사회참여의 종류와 성격을 고려하여 각각의 활동유형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그 효과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민주홍, 2013).
사회참여 유형을 구분하여 건강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종교의 경우 정신적 건강의 측면에서는 행복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며, 신체적 건강의 측면에서는 종교를 믿는 노인의 경우 꾸준히 종교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신체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Haley et al, 2001 ; 전혜정, 2004).
자원봉사의 경우 종교와 마찬가지로 국외의 연구에서는 노인의 정신적 및 신체적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Wheeler and Greenblatt, 1998 ; Shmotkin and Modan, 2003). 그러나 국내의 연구에서는 이와 관련한 연구가 드물며 연구 결과에 있어서도 자원봉사와 노인의 건강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가족 및 친지와의 관계나 친목회 및 동창회의 경우 해당 사회참여가 노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혼재된 연구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회참여는 서로 간에 정기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적 참여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이 경우에 정기적인 만남은 노인의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이들 간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노인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Burg and Seeman, 1994 ; Seeman, 1996 ; Kawachi and Berkman, 2001 ; 김명숙·고종욱, 2013).
노인의 사회참여와 주관적 건강상태 간의 관계에 관한 선행연구에서는 노인의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노인의 주관적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김진현·원서진, 2011) 다른 연구에서는 노인의 사회참여가 주관적 건강의 향상과 유의한 관련이 없다는 연구 또한 존재한다(민주홍, 2013). 위와 같은 선행연구 결과의 차이에 대해 본 연구에서는 종단연구에 있어 개인의 건강상태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는 주관적 건강변화 상태 변수를 사용하여 노인의 사회참여와 건강과의 관계를 연구하고자 한다. 또한 선행 연구물들에서는 사회참여와 주관적 건강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있어 학력이나 결혼 상태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변수만을 통제변수로 활용할 뿐 객관적 건강 수준을 통제변수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민주홍, 2013). 그러나 노인의 주관적 건강에 있어 객관적 건강은 사회참여 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객관적 건강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노인의 건강행태 변수를 통제변수로 사용하고자 한다.
또한 노인의 사회참여 유형에 따라 노인의 주관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이를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노인의 사회참여 유형을 구분하였다. 사회참여의 유형으로는 먼저 사적 참여의 형태로서 종교활동, 이웃 간 친목회, 여가생활 및 동창회 등이 있을 수 있다. 친목회와 동창회를 구분하는 것은 이웃 간의 친목회는 빈번한 만남을 비해 동창회의 경우에는 1년에 한두 번의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 모임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적 참여와 다른 공적 참여의 형태로는 자원봉사, 정당/시민단체 참여를 고려하였다. 추가로 노인이 하루 일과에 있어 사회 참여를 위해 할애할 시간이나 자원과 관계될 수 있는 노동시장에 대한 참여와 가족 내의 활동을 고려하였다. 가족 내의 활동으로는 손자·손녀 양육을 고려했는데, 그 이유는 노인에게 손자·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할 수도 있지만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주관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할 때 노인의 주관적 건강수준은 노인의 객관적 건강수준 및 노인의 성별, 교육 수준 및 가구소득과 같은 사회경제적 지위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해당 변수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노인의 사회참여가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각 사회참여에 유형에 따라 다른 영향을 주는지도 알아보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2. 표본
본 연구는 노인의 사회참여가 주관적 건강 상태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하기 위하여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 Korean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한 2006, 2008년의 1차와 2차,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한 2010, 2012, 2014년의 3차부터 5차까지의 자료를 종합하여 총 5차 시점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고령화연구패널조사는 고령사회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의 45세 이상 중고령자에 대한 기초자료를 구축하고자 실시된 조사이다. 설문지는 인구, 가족, 건강, 고용, 주관적 기대감 및 삶의 질 등에 관련한 항목들로 구성되어있다. 조사대상수는 1차 조사인 2006년에는 10254명, 2차 조사인 2008년에는 8688명, 3차 조사인 2010년에는 7920명, 4차 조사인 2012년에는 7486명, 5차 조사인 2014년에는 7029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본 연구에서는 종단연구를 진행하기 위하여 2006년 1차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추출하여 이 중 2014년 5차 조사 기간 안에 사망한 인원들과 응답에 결측값이 있는 인원들을 제외한 1차 조사 시점 기준 2070명(남자 n=863명, 여자 n=1207명)을 최종분석에 활용하였다.
3. 변수
연구의 종속변수는 주관적 건강인식이다.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서의 ‘이전 조사에 비해서 현재 당신의 건강상태는 어떻습니까?’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응답 범주는 설문조사에서는 ‘매우 좋음’ ‘좋은 편’ ‘보통’ ‘나쁜 편’ ‘매우 나쁨’의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높은 점수일수록 건강이 좋은 것으로 역코딩하여 분석하였다.
‘아래 단체 가운데 참여하고 계신 것이 있으십니까? 있으시다면 모두 말씀해주십시오’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사적 참여의 유형으로는 ‘종교모임’, ‘계모임이나 노인정 등의 친목모임’, ‘여가/문화/스포츠 관련 단체모임’, ‘동창회/향우회.종친회 모임’을 공적 참여의 유형으로는 ‘자원봉사’, ‘정당/시민단체/이익단체’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에 대해 참여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 각각의 항목에 대해 1로, 그렇지 않은 경우 각각 0으로 코딩하였다. 일의 경우에는 소득이 있는 직업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1로, 그렇지 않은 경우 0으로 코딩하였다.
가족 내 활동에 있어서는 비동거 자녀의 방문정도, 연락정도 및 손자·손녀 양육에 대해 측정하였다. 비동거 자녀의 방문 및 연락정도는 설문조사에서는 ‘거의 매일’을 1점으로 ‘만나지 않음’을 10점으로 하여 문항이 작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높은 점수일수록 만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 역코딩하여 분석하였다. 손자·손녀 양육에 있어서는 ‘지난 1년 중에 직접 돌봐주신 손자·손녀녀가 있습니까?’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응답한 경우에는 1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0으로 코딩하였다.
노인의 객관적 건강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건강행태 변수로는 규칙적 운동 여부, 흡연 및 음주 여부를 측정하였다. 규칙적 운동에 있어서는 일주일에 1회 이상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1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0으로 코딩하였다. 흡연 및 음주의 경우에는 흡연이나 음주를 하는 경우 1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0으로 코딩하였다.
노인의 주관적 건강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경제적 지위로 결혼상태, 교육수준, 소득수준을 고려하였다. 결혼상태의 경우에는 각 조사 시점에서 ‘혼인중’, ‘별거’, ‘이혼’, ‘사별 또는 실종’, ‘결혼한 적 없음’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교육 수준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졸업 이하’,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이상’으로 분류하였다. 소득수준에 경우에는 노인의 경우 소득의 형태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노인 본인의 노동시장 소득만으로는 경제상황을 추정하기 어렵다(민주홍, 2013). 이를 고려해 가구 총소득을 가구원수의 제곱근으로 나눈 균등화 개인소득을 계산하여 이를 소득 수준으로 삼았다. 마지막으로 인구학적 요소로 연령 및 성별을 반영하였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4. 분석 방법
본 연구의 분석 방법은 패널데이터를 활용하여 시계열데이터 분석과 횡단면데이터 분석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패널분석 방법을 활용한다. 패널데이터는 자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정오차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계열데이터 및 횡단면데이터 분석보다 정확한 분석할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먼저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후 패널분석을 실행하기 전 연구에서 사용하는 패널데이터가 이분산성을 갖는지 또는 동분산성 모형인지에 대한 검정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LR(Likelihood Ratio: 우도비) 검정을 먼저 실시한다. LR검정을 통해 이분산성을 갖는 경우에는 이분산 모형을 통해 분석을 진행하며, 동분산성을 지니는 경우에는 고정효과모형인지 확률효과모형인지 판단하기 위하여 하우스만 검정(Hauseman test)을 실시하여 검정 결과에 맞는 모형을 도출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패널데이터 모형 검정을 통해 결정된 모형도 분석에 있어 완벽하지 않다(Johnston and Dinardo, 1997: 403).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정효과모형과 확률효과모형 모두를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해당 모형들을 통해 도출된 결과 간의 차이를 비교분석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패널데이터 분석에 앞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격년주기로 조사된 분석대상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하여 분석에 포함된 조사대상자의 주요 변수에 대한 기초통계량을 분석하였으며 분석결과는 아래 <표 2>와 같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는 2006년도 조사 당시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이 중 41.9%가 남성, 58.1%가 여성이었다. 평균 연령은 75.18세였으며, 69.22%의 노인은 초등학교 이하의 평균 교육수준을 보였다. 조사기간에 혼인상태에 있었던 노인은 전체의 64.2%였다. 또한 종교를 갖고 있는 노인은 51.1%였으며,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은 전체의 5.2%였다. 노인들의 연간 평균소득은 648만1400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평균소득의 표준편차는 893만2300으로 표준편차가 평균보다 큰 점을 고려할 때 노인들의 소득의 편차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으며, 소득이 없는 노인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노인들의 가족 간 관계를 살펴보는 변수로서 비동거자녀와의 방문정도, 연락정도, 손자·손녀 양육을 살펴보았다. 비동거자녀와의 방문정도는 평균 3.97로 이는 1년에 한두 번 정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락정도는 평균 6.08로 이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중에 손자·손녀를 양육한 노인은 전체의 2.4%였다.
다음으로 노인들의 객관적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변수로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노인은 전체의 30.3%였으며, 흡연을 하는 노인은 12.5%, 음주를 하는 노인은 29.6%였다. 마지막으로 노인들은 사회참여의 유형으로 친목모임, 직업참여, 종교활동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달리 여가활동, 동창회/향우회/종친회, 자원봉사, 정당/시민단체/이익단체에 대한 사회참여는 저조했다.
2. 패널데이터 분석 결과
우선 종교활동, 친목모임, 여가활동, 동창회/향우회/종친회, 자원봉사, 정당/시민단체/이익단체, 직업참여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사회참여가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먼저 패널데이터의 이분산성 검정(LR 검정)을 실시하였다. 이분산성 검정결과 검정통계량의 p값이 귀무가설(오차항의 동분산성)을 기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동분산성을 고려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데이터가 동분산성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고정효과모형인지 확률효과모형인지 판단하기 위하여 하우스만 검정(Hauseman test)을 실시해야 한다. 하우스만 검정 결과 p값이 1% 유의수준에서 귀무가설이 기각되어 확률효과모형보다 고정효과모형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우스만 검정 결과는 아래의 <표 3>와 같다.
하지만, 고정효과모형과 확률효과모형 모두 절대적으로 완벽한 모형은 아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고정효과모형과 확률효과모형 두 모형 모두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여 이를 종합하여 노인의 사회참여와 주관적 건강수준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각 모형의 분석결과는 <표 4>와 같다.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사회참여에 있어 친목모임, 여가활동, 정당/시민단체/이익단체 활동, 직업참여 활동이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동창회/향우회/종친회의 경우에는 확률효과 모형에서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참여의 유형에 따라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에 영향을 주는 방향이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친목모임이나 여가활동과 같은 사적관계의 사회참여를 하는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정당/시민단체/이익단체 참여와 같은 공적관계의 사회참여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를 긍정적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의 시기에 계속 근로를 하는 경우에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가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변수에 있어서는 먼저 사회경제적 요소를 살펴볼 때, 연령의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달리 종교를 갖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정효과 모형에서는 다른 사회경제적 요소들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확률효과 모형에서는 교육, 소득, 혼인상태, 기초연금 등의 변수들이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가족 간 관계를 살펴볼 때 비동거자녀의 방문, 연락 및 손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노인의 주관적 건강을 긍정적으로 변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객관적 건강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변수들에 있어서는 운동의 경우 규칙적인 운동은 노인의 주관적 건강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흡연과 음주의 경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분석 결과의 내용을 종합하여 노인의 사회참여의 유형의 차이가 주관적 건강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볼 때, 먼저 사적관계와 공적관계가 다른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친목모임, 여가활동 및 동창회와 같은 사적관계의 사회참여를 하는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적관계의 사회참여 중에서도 친목모임은 노인의 주된 사회참여의 형태이면서도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의 변화에는 다른 사회참여의 유형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기존의 선행연구자들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친목 모임의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인식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건강의 변화율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민주홍, 2013). 이 같은 결과는 한국 노인의 경우 친목 모임이 장기적으로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 노인의 사적 관계의 사회참여와 주관적 건강 상태 간의 관계는 활동 이론보다 분리 이론에 더 가깝다 볼 수 있다. 즉 한국 노인의 경우 사적 관계의 사회참여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적 참여 활동을 줄이는 것이라 추정된다.
반대로 공적관계의 사회 참여가 노인의 주관적 건강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을 참고할 때 정당/시민단체/이익단체와 같은 사회 참여에 있어 노인은 활동이론의 주장과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활동이론이 노인은 지속적인 사회적 참여를 통해 노인의 건강 수준을 유지 할 수 있다는 관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노인들의 경우 공적 관계 유형의 사회참여를 지속하는 것이 노인의 건강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된다.
노인의 근로에 있어서는 주관적 건강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선행연구들의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에는 근로가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근로가 지속될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의 변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바라본다(민기채·이정화, 2008; 박윤자, 2013; 민주홍, 2013). 이처럼 노인의 근로가 주관적 건강상태와 건강상태 변화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 하나로는 노인의 근로의 경우 주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생계유지를 위해 일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최근 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명 중 2명에 해당하는 67.1%가 일하는 노인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지만, 일하는 노인의 주된 모습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47.8%) 가량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일하는 모습’으로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승연·홍유림, 2017).
또한 노인은 하루 일과에 있어 사회참여와 다른 유형인 가족 간 관계에 있어서는 비동거자녀의 방문, 연락 및 손자·손녀 양육 등의 활동이 모두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독거노인과 가족동거노인을 비교할 때 신체적 건강상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정신적 건강상태는 낮게 나타난다(유광수·박현선, 2003). 본 연구에서도 가족 간 관계의 유형 중에서 손자·손녀 양육의 효과 크기가 가장 크다고 나타남으로써 자녀가 비동거 상태에 있는 것 보다, 노인과 동거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에 노인의 주관적 건강 수준을 높이는 데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비동거 노인의 경우에도 자녀의 주기적인 방문이나 연락은 노인의 주관적인 건강 수준의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를 높이는 데 있어 가족의 지지와 관심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회경제적 지위의 변수들에서는 소득의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의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인이 소득을 유지하는 경우 소득의 유형이 자영업/고용주의 경우와 상용직/임시직 근로자의 경우에 노인의 건강 수준이 서로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문정화·강민아. 2017). 한국 노인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상용직/임시직 근로자의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위와 같이 소득을 유지하는 것이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소득과 달리 기초연금이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기초연금은 여러 선행연구들에서 노인의 건강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김진현·원서진, 2011; 정상민·백주희, 2016).
Ⅳ.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노인의 사회참여가 주관적 건강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실시되었다. 먼저 노인의 사회참여는 유형에 따라 주관적 건강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친목모임과 같은 사적 관계의 사회참여의 경우 노인의 주관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정당/시민단체/이익단체 참여와 같은 공적 관계의 사회참여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차이에 대해 노인이 인식하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와 주관적 건강 변화 상태가 다르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예를 들어 노인의 친목 모임의 경우 각 시점에서의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도, 고령화된 노인 및 친구들의 경우 해당 모임을 지속하는 것은 노인의 주관적 건강 상태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노인 근로의 경우 근로를 지속하는 것은 노인의 주관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한국 노인의 경우 생계유지를 위한 근로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 주로 상용직이나 임시직 근로를 하기 때문에 근로 유형의 특수성이 노인의 주관적 건강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노인의 가족 내 활동의 경우에는 손자·손녀를 양육하는 경우가 가장 주관적 건강상태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선행 연구들을 살펴볼 때 이는 손자·손녀를 양육함으로써 가족 내 동거 가구의 형태가 되기 때문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비 동거 가구에 있어서도 노인과 가족 간에 정기적인 연락이나 만남이 지속된다면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노인의 활기찬 노후를 위한 정책적 함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의 유지 및 개선을 위해서는 노인의 사회참여에 있어 공적 관계의 사회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노인이 정당이나 시민단체 등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곧 노인의 활기찬 노후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노인의 사회참여에 대한 현행 법률적 의미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복지법 제23조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서는 제14조(여가문화 및 사회활동 장려) 등을 고려할 때 현행 법률상 노인의 사회참여를 협의적 의미의 자원봉사활동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령자의 사회참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사회참여를 시민참여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다(Freedman, M, 1999). 실천적 측면에서 시민참여는 지역사회활동으로서 이웃을 돕는 것과 같은 사적 영역의 행동부터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지역사회 서비스 활동과 같은 공적 영역까지를 포함한다(이금룡, 2016). 이를 고려할 때, 노인의 사회참여를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의 편성에 있어서 자원봉사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회참여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사회참여 외에도 노인의 활기찬 노후에 영향을 미치는 근로의 경우 단지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고령화된 개인의 지속적인 근로는 오히려 주관적 건강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인이 지닌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사업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퇴 후 재취업을 원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직무분석을 수행해 노인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매칭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직무분석을 위한 은퇴자들의 직무역량지표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사회참여가 주관적 건강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노인의 주관적 건강 수준을 개선시키기 위한 정책적 제언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연구 방법에 있어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닌다. 첫째로, 본 연구는 노인의 사회참여의 유형들은 고려하였으나, 각 사회참여의 빈도와 질은 고려하지 못했다. 향후 연구에 있어서는 이러한 측면을 함께 고려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두 번째로 본 연구에서는 노인의 주관적 건강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선정하는데 있어 지역 수준의 변수를 측정하지 않아 지역 간 건강불평등(Health Inequalities) 및 사회참여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인들이 자신의 주관적 건강상태를 인식하는데 있어 지역 간 변수들의 차이가 노인의 건강 및 사회참여에 어떠한 차이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기에 본 연구에서는 지역 간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다. 향후 연구들에서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한다면 사회참여와 건강 간의 관계를 더욱 체계적으로 분석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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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에서 ‘국내 협력적 거버넌스의 성공 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행정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지방행정, 시민참여, 사회자본 등이다.
2009년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석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제목은 “중국의 대외정책과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발전”이다.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 중이다. 저술은 중국과 아프리카 자원교류사를 다룬 『RED & BLACK』(공저, 2012, 나남출판사)과 교육서적인 『배수강 기자가 공개하는 공부비법』(2006, 세상모든책) 『멘토 52』(공저, 2012, 삼성당) 등이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지방정부의 연합정치(聯合政治)와 고령화 사회에서의 교육·보건정책 등이다.
2012년 경희대에서 의료경영학석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제목은 “상급종합병원 진료의뢰센터 상담프로세스 품질요인이 관계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에서 석·박사통합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서울대병원 간호사로 재직 중이다. 관심분야는 고령화 시대의 공공 의료·보건정책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정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