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우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입지분포 및 특성 분석
초록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산업 인프라를 지역 내 전통 주력산업인 제조업과 연계시켜 항공 연관 제조업을 육성코자 노력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인천 항공 연관 제조업의 특성과 입지 분포를 플로우 빅데이터인 기업거래정보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플로우 빅데이터는 공간상의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동적 변화와 관련된 데이터로 그 중 하나인 기업거래정보 데이터는 기업별 매출액, 공간정보 및 거래흐름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지역간 및 업종간 이출입 분석이 가능하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거래정보를 활용하여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리적 입지분포를 살펴보고, 사회 네트워크 분석 방법을 통해 전국 및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네트워크 구조를 고찰하였다.
본 연구에서 기업거래정보 데이터를 활용하여 탐색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은 2017년 기준 총 2,936개로 수도권에도 상당수의 항공 연관 제조업이 입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 거래네트워크에서는 4개 하위 커뮤니티가 발견되었는데 업종별 지역별로 하위 커뮤니티가 분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편, 인천 지역도 항공 연관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155개로 파악되어 일정 수준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업종별 특성이 두드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항공 연관 제조업의 육성과 산업생태계 형성을 위해서는 기존 제조기업의 항공산업 진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제공과 항공 연관 제조업의 수요자에 해당하는 글로벌 항공정비기업 유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bstract
Incheon metropolitan government has tried to foster the aviation-related manufacturing industry by linking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with traditional and regional main manufacturing. This study analyzed characteristics and geographical distribution in Incheon aviation-related manufacturing using corporate transaction information, a type of flow big data. Flow big data has advantages of identifying dynamic changes in various networks in space. Business transaction information data includes not only information from individual entities such as sales and address, but also transaction flow, which facilitates identification of transfer and exit among regions and industries. Using flow big data and social networks analysis, this study identified geographical location distribution and network structure of aviation-related manufacturing across Incheon and other provinces in Korea.
Based on the analysis, this study found that there are total number of 2,936 aviation-related manufacturing companies in Korea. This figure is much higher than the number of 341 by the figure of the Census conducted by KOSTAT(Korea National Statistical Office). While the proportion of Gyeongsang nam-do decreases, that of Seoul metropolitan area has increased. Four subcommunities have been found on nationwide trading network. Meanwhile, Incheon also has 155 aviation-related manufacturing companies with potential, but no outstanding characteristics were found. In order to establish aviation-related manufacturing ecosystem in Incheon, it seems that manufacturing companies need to support their entry into the aviation industry and attract global aviation companies.
Keywords:
transaction data among companies, flow bigdata, aviation related manufacturing, social network analysis, regional indutrial policy키워드:
기업거래정보, 플로우 빅데이터, 항공 제조업, 사회 네트워크 분석, 지역산업정책Ⅰ. 서 론
1. 연구배경 및 목적
전 세계적으로 항공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항공운항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는 항공기가 2017년 24,400대에서 2035년 48,540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Boeing, 2017), 향후 5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항공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Mordor Intelligence, 2018).
2019년 기준 국내 민항기 보유 대수는 775대로 2007년 이후 연평균 5% 이상 성장하여 2020년중 1,000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항공산업 또한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1) 항공산업은 항공기 제조, 항공운송과 같이 항공기 관련 산업 뿐만 아니라 관광 및 컨벤션, 공항 등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한 이후 2018년 국제운송 여객 5위, 국제운송화물 3위를 달성하였다. 인천광역시는 항공산업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하고 인천국제공항의 입지를 적극 활용하여 항공산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코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GM의 경영난 및 자동차산업의 성장 정체 등으로 부진한 인천 지역의 제조업을 항공 연관 제조업으로 전환하여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과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성장은 요원한 상황이다. 2017년 기준 전국사업체조사 결과 인천 지역 소재 사업체는 12개로 전국 341개의 3.5%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항공 연관 제조업종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미 항공산업에 진출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22개로 조사되었다(인천테크노파크, 2018).
인천 항공 연관 제조 기업이 드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추정된다. 하나는 실제로 항공 연관 제조업의 성장이 미흡했을 수도 가능성이 있고 다른 하나는 기존의 통계나 자료들이 인천 항공 연관 제조업을 실제적으로 대변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후자에 해당한다면 이는 항공산업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항공제조업은 항공기 제조나 수리에 활용되는 부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정의되는데, 각 부품은 여러 기업의 다양한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따라서 완제품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단계의 공정처리를 담당하거나 항공부품의 일부 모듈을 생산한다면 해당 기업은 항공 연관 제조업으로 분류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항공 연관 제조업은 자동차처럼 단일 품목을 수천, 수만 개씩 대량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부품을 소량생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인천테크노파크(2018)에 따르면 인천 지역 항공제조기업의 항공부문 매출액 비중은 평균적으로 22%에 불과하다. 따라서 특정 기업이 항공제조업에 진출하여 있더라도 타 부문에 비해 매출액 비중이 낮은 경우 항공제조업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데 위와 같이 항공 연관 제조업이 과소추계되는 현상은 산업 실태의 정확한 파악을 어렵게 만들어 효율적 지역산업 정책 수립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기업간 정보 공유 및 자생적 거래 관계 형성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여 산업생태계 조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플로우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현황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항공 연관 제조업의 네트워크 구조를 고찰하여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연구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항공 연관 제조업의 범위를 설정하기 위하여 선행연구를 통해 항공산업의 개념과 특성을 파악하고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육성을 위한 개념적 틀로서 산업생태계를 살펴보도록 한다. 다음으로 기존 통계자료를 활용한 항공 연관 제조업 분석의 한계를 고찰하고, 새로운 분석방법론의 도입 필요성에 관하여 설명한다. 실증분석에서는 플로우 빅데이터인 기업거래정보를 활용하여 전국 및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실태 분석을 실시하고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항공 제조업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개인별 분석단위에서 직원들의 직무스트레스를 분석하거나(윤훈용·이춘재·장준혁, 2010), 민간 항공기 제조업에서 아웃소싱 협력사 성과평가 방법 지표를 설계하는(김종세·홍재범, 2019) 등의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산업 자체를 다룬 연구는 드물다. 또한 인천 항공산업 관련 연구들은 항공산업 육성을 위한 지경학적 여건을 분석하거나 외국 항공산업 클러스터에 대한 사례연구가 주를 이루어 데이터에 기반한 실증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 단위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실증적 연구를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되는 본 연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가진다. 첫째, 기존의 산업연관분석이 아닌 기업간 거래정보에 의거하여 관련 업종과 기업을 파악한다. 둘째, 데이터 기반으로 한국 항공 제조업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항공산업
항공산업의 범위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하게 규정될 수 있지만, 전통적인 의미에서 항공산업은 크게 항공기제조업과 항공운송업을 지칭한다. 그러나 항공기와 관련된 기술과 서비스의 영역이 매우 다양하게 분화되어 발전되면서 항공기와 관련된 일련의 모든 산업 활동을 항공산업의 개념으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항공기 제조와 이용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산업 뿐만 아니라 기내 장비 제조업, 항공 관련 석유정제물 처리업 등 항공기 이용에 따른 관련 영역까지도 포함된다(김명헌, 2017).
최근에는 공항이 항공과 관련된 일련의 산업활동을 집중 및 연계하는 플랫폼 기능을 담당하면서 공항 관련 산업을 항공산업 개념에 포괄하기도 한다. 윤석진 외(2018)는 전통적 범주에 속하는 항공제조, 항공운송, 항공연구개발의 3개 분야와 더불어 공항산업 범주에 속하는 공항운영지원, 공항인접제조, 공항지역서비스의 3개 분야까지 포괄하여 넓은 의미에서 항공산업의 개념을 규정하는데 이와 같은 항공산업에 대한 포괄적 접근은 비행체를 활용한 일련의 모든 활동을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항공산업의 포괄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표준산업분류 코드에 의한 산업분류로 항공 연관 제조업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어 기존과 다른 산업분류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항공산업은 소재, 전자장치, 기계 등의 분야별 고도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첨단기술산업이다. 항공기부품 수는 10~20만개 이상으로 자동차와 비교할 때 약 10배 이상의 부품이 결합된다. 또한 자동차산업과 유사하게 생산가치사슬구조에 따른 제조의 수직계열화가 확고한 산업으로 항공기 최종조립 기업의 경우 체계 설계 및 부품 공급 기업들에 대한 공급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항공산업은 복합적 기술과 많은 부품의 결합이 요구되므로 연관산업의 발전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항공산업 기술개발 기간은 매우 길고 대규모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된다. 타 산업에 비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액이 매우 높고 이익 회수기간도 상대적으로 훨씬 긴 특성을 보이는 항공산업은 민간기업 단독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한다거나 산업에 진출하기 이전에 정부의 개입과 지원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산업통상자원부, 2010).
마지막으로 항공산업은 개발된 기술의 특성상 국방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항공기 제조업에 있어 가장 큰 수요자는 해당 국가의 국방부 또는 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군은 세계 최대의 방위장비 구매자이자 주요 항공기 구매자이기도 하다. 국내 항공산업도 2018년 기준 총 생산액 47억 달러 중 군수부문이 26억 달러로 전체의 54.6%를 차지한다. 세계 유수의 기업인 미국의 보잉, 록히드마틴, 프랑스의 사프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항공산업과 방산산업은 연관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경우 국방기술로 먼저 개발된 기술들이 민간으로 이전된 경우가 많고, 국내 역시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납품하던 기업들의 상당수가 방위산업에서 항공산업으로 진출하였다. 또한 대부분 산업조사 기관에서도 항공산업과 방위산업을 동일한 그룹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항공산업과 방위산업의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Deloitte, 2019).
2. 산업생태계
인천 항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기업을 유치하거나 거대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산업 육성은 고용창출, 지역 소득 증대 등과 같은 지역경제 성장의 긍정적 요인으로 파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소수 기업의 성장이 아닌 관련 기업이 고루 성장하는 산업생태계적 관점에서 지역내 항공산업 육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술과 산업의 복잡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서로 보완적인 자원을 가진 다양한 조직들과의 협력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다(박웅·박호영, 2014). 이에 따라 기존의 단방향적이고 선형적인 가치사슬(value chain) 개념으로는 이같이 복잡한 기업간 협력 관계를 설명하기 어렵게 되면서 가치네트워크(value network)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기업들은 기업간 협력네트워크를 통해 가치창출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교환하면서 외부 환경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Gulati, 1999). 오늘날 기업들은 상호보완적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넘어 보다 많은 경제 주체들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한은정·홍순구, 2017). 특히 IT기술의 발전으로 기술과 제품, 서비스의 융복합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기업간 협력네트워크의 목표를 개별 기업의 경쟁력 향상이 아닌 네트워크 전체의 가치 증대를 통한 참여 기업 전체의 공생(co-exist)과 공진화(co-evolution)에 두는 쪽으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산업에 ‘생태계(ecology)’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Moore은 구성원들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경제공동체를 설명하면서 ‘산업생태계(business ecology)’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Moore, 1993). 산업생태계는 특정 산업군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주요기업들 뿐만 아니라 소재·부품 공급자와 완제품 수요자, 보완재 생산자 및 경쟁자에 이르기까지 산업 환경 내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생태계의 유기체들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확장된 네트워크를 말한다(정은미 외, 2011; 최원재 외, 2013).
산업생태계 개념을 실증분석에 반영한 국내 연구는 소수에 불과하다. 전기차와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정은미 외(2011), 게임콘텐츠 산업의 유길상 외(2012), 핵융합·가속기 장치 산업의 최원재 외(2013) 및 전파산업을 대상으로 한 박석지·박덕규(2016) 등이 있다.
본 연구와 관련성이 높은 지역산업 정책 측면에서 산업생태계 개념을 다룬 연구로는 김영수(2012)가 있다. 동 연구는 우리나라의 기존 지역산업정책은 주로 중앙정부 주도 하에 행정구역 중심으로 조성된 산업단지별로 타깃(target) 산업을 선정하여 기술개발, 산업기술 인프라 조성, 기업지원서비스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클러스터 정책’이었으나 지역산업생태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본 연구는 산업생태계 관점에서 인천 항공 연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지역산업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수용한다.
Ⅲ. 데이터와 분석방법
1. 데이터
본 연구에서는 항공 연관 제조업의 분석을 위해 표준산업분류 기준을 따르는 통계자료 대신 기업거래정보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표준산업분류 기준의 전국사업체조사 등은 특정 기업이 항공기 또는 우주선 등에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부품을 생산하고 기업 전체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에만 항공제조업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방식은 항공기 제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업을 파악하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20만개 이상의 부품을 사용하는 항공기 제조 및 운항 등 항공산업 세부 하위 영역과 연관된 다양한 항공 제조업체를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
개념적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는 항공산업과 항공제조업 트렌드를 감안할 때 기존 산업 분류로는 항공 관련 제조업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기존 연관 산업을 파악하는 분석방법인 산업연관분석에 의거하여 항공 제조업을 정의하면 기초소재부터 하이테크 업종에 이르기까지 포괄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한국 항공 제조업이 대부분의 제조업을 아우르게 되는 과대추정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국토연구원에서 제안한 플로우 빅데이터(Flow big data)의 개념을 활용하고자 한다(황명화 외, 2016).
지역경제 정책분석에 주로 활용된 자료는 시도, 시군구 등 행정구역 단위의 표본조사를 통해 산출되는 경제활동총조사, 전국사업체조사, 광업제조업조사, 산업연관표 등이다. 특히, 지역산업 연구에서 인구, 물자, 자금 등의 흐름을 분석하여 지역간 연계와 상호작용을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는 많았으나(김의준 외, 2015), 행정구역 단위로 공표되는 기존 통계자료로는 이용해서는 이러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실제 기업이 활동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정책현안을 고찰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지역산업연관표의 경우 소분류 산업 기준으로 지역간 이출입 내역 파악이 가능하나, 시도 단위로 공표되어 시군구 단위의 분석이 불가능하며 2013년 실측표 이후 새롭게 공표된 자료가 없어 지역경제 및 산업분석에 있어 현실경제와의 괴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안홍기 외, 2015).
본 연구에서는 기존 통계 데이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기업거래정보를 담은 플로우 빅데이터(flow bigdata)를 활용하여 항공 연관 제조업 현황을 파악하고 항공 연관 제조업의 공간적 입지, 지역 및 업종간 이출입 구조 등을 분석하고자 한다.2) 플로우 빅데이터는 공간상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는 사람, 사 물, 자금 등의 시공간적 흐름(flow)과 그 변화를 나타내는 동적(dynamic) 특성을 가진 대규모의 데이 터를 의미한다(황명화 외, 2016). 일반적으로 플로우 빅데이터는 출발지(origin) 도착지(destination), 출발지와 도착지간 상호작용의 크기에 관한 시계열 데이터로 구성되는데 본 연구에서 출발지는 납품 기업, 도착지는 구매기업, 상호작용의 크기는 거래액이 된다.
본 연구는 항공 연관 제조업에 해당하는 기업을 두 가지 기준에 의거하여 분류하였다. 먼저 표준산업분류상 ‘항공기, 우주선 및 부품 제조업(C313)’으로 분류된 기업을 선정하였다. 다음으로는 2015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국내 30개 주요 항공기업에 납품한 실적을 보유한 제조기업을 추출하였다. 30개 국내 주요 항공기업은 수직적으로 계열화된 항공 연관 제조업 구조에서 최종수요자로 판단된 기업들로 항공산업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하여 선택하였다. 주요 항공기업 외 중간부품 및 모듈 제조기업까지 포함하면 항공산업과의 연관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기업들까지 포함될 우려가 있어 최종 수요자 역할을 하는 기업에 직접납품한 실적을 보유한 기업으로 한정하였다.
앞에서 설명한 과정을 거쳐 추출된 기업수는 <그림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표준산업분류 기준 항공제조기업 505개, 주요 항공기업에 납품한 기업 2,522개로 총 3,027개이다. 두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되는 기업은 91개로 최종적으로 본 연구에서 항공 연관 제조업으로 간주된 기업은 2,936개이다.
2. 사회 네트워크 분석
사회 네트워크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은 현재 사회과학을 넘어 인문과학, 자연과학 및 공학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이수상, 2018). 사회 네트워크 분석은 개별 구성원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기보다는 구성원간 관계의 관점에서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려 한다. 사회현상에 대하여 개별 구성원의 특징보다는 구성원간 상호작용관계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사점을 도출한다(곽기영, 2018).
사회 네트워크 분석의 목적은 사회현상의 구조적 관계를 정확히 표현하고 측정하여 그러한 구조적 관계가 발생하는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연구의 목적에 따라 네트워크 단위, 노드와 링크의 정의 등을 명확히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네트워크 단위는 항공 연관 제조업의 거래관계이고 노드는 각각의 개별 항공제조 기업이며 연결관계는 기업간 판매 및 구매 거래관계이다.
사회 네트워크 분석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분석지표는 밀도(density), 컴포넌트(component), 중심성(centrality)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크 분석지표를 토대로 항공 연관 제조업의 구조적 특성을 규명하였다.
밀도(density)는 네트워크에서 노드 간 전반적 연결정도를 의미하며 네트워크 내에 존재하는 최대 가능 연결 개수 대비 실제 존재하는 연결 개수의 비중을 말한다. 밀도가 높은 네트워크는 노드 간에 연결이 많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밀도가 낮은 네트워크는 노드들 간 연결이 적어 네트워크가 복잡하지 않다. 밀도는 0에서 1 사이의 값이며 밀도가 0이라는 것은 연결이 하나도 없는 경우, 1은 모든 노드 간에 연결이 존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밀도가 1에 가까울수록 네트워크의 응집관계, 결속도, 복잡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밀도는 실제로 연결된 링크를 연결가능한 모든 링크수로 나눈 값으로 계산되며 이는 방향성의 여부, 링크의 가중치에 따라 계산방식이 달라진다. 본 연구에서 활용되는 데이터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으나 밀도는 무방향(undirected)으로 산출한다.
중심성(centrality)은 사회 네트워크 분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표로 본 연구에서는 연결중심성(degree centrality)과 근접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을 중심으로 항공 연관 제조업 네트워크 내에서의 지역별·업종별 중심성을 살펴보았다.
연결중심성(degree centrality)은 특정 노드가 얼마나 많은 노드와 연계되어 있는가를 의미하며, 본 논문에서 연결중심성이 높다는 것은 특정 기업의 판매와 구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항공 연관 제조업 네트워크를 업종, 지역, 기업 세 가지 기준으로 분석하므로 각 네트워크에서 연결중심성이 높을수록 다른 업종과의 거래가 활발한 업종, 지역, 기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근접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은 특정 노드가 다른 노드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근접중심성이 높은 노드는 네트워크 내 다른 노드들과 짧은 연결거리를 가진다. 예를 들어, 항공 연관 제조업 네트워크에서 근접중심성은 두 기업간 경로를 측정하는 것으로, 모든 기업과의 경로거리 합이 가장 작은 기업이 근접중심성이 가장 높은 기업이고 네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단경로의 거리가 짧을수록 기업간 거래 근접성이 높아져 기업간 거래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하나의 네트워크는 다수의 하위집단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네트워크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위 군집들간 체계를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손동원, 2013). 하위 군집들의 존재, 하위 군집들간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전체 네트워크가 가진 응집력, 협력 관계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분석은 네트워크의 하위 군집을 찾아내기 위한 경계선을 만드는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윤민호, 2019).
커뮤니티를 탐지하는 방법으로 수많은 방법들이 제안되어 왔으나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모든 노드들 사이가 연결되어 있는 k개의 노드로 구성된 무리(k-clique)를 찾은 후 서로 연결된 k-clique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정의하는 방법이다(Palla, Gergely et al., 2007). 둘째, 큰 커뮤니티에서 출발해서 반복적으로 커뮤니티 간 연결을 제거하여 커뮤니티를 분리하거나 반대로 작은 커뮤니티에서 시작하여 비슷한 커뮤니티들끼리 반복적으로 병합하는 방식이다(Newman & Girvan, 2004). 마지막으로 모듈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있다. 모듈성(modularity)은 전체 네트워크 안에 커뮤니티가 존재할 때, 커뮤니티 내부에 펼쳐져 있는 연결들이 무작위적 연결들과 비교하여 얼마나 더 많은지 계산하여 산출한다.
본 연구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커뮤니티 분석방법 중 본 연구는 거번-뉴먼 알고리즘(Girvan-Newman algorithm)에 의거하여 모듈성을 극대화하는 방을 사용하였으며 계산공식은 식(1)과 같다.
식(1) |
Q: 모듈성, M: 전체 연결의 수, N: 전체 노드의 수
aij: 노드 i에서 j로 가는 연결
tij: 각 노드가 지니는 연결의 개수는 그대로 유지한 채 대상을 무작위으로 재연결 하였을 때 노드 i에서 j로 가는 연결
<tij>: tij의 기대치
C(i): 노드 i가 속하는 커뮤니티
δ(C(i),C(j)): C(i) 와 C(j)가 같은 커뮤니티이면 1, 아니면 0
Ⅴ. 분석결과
1. 항공 연관 제조업 업종 및 입지
본 연구의 분석 데이터에 의한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수는 총 2,936개로 2017년 전국사업체조사의 항공 제조업 사업체수 341개에 비해 훨씬 많다. 이는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을 30개 주요 항공기업에 납품실적을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하였기 때문이다.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 2,936개의 중분류 기준 업종분포를 보면, 741개가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C29)’, 580개가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C31)’으로 두 업종은 항공산업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제조업종으로 볼 수 있다. 업종별 분포는 <그림 2>와 같다.
다음으로 매출액 규모 분포를 <표 1>에서 살며보면, 2017년 기준 매출액 정보가 없는 653개를 제외한 2,283개 기업의 총 매출액은 25조 1,709억원인데3) 매출액 300억 미만 중소기업이 1,623개로 전체의 71.1%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항공 연관 제조업에서 소수 기업의 매출액 비중이 매우 높다.
다음으로 기업거래정보에 의해 탐색된 2,936개 기업의 17개 광역시도별 분포를 <표 2>에서 보면, 가장 많은 기업이 밀집한 지역은 경남으로 전체 기업의 28.6%인 841개 기업이 입지하였다. 다음으로 경기 740개(25.2%), 서울 244개(8.3%), 부산 204개(6.9%), 인천 155개(5.3%)의 순이었다.
<그림 3>은 시군구별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 분포를 시각화한 것이다. <그림 3>의 왼쪽은 시군구별 항공 연관 제조업 밀집 정도를 색의 농도로 표현한 단계구분도로, 항공제조 기업이 없는 지역은 흰색, 50개 미만 지역은 주황색, 나머지 50개 이상 지역은 기업수에 따라 파란색의 짙은 정도를 달리하여 표시하였다. 50개 이상의 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은 경남과 부산의 일부 시군구, 수도권 서남부, 대전 일부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그림 3>의 오른쪽은 각 기업의 주소를 지오코딩을 통해 위도와 경도상의 좌표로 변환하여 지도상에 매핑한 것이다. 각 점의 위치는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이 입지한 위치를, 각 점의 크기는 해당 기업의 2017년 기준 매출액을 나타내는데, 비교적 매출액이 큰 기업은 경남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각 기업 매출액이 모두 항공 연관 제조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항공 연관 제조업과 관련된 기업들의 상당수가 주로 경남, 부산, 수도권 서남부 권역에 집적되어 있고 매출액 규모가 비교적 큰 항공 제조업 기업들이 동 지역에 위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지리적 분포를 감안할 때 경남 뿐만 아니라 수도권도 항공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제조업체가 상당수 입지한 것으로 보인다.
2. 항공 연관 제조업 네트워크 분석
2,936개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간 전체 거래 수는 11,260건이었다. 그러나 신용평가 신청시 각 기업에서 수기로 보고한 수치로 거래실적이 있어도 구매기업을 기재하지 않은 2,424건은 분석에서 제외하였고, 구매기업이 2,936개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에 해당되지 않는 6,749건의 정보도 제외하였다. 이와 더불어 거래액이 기재되지 않거나 거래액이 일천만원 미만인 사례를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1,760건의 거래정보를 대상으로 항공 연관 제조업 거래네트워크를 분석하였다.
먼저 항공 연관 제조업 거래정보 현황을 <표 3>에서 살펴보면, 총 1,271개의 기업이 항공 연관 제조업 거래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고 전체 거래건수는 1,760건이었다. 평균 거래액은 30.5억원, 최대 거래액은 1,745억원, 최소 거래액은 0.1억원이며 평균 거래건수는 기업당 1.7건, 최대 거래건수는 5건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거래정보를 연결(link)로, 각 기업을 노드로 설정하여 기업간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한 결과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네트워크 내 노드수와 연결 개수는 각각 거래기업수 및 거래정보 건수와 동일한 1,271개, 1,760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네트워크의 밀도는 0.0011, 각 기업들이 최소 하나의 경로로 연결되는 하위 커뮤니티인 컴포넌트는 총 72개, 최대 컴포넌트의 노드 수는 1,103개로 나타났다. 전체 1,271개 기업의 86.8%가 직접적인 거래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거래 네트워크 내에서 판매실적 없이 구매실적만 보유한 기업은 741개, 구매실적 없이 판매실적만 있는 기업은 237개이다. 판매 및 구매실적이 모두 존재하는 기업의 거래실적은 281건이 가장 많고, 120건, 105건, 82건, 58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항공 연관 제조업 거래 네트워크에서 판매는 외향 연결(Out-degree), 구매는 내향 연결(In-degree)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4>는 각 기업의 내향 연결중심성(in-degree centrality)과 외향 연결중심성(out-degree centrality) 분포를 보여준다. 내향 연결중심성은 소수의 기업에서 아주 높게 나타난 반면 외향 연결중심성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항공 연관 제조업은 소수의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커뮤니티 분석을 통해 항공 연관 제조업 거래 네트워크내 하위 군집을 탐색하였다. 거번-뉴먼 알고리즘에 의한 군집분석 실시 결과, 총 97개의 하위 군집이 발견되었고 시각화한 결과는 <그림 5>이다. <그림 5>를 보면 상위 4개 군집이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데 상위 4개 군집 내에서도 일부 기업은 외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근접한 특정 기업들이 또다른 군집을 형성하고 있어 항공 연관 제조업이 특정 지역과 업종에 폐쇄적인 구조로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위 4개 하위 군집의 지역 및 업종 분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G1의 지역은 경남(84개), 경기(38개), 울산(32개), 부산(24개)이 주를 이루며, 업종은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29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25개) 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G1은 기타 기계와 자동차 관련 업종이 주를 이루는 항공 연관 제조업의 최대 하위 그룹이며 다양한 기업군과 거래관계를 보유하고 있으나 G2와는 직접적 연결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G1에 포함된 인천 지역 기업은 13개로 ‘기타 기계 및 장비제조업’에 6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에 6개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G2는 경기(96개)와 대전(24개) 지역을 중심으로,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47개)이 주를 이루어 항공 관련 전자 및 통신 부문의 하위 군집으로 볼 수 있다. G2에 포함된 인천 지역 기업은 총 10개이며, 이중 6개가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이다. 한편 G3는 경남 소재 기업이 98개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업종도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이 52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여 직접적으로 항공 연관 제조업이 집적되어 있는 경남 중심의 기업 그룹으로 추정된다. G3에 속한 인천 지역 기업은 4개이며, 이중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이 3개이다. 마지막으로 G4의 지역은 경남(54개)과 경기(26개), 업종은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17개)과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13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G4는 G3와의 연결이 많이 발견되어 항공제조를 위한 2차 공급그룹으로 추정되며 인천 지역 기업은 2개가 포함되어 있다.
3.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네트워크 분석결과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 네트워크에 포함된 1,271개 기업중 인천 지역 기업은 60개로 4.7%를 차지하며 이들 기업의 거래건수는 112건으로 전체 거래건수의 5.96%를 차지한다. 이중 인천 지역 기업이 납품한 경우는 64건, 구매한 경우는 48건이다.4) <표 5>에서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의 거래 현황을 보면 평균 거래건수는 0.53, 총 거래액은 2,283억원, 기업당 평균 거래액은 21.7억원이며, 최대 거래액은 188억원, 최소 거래액은 0.22억원이다.
다음으로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의 거래규모별 분포를 <표 6>에서 살펴보면, 총 거래액 기준으로는 50~100억원 규모가 3,3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00억원 이상 거래가 1,105억원이었다. 거래규모별 건수는 1~10억원 미만 거래가 4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10~49억원 미만의 거래가 30건으로 뒤를 이었다. 100억원 이상 거래는 7건으로 건당 평균 거래액은 157.9억원이며, 0.1~1억원 미만의 거래는 14건으로 적은 편이었다.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역간 이출입 현황은 <표 7>에 정리되어 있다. 인천 내에서 발생한 거래는 총 7건이지만, 총 거래액은 40억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1.8%에 불과하여 아직까지는 공급과 수요가 지역 내에서 순환하는 자급자족적 산업생태계 형성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타 지역과의 이출입 관계를 살펴보면 인천으로 가장 많은 이입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지역으로 18건 및 477억원의 거래가 발생하였다. 반면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이출이 발생한 곳은 경남(19건 및 590억원)이고 경기 지역(15건 및 201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경북은 인천으로부터 1건의 1억원 규모 이입이 있었으나, 이출은 4건에 248억원을 기록하여 거래건수당 거래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역간 이출입 네트워크를 요약하면,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주된 이출입 지역은 경기와 경남으로 나타난다. 특히 인천과 가장 많은 거래건수와 거래액을 기록한 지역은 경기지역으로 이출입 측면에서 모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남은 이입은 적으나 이출은 매우 커서 인천 지역에 경남으로 납품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항공산업의 기반이 약한 세종, 강원, 전남, 제주와는 지역간 거래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업종간 이출입 현황을 <표 8>에서 살펴보면, 업종내 거래가 주로 발생하였으며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34건,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22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13건 등이었다. 업종간에는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에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으로 14건의 거래가 발생하였으며, ‘전기장비 제조업’에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으로 18건의 거래가 발생하였다.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업종간 이출입 네트워크에서는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C29)’,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C26)’,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C30)’이 자기회귀(업종 내 거래)가 많으면서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표 9>는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업종간 이출입 네트워크의 업종별 중심성 지표를 정리한 것이다. 구매를 의미하는 내향중심성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이 0.179로 가장 높았고, 납품을 의미하는 외향중심성은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과 ‘기타기계 및 장비 제조업’이 0.154로 높았다.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으면서 각 업종과 다양한 거래관계를 맺는 정도를 측정한 근접중심성은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이 0.06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커뮤니티 분석을 통해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거래 네트워크 구조를 살펴본 결과 6개의 하위 커뮤니티가 탐지되었다. <그림 6>에서 하위 커뮤니티별로 각 노드인 원의 색이 다르며, 원의 크기는 내향 연결과 외향 연결을 합한 총 연결수의 크기에 비례하는데 가장 큰 커뮤니티(G1)가 8개의 노드(업종)를 포함하고 있으나, 나머지 커뮤니티는 1개의 노드를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하위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았다. 유일한 실질적 하위 커뮤니티(G1)에는 내부 8개 노드 간 31개의 링크(거래)가 있다. 업종내 거래는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C29)’,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C26)’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업종간 거래는 ‘전기장비 제조업(C28)’에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C31)’으로의 거래가 높게 나타났다. G1이 커뮤니티 분석에서 하위 커뮤니티로 탐지되었지만 G1 내에서도 각 노드들이 근접한 위치로 묶여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업종간 긴밀한 관계는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간, 업종간 두 가지 네트워크 분석을 종합하면 인천 항공 연관 제조업의 주요 거래는 수도권, 대구, 경남 등 세 지역에서 발생하였으며 대전, 광주, 부산과의 거래는 비교적 규모가 작다. 업종별로 보면, 수도권에서는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C22)’, ‘금속가공제품 제조업(C25)’,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C26)’ 거래가 주로 발생하였으며, 대구와는 ‘전기장비 제조업(C28)’, 경남과는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C30)’을 중심으로 거래가 발생하였다. 이를 통해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거래는 업종과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Ⅵ. 결 론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지난해에는 국제여객운송 세계 5위, 국제화물운송 세계 3위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공항 인근 지역의 항공운송 서비스산업을 제외하면 항공산업의 인천 지역 경제 및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는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윤석진, 2018). 특히 인천 지역 항공산업은 지역내 전통적 주력산업인 기계, 금속 및 자동차 제조업과의 연계나 산업생태계 형성이 아직 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인천광역시에서는 인천국제공항 입지로 파생되는 산업적 효과를 지역 제조업과 연계시키기 위한 항공산업 육성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본 연구는 항공 연관 제조업의 실태를 파악하고 지역산업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는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전국사업체조사, 광업제조업조사 등 기존 통계자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플로우 빅데이터의 일종인 기업거래정보를 활용하여,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리적 입지 분포 및 네트워크 구조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은 2017년 기준 총 2,936개로, 전국사업체조사의 341개에 비하여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 현황을 보면 약 64%가 매출액 1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에 해당하고, 114개에 불과한 매출액 1,000억원 이상 기업이 전체 매출액의 68.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의 주요 업종은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과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으로, 항공기 및 항공부품 제조에 직접적으로 해당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을 제외하면 ‘기타 기계 및 장비제조업’, ‘금속가공제품 제조업’ 및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이 항공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업종으로 나타난다. 아울러 항공제조업은 소수의 최종수요자 기업이 다수의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을 받는 산업구조를 가지므로 생산가치사슬 최상위에 위치한 기업의 지역내 존재 유무가 해당 지역의 항공제조업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경남에 가장 많은 기업이 집적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거래정보 데이터를 이용하면 전국사업체조사에 비해 경남의 비중이 훨씬 낮은 반면 경기와 서울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 수도권 비중이 38.8%에 이른다. 동 비중이 매출액을 감안하지 않은 기업 수 기준이나, 수도권에 상당한 수준의 항공 연관 제조업 기반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천 지역은 전국사업체조사 기준으로는 항공 부품 제조업이 12개에 불과하나, 기업거래정보에 의하면 항공 연관 제조업 기업 수가 155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다음으로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역별 및 업종별 이출입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 거래 네트워크에 4개의 주요 하위 군집이 탐지된 가운데 인천 지역은 특정 군집에 몰려 있지 않고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역간 이출입은 주로 경남과 경기에 집중되어 있으며, 업종으로 보면 경기와는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의 거래, 대구 및 경남과는 ‘전기장비 제조업’과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거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증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세 가지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의 실증분석을 통해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서남부의 항공 연관 제조업 잠재력을 확인하였다. 이제까지 인천 지역은 세계적인 국제공항이 입지하고 있어 항공 연관 제조업의 성장가능성이 수차례 언급된 바 있으나 산업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개념적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최근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인천 지역의 항공 연관 제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제조업체들의 항공산업 진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인천 지역은 전통적으로 자동차부품 제조업이 집적되어 있고 항공부품제조에 필수적인 금형, 주조, 도장 등과 관련된 뿌리산업 기업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이들 기업의 항공 연관 제조업 진출은 전국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역량을 보유한 항공 관련 업종 기업들의 항공산업 진출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5)
셋째, 항공 연관 제조업의 최종 수요자 역할을 수행할 글로벌 항공정비기업을 인천 지역에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항공 연관 제조업의 지역간 네트워크 구조를 보면 인천 지역은 이입보다 이출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이는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생산제품이 주로 경기나 경남의 항공부품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역할을 하는데 그치고, 지역 내 항공부품의 수요처이자 항공 연관 제조업 성장을 주도할 최종 수요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정비단지 조성 및 항공정비산업의 성장이 시작되는 현 시점에서 글로벌 항공정비기업의 유치는 향후 항공 연관 제조업의 성장 촉진을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
인천 지역은 동북아 허브공항 역할을 담당하는 국제공항이 입지해 있고 10개의 산업단지가 집적되어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이므로 이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연계하면 국내 항공 연관 제조업의 주요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입지적 장점과 인프라를 활용하여 인천 지역 항공 연관 제조업 잠재력을 현실화시키고 나아가 국내 항공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겠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한국은행의 재정지원을 받아 한국은행 인천본부와 공동으로 작성된 연구보고서 내용의 일부를 발췌·보완한 것임.
This paper is excerpted and revised from report which funded by Bank of Korea and conducted join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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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lla, G., Baraba′si, A. L., & Vicsek, T. (2007). “Quantifying social group evolution”, Nature, 446(7136), 664-667. [https://doi.org/10.1038/nature05670]
2019년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인천테크노파크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분야는 지역산업정책, 지역혁신, 빅데이터, 증거 기반 정책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 “인천공항의 4차 산업혁명 기술 및 수익모델 우선순위 분석: 델파이 기법의 활용”(2018), “A Comparative Analysis of Regional Innovation Characteristics Using an Innovation Actor Framework”(2018), “지역 산업 구조와 기술이전에 관한 연구: 인천 제조업을 중심으로”(2016), “The Effect of Regional Innovation Type on the Pursuit of Open Innovation in Korean Firms”(2016) 등이 있다.
2008년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2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석사 과정중 한국은행에 입행하여 경제통계국, 통화정책국 등의 부서에서 근무하였다. 현재 한국은행 인천본부에 재직 중이며 주요 보고서로 “인천 지역 물류산업의 현황 및 과제”(2019)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