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성과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 4.16 세월호 참사이후 안산시 사례*
초록
본 연구는 세월호 참사이후 6년의 시간동안 상처와 아픔을 회복하기 위하여 추진된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평가하여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공동체 회복력(Community Resilience) 증진의 개념을 정립하고, 세월호 집중피해지역 공동체 회복 가치와 의미를 파악하고자 했다. 선행연구 분석 및 인터뷰 조사를 통해 계층화 분석(AHP)을 수행하였고, 재난피해 지역 공동체 회복 성과평가 요소를 도출하였다. 그리고 지속자립 기반마련, 이해와 포용성 증진, 지역사회 갈등회복, 사회적 가치창출, 대외적 성과공유 등 5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지역사회 구성원 인식조사를 수행하여, 참여 동기 및 공동체 회복활동의 적합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사회통합, 일자리창출, 사회적 가치 확산 활동들이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에 미치는 영향과 대내외적 확산 가능성을 평가했고, 주민들 상호간의 교류협력,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자발적 주민참여활동, 유연하고 다양한 공동체 조직과 주민협의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과 연대 등이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분석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재난이후 주민, 활동가, 각 기관 단체들이 피해자와 지역사회를 위한 헌신을 통해 이루어졌다. 피해지역 당사자로, 이웃으로 함께 하며 피해자를 돕고, 지역사회 안정화를 위해 노력했던 조직 덕분에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의 의미가 확산되었다고 판단된다. 공공의 영역부터 민간의 영역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였고,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각기 필요한 분야를 고민하며 자연적이고 자생적인 움직임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최근 포항 대지진, 강원도 고성 산불, 코로나19 등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제는 재난과 일상에서 공존해야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지역이 처한 현실과 여건을 고려하여 지역맞춤형 재난극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본 연구에서 분석된 활동이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안산시만의 특수한 활동이라고 규정하지 말고, 위험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공동체를 기반으로 혁신적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경험으로 활용 될 수 있기를 바란다.
Abstract
This study assessed the fruits of the efforts made thus far by Ansan to overcome the pain and suffering from the Sewol ferry tragedy through the formation of social capital, and found that this has helped the community recover from disaster. The case of Ansan showed that, immediately after the disaster, citizens, activists, institutions, and organizations carried out various activities for the victims and the community. This brings new change and innovation through social capital in this risk-society era. The activities eliciting participation, networking, and trust among members of the society within social relations set a new direction for the recovery of everyday life after the Sewol ferry tragedy. Ansan made efforts to build a new city beyond the disaster at the community level, carrying out activities for mutual cooperation with governments of other disaster areas in Korea and overseas. These practical activities pursued by Ansan have a significant meaning in this risksociety era. They were there with support as the ones involved. In this process, there are also many new institutions and organizations to help the victims and stabilize the community, ranging widely through the public and the private sector. Ansan sought to relieve the community’s depressed atmosphere and build a hopeful, future-oriented city by reinforcing urban competitiveness after the disaster. The residents carried out activities for promoting social inclusion based on social capital, and produced internal and external results in cooperation with the community. This created a specialized model of a resilient city after the Sewol ferry tragedy.
Keywords:
Risk Society, Disaster Areas, April 16 Sewol Ferry Disaster, Community Resilience Program키워드:
위험사회, 재난피해지역, 세월호 참사,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Ⅰ. 서 론
최근 지진, 테러,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재난상황이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신종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혼란상황에 빠지게 하고 있다. 이렇듯 현대사회는 산업화·근대화를 통해 기술발달과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위험사회(Risk-Society)가 되어가고 이로 인한 인류의 파국이 우려된다(율리히 벡, 2014). 이제 우리 사회는 위험이 만연하는 사회가 되었으며, 재난은 일상에서 모두가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재난 유형이 일상화ㆍ다양화되는 것을 대비하는 다양한 토론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이상 재난을 국가의 책무로 인식하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상황을 잘 알고 있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닥칠 재난을 관리하는 것이 위험사회를 극복해가는 방안이 되었다.
2014년 4월 16일 탑승객 476명을 태우고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해상에 침몰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72명만이 구조되었고, 304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250명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는 충격을 주었다. 안산시민들은 가까이 있던 이웃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것 때문에 아픔이 컸고, 사고를 당한 유가족들은 자식을 잃은 슬픔에 일상적 삶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국가는 안산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행정, 재정, 금융 등을 지원하며 사회적 참사에 대한 조치를 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제31조를 근거로 피해자 및 안산시민들의 심리적 안정과 치유회복을 위하여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라는 재난상황을 지역사회 차원에서 극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피해당사자, 지역주민, 시민사회 거버넌스를 통해 회복력을 증진하는 정책 사업이다. 재난이후 침체된 지역사회 분위기를 전환하고 주민들 상호간의 소통증진과 사고수습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에 대한 신뢰를 증대시키고자 했다. Myers(2005)는 ‘미래지향적 재난 관리’라는 용어를 제안하며, 지역구성원이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 회복력 증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역주민과 피해당사자가 중심되어 진행한 미래지향적 재난관리 사업이다. 또한 재난에 강한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는 상호신뢰, 친화적 규범, 협력적 네트워크 등 관계를 증진하는 사회적 자본 을 형성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도 있으며, 재난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사회 변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재난이 만연하여 사회적 문제가 커지고 있지만, 재난극복을 위한 공동체 회복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본 연구는 재난지역 위기극복을 위한 사례를 근거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평가방안을 마련했다. 그리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역사회 구성원 참여, 네트워크 협력 등 재난이후 일상적 회복을 위해 추진한 다양한 공동체 활동들이 어떠한 성과를 도출했는지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국가 재정지원으로 추진한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 사업의 실효성을 살펴보았고, 최근에 대두되는 포항지진, 고성산불, 대구 코로나19 등 재난피해지역의 공동체 회복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성을 마련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Ⅱ. 이론적 고찰 및 선행연구
1.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력(Resilience) 개념 정립
유엔재난기구(UNISDR, 2015)는 지역사회가 가지는 역량 범주를 넘어 인적, 물적, 경제적, 환경적 손실을 초래하며 사회기능을 마비시키는 사건을 재난이라고 했다. 재난은 개인 위기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해당 지역과 주변 지역 또는 더 나아가 국가까지도 파괴하는 특성이 있고, 예측하기 어려워서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킨다(오혜영, 2016). 재난극복은 지역사회가 다양한 차원의 복원력을 활용하여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과정이며,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미시적 관계망(가족, 직장 동료, 종교집단, 학교, 이웃주민)와 거시적 사회범주(규범, 문화, 행정체계, 환경)를 함께 고려하는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Hoffman·Kruczek, 2011). 최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세계적 재난 상황을 가까이에서 직면하고 있는데, 코로나 19이후 회복력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무엇보다 재난극복 회복력 증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회복력(Resilience)은 외부적인 충격에 대한 내부적인 원상회복 능력 또는 회복 가능성을 말한다(김건위 외, 2014). 생태학적 관점에서 주로 언급이 되면서 생태계의 외부의 교란으로 발생하는 환경 변화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본 연구에서는 재난상황으로 인해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사회를 회복력의 관점으로 적응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도록 공동체 구성원의 역량, 지역공동체와 시민사회의 참여, 사회적 자본의 활동을 통해 적응력을 키워가는 것을 공동체 회복력이라고 정의했다. 공동체 회복력은 위기에 대처하는 공동체 능력이면서 스트레스, 역경, 외상 사건 이후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공동체 활동을 기반으로 재난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여 적응력을 키우는 방법이다(민문경, 2016). 회복력은 공동체가 가진 경제적 자원과 자산, 기술, 정보, 지식, 지원네트워크, 서비스, 공유하는 가치 등 기본적 사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자본이 풍족할수록 공동체 회복력도 증진된다고 볼 수 있다(정지범ㆍ이재열, 2009). 재난에 대한 접근은 피해당사자 치유회복 및 보상 차원을 넘어서 재난 지역사회를 함께 바라보는 공동체 차원에서 다루어 져야한다. 또한 사회적 관계망을 확충하고,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다가 올 재난상황을 해결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관점에서 재난극복 방안을 이해하며, 이를 위한 공동체 회복의 역할 및 과제를 고민하고자 한다.
2.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가치와 의의
아주대(2014)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이후 안산지역 주민들이 타 지역 주민들에 비해 우울, 불안 등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이웃이 큰 사고를 당했다는 것 때문에 슬픔과 아픔이 컸고 집단 우울증 증세가 발생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지역사회 분위기는 주민들 상호간의 유대감을 약화시켰고, 추모공원 조성으로 대두된 주민 갈등은 지역공동체를 와해시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치유회복이 더 이상 피해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산시 전역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 이슈가 되었다.
이에 안산시는 4.16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31조에 따라 상처와 아픔에 빠져있는 피해자 및 시민의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 회복을 위하여 국가지원을 통해 공동체 회복프로그램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2016년 국무조정실에서 시행한 프로그램 개발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이를 근거로 첫해 10억의 사업비를 시작으로 3년간 50억의 예산이 수립되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2017년 프로그램에서는 방향성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사업의 주체들을 발굴하고자 했고, 2018년부터는 안산시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저변확대를 시도했다. 2019년은 공식적 종료시점으로 그간의 성과를 분석 정리하여 정착화 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국무 조정실 위원회 심의 의결을 통해 연장(2020년∼2022년)을 승인받았다. 본 사업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을 포함한 안산시 주민 모두가 참여하면서, 공동체 회복을 만들어 가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수요를 반영하며, 세월호 참사이후 대두된 이슈를 마을공동체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 전국 최초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다. 세월호 가족과 안산시민들의 자연스러운 교류협력의 장을 시작으로, 유가족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활동을 이룩하고자 했다.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는 재난극복 포용도시 안산을 비전으로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현 활동을 전개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또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풀뿌리조직을 발굴하여 공동체 기반 일자리를 만들어 선순환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25개동 지역맞춤형 사업추진은 민관 협치를 통해 이슈를 공론화하고, 도시재생·지역 활성화 정책들과 연계하여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3. 재난지역 공동체 회복력 증진을 위한 선행연구 분석
Mathbor(2008)는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s), 사회적 응집력(social cohesion), 사회적 상호작용 및 연대(social interaction and solidarity) 등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효과적인 활용이 재난 영향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AnitaㆍJoie(2011)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 증진을 위한 웰니스(wellness), 양질의 공공의료 및 사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access), 재난 이후 위험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education), 회복과정에 이해 당사자들이 적극적인 참여(engagement), 사전준비를 통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준비하는 자급자족(self-sufficiency),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강한 협력관계(partnership), 자료수집 및 분석 및 활용을 위한 질(quality), 자원을 다방면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효율성(efficiency) 등 재난지역 공동체 회복력 증진을 위한 8가지 실천요소를 제시했다. Cutter et al.(2008)는 공동체 회복력 측정과 분석을 위해서 6개의 지수를 도출했다. 생물학적 다양성, 중복성, 공간성에 영향을 받는 생태계의 복원력(Resilience of Ecological Systems), 위험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변화하는 사회적 회복력(Social resilience), 재정적 차원에서 복구를 위한 경제적 복원력(Economic resilience), 재난에 대한 조직의 구조, 수용력, 리더십, 전문성을 파악하는 조직 복원력(Organizational resilience), 물리적 시스템 복원을 위한 사회기반시설 복원력(Infrastructure resilience), 장소 애착심을 통해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촉진하는 지역사회역량(Community competence)이다. 그리고 정지범ㆍ이재열(2009)은 지역사회 재난에 대한 회복력은 도로, 항만, 공항, 토지 등의 물리적 인프라 투자만으로는 이루지 않는다고 하면서,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동호회, 학부모모임, 취미클럽, 봉사 모임 등과 같은 열린 결사체에 참여하는 경험을 촉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주민들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공적 이슈에 대한 민감성과 반응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치단체 정책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정책과 기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분명한 절차와 논란의 소지를 없게 하여 불필요한 민원을 줄이며 사회 전반적인 신뢰와 공적인 차원의 사회적 자본을 증진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정보와 의사소통 능력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비밀이 많은 사회는 의심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하며 공개적인 담론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는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정보 확산을 통해 신뢰를 증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응집력과 포괄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협력과 소통을 통해 공동의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능력이 재난극복을 위해서는 깊이 있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주호(2014)는 태안 허베이스피르트호 유류 유출사고 사례를 통해서 사회적 기업을 통한 재난피해지역의 공동체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재난상황 초기에는 경제활동 활력이 약화되며, 위기극복 노력 없이 외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해 재난 피해지역의 지역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연구하여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Matthews, R.(2004)는 British Columbia 해안지역 사례를 통해 사회적 자본이 지역사회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사회적 네트워크 관계를 통해 회복력이 증진되는 성과를 도출했다. 또한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으로 황폐화된 도시를 자원봉사 및 NPO지원센터 활동이 도시를 새롭게 탄생시킨 사례도 있다. 이후 당시 구호활동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이 커뮤니티지원센터(CS고베)를 설립하였고, 지금까지 지역의 혁신적 변화를 만들어가는 중간지원조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에 따르면 공동체 회복력이 재난 피해 상황을 극복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사회의 관계망 형성 및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여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재난 극복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Ⅲ. 연구설계 및 내용
1. 연구범위 및 연구방법
연구 대상범위는 안산시에서 추진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사업이며, 선행연구에서 도출된 평가요소를 근간으로 전문가 심층인터뷰(FGI) 결과 및 계층화 분석 방법(AHP), 주민 및 활동가 설문조사를 통해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평가를 시행했다. 성과평가 우선순위 도출을 위한 계층화 분석(AHP)은 2019년 5월7일부터 5월25일까지 시민사회 활동가, 행정 및 공공기관 종사자, 중간지원조직 전문가, 관련분야 교수·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수행했으며, 이후 도출된 성과평가 지표를 활용하여 참여한 활동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2019년 7월 8일부터 7월 19일까지 설문 및 인터뷰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참여주민 281명을 대상으로 조사원 방문 및 현장 면접 진행 방식으로 만족도, 공동체 회복 도움 정도, 특성화 사업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도출하지 못한 결과를 보완하고자 기관 종사자, 활동가, 연구자, 참여주민 등을 대상으로 이해관계자 30명 인터뷰 조사를 수행했고, 이는 설문조사 결과 자료와 연계하여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활용했다.
2. 평가요소 도출
인터뷰조사 및 선행연구를 통해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력 증진을 위한 분석 틀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평가했다. 먼저 심층인터뷰(FGI)에서는 상호간의 소통계기 마련, 재난경험을 활용하여 사회문화적 가치 창출, 청소년 및 지역주민 스스로 함양하는 자립성, 사업종료 이후 지속화 추진 방안 마련 및 대외적 성과 확산, 그리고 특히 4.16생명안전공원 등 새롭게 대두되는 갈등 양상에 대한 우려 들이 도출되었다. 그리고 선행연구에서는 심리적 안정을 통한 사회적 관계망 및 포용력 확충, 자발적 시민참여, 이타주의 정신, 장소 애착심, 민관 거버넌스 신뢰체계 구축, 사회통합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확산 등의 요소를 도출 했다.
그리고, 전문가 심층인터뷰 및 선행연구에서 도출된 평가요소를 근간으로 계층화 분석(AHP)을 수행하여 평가요소 우선순위를 도출했다. 일관성 비율(consistency ration: CR)이 0.1이하인 설문지만 분석대상으로 삼아서 20명의 유효 결과를 변수 가중치 산정 과정에 사용했다. 이는 의사결정 과정을 단계별로 분석하여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으로 앞서 도출된 18개의 지표를 AHP분석의 요인으로 활용했다. 공동체 회복프로그램 성과평가를 위한 지표 분석결과, 우선시 되어야 하는 지표 중 재난극복 공동체 자립기반마련(0.111), 사회적 포용력 향상(0.102), 사회적 갈등양상 해소(0.096), 재난경험을 활용한 가치창출(0.094), 이미지 전환 및 성과확산(0.087) 순으로 중요도가 결정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앞서 제안한 사례 연구 및 공동체 회복프로그램 사업방향을 고려하여 지속자립기반 마련, 이해와 포용성 증진, 지역사회 갈등회복, 사회적 가치창출, 대외적 성과공유 등 5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성과분석 및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했다.
3. 참여자 인식조사를 통한 성과평가
본 연구에서는 공동체 회복력 증진을 위하여 추진한 공동체 회복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참여자 인식조사를 수행하였고, 이를 통해 그간 추진된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사업 추진을 위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했다. 설문지는 본 연구목적을 반영하여 공동체 회복 활동 참여목적과 참여이후 평가요소에 따른 인식조사, 사업 연장에 따른 필요성,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항, 향후 추진과제를 조사하도록 했다. 성과평가와 향후추진과제는 모두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하였고, 분석은 SPSS 18.0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설문방법은 조사요원이 설문내용을 설명하고, 응답자가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회수된 300부 중 일관성이 없거나 누락된 항목이 있는 설문지를 제외한 281부(94%)를 분석하였다. 전체 응답자 중 연령대는 40대가 109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77명(27.4%), 30대 28명(10%) 순이었고, 남성 26명(26.3%)과 여성 207명(73.7%)으로 나타났다. 거주기간은 20년 이상이 89명(31.7%)으로 가장 많고, 15년∼20년 미만이 71명(25.3%), 10년∼15년 미만이 50명(17.8%)이었다. 그리고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간은 2년 이상 92명(32.7%), 1년 6개월∼2년 미만 46명(16.3%), 6개월∼1년 미만 45명(16%), 3개월 미만 42명(15%)으로 나타났다.
Ⅳ. 공동체 회복프로그램 운영분석 및 개선사항
1.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활동 성과평가
안산시 공동체 회복프로그램 참여자는 ‘더불어 살기 위한 주민들 상호간의 소통교류(38.1%)’를 목적으로 참여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지역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는 활동추진(35.6%)’, ‘공동체 활동을 통한 사회참여 기회 마련(33.8%)’, ‘세월호 참사이후 대두된 생명·안전 가치 실현(2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세월호 유가족들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서(12.5%)’, ‘상처를 극복하는 정신적, 심리적 치유(4.3%)’는 비중이 낮게 나타났다.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의 목적이 세월호 참사라는 재난을 겪은 이후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지만, 주민들의 경우는 직접적으로 상처와 아픔을 가진 재난극복 이슈 언급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명안전 가치실현이라는 거시적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높은 비율이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아픔, 상처, 치유’라는 단어의 경우는 비율은 낮았다. 이것은 아직도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이라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대한 부담스러움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고, 대부분은 일상적인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분위기를 전환하고 자연스러운 회복을 원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본 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를 위하여 앞서 도출된 5가지 평가기준 및 세부평가요소를 기준으로 참여자 인식조사를 수행했다. 첫 번째, 「지속자립기반마련」 평가기준에 따른 세부평가요소 가운데 ‘지역사회 문제해결 참여확대’의 긍정적 평가가 8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지역이슈를 공동체 회복 사업으로 대안을 마련하려는 공동체 주체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자생력 함양’ 긍정평가 72.3%, ‘지역공동체 자립기반 성과도출’ 72%, ‘청소년 공동체 자립성장 지원’ 77.7%로 조사되었다. 두 번째 「이해포용성 증진」의 경우는, 긍정적 평가가 ‘주민 포용성 증진(89%)’과 ‘미래세대 사회참여 기회제공(80.6%)’에 높게 나타났는데, 재난 참사이후 아픔을 포용하는 마음의 중요성과 다른 청소년들이 희생되었다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지역갈등회복」은 공동체 치유회복 전문가 인력양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87.7%로 분석되면서, 재난이후 대두된 사회적 갈등을 주민들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변화시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세월호 이슈에 대한 피로감 해소’에 대해서는 79.2% 긍정평가가 나왔는데, 세월호 참사라는 재난의 의미를 공감하고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대해 주민들에게는 피로감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평가요소인 「사회적 가치창출」에서 ‘안산형 재난극복 공동체 육성’의 경우가 89.4%로 가장 높은 평가를 나타냈다. 이는 국내 최초 재난지역에 수행되는 공동체 회복프로그램에 대한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반영 된 것이라고 본다. 반면에 ‘생명안전 거점도시 전환’에 대해서는 74.7% 긍정평가가 분석되었는데, 이는 재난극복이라는 문제해결 이슈가 아닌 생명안전이라는 가치 중심 키워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외적 성과공유」는 ‘안산의 새로운 도시 브랜드 확립’이 가장 낮은 71.8%로 분석되었는데, 재난경험을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도시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직은 조심스럽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에 반에 ‘성과관리 체계구축’의 경우는 82.4% 긍정 평가가 나타났는데, 본 연구와 같은 성과평가 연구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타 지역에도 확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2.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활동 향후 추진과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지속추진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지역 주민들 간 만남·교류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가 41.6%로 가장 높게 분석되었고, 다음으로는 ‘공동체 회복력 증진을 위한 주민들의 역량강화’가 38.2%로 도출되었다. 이는 재난피해지역이라는 특수성을 담기보다는 마을 공동체 차원의 성장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사회의 바람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다른 지역에 적용 가능한 성과확산’에 대해서는 3.4%로 가장 낮은 수치가 분석되었는데, 성과확산은 행정기관에서 도출해야하는 사항이지, 공동체 주체들에게는 중요한 이슈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청년·청소년 지원 필요성이 18.5%로 낮게 나타났는데, 17년∼20년까지 추진된 사업에서 세월호 참사인 당사자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고려하고, 이후에는 지역사회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외에도 공동체 지속자립 기반마련 25.8%, 세월호 가치를 확산할 필요성 23.6%의 결과가 도출되었다.
향후 보완개선 지점에 대해서는 41.6%가 ‘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언급했는데, 이는 주민들의 경우 문화를 통해 지역사회 분위기 전환 필요성을 강조 한 것이다. 반면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5.7%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아마도 공동체 회복 차원이 아니라 향후 조성될 국립마음건강센터를 중심으로 한 정신건강 영역으로 판단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생명안전 가치 확산 프로그램’ 경우는 23.8%가 도출되어 세월호 참사이후 대두된 생명안전 이슈에 대한 개념정립을 통해 확산의 필요성이 중요하다고 인지했다.
사업연장 이후 보완하여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 5가지 평가기준 모두 70% 이상으로 긍정적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재난사회 회복력 전국최초 성과 창출’은 78.3%로 가장 높았고, ‘공동체 활동의 지속 추진 성장체계 구축’은 75.4%로 분석되었다. 이는 그간 활동했던 공동체 활동 경험을 근간으로 재난극복 회복모델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확산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오해와 불신 인식개선’ 필요성은 73.7%로 긍정적 평가가 나왔는데,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두된 다양한 이슈들이 장기화되면서 대두된 갈등문제 해결 필요성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3. 종합평가 및 시사점 도출
본 연구는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성과평가를 위하여 선행연구, 설문조사, 인터뷰를 수행하여 향후 방향성을 모색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 평가 및 시사점은 아래와 같이 도출되었다.
첫 번째, 지속자립 마련 관점을 통해서는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성장을 진단했다. 이것은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이 세월호 참사라는 재난이후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찾고 해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웃들과 토론하고 협업하며 민주주의 가치를 학습하는 계기가 되는 긍정적 경험이다. 이러한 참여로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게 되어 지속자립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또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내용에 따르면 본 사업을 계기로 시민사회단체들이 세월호 이후 지역사회 변화에 집중하면서 행정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시민사회 전체가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는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사업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직들과 함께하는 것을 의무사항으로 하여, 지속자립성을 함양하기 위한 목적성 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조직역량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25개동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한 ‘지역혁신 마을살이 활동’ 은 세월호 참사 이후 대두된 지역이슈 및 현안을 주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이를 통해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이 특정지역, 일부단체들만의 활동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저변을 확대하게 되었고, 재난극복 목적성을 안산시 전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이해와 포용성 증진의 관점에서는 4.16공방, 4.16목공소, 4.16가족나눔봉사단 등 유가족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 활동을 높게 평가한다. ‘지역 주민과 만나는 세월호 엄마 공방’, ‘마음을 나누는 이웃 대화 모임’ 등 유가족들이 프로그램의 기획 및 실행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세월호 가치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담아내고자 했다. 아마도, 피해당사자인 유가족들이 절망 속에서 일상을 회복하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초기의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는 치유프로그램이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 완성도가 높아져 지역 주민 대상 강좌는 물론 국·내외 전시에 참가하는 등의 대외적 관계망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또한 저소득층 가정, 경로당 등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수행하면서 피해당사자의 사회참여 활동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세월호 참사 이후 대화와 소통의 계기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유가족과 주민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하면서 더불어 사는 일상을 공유하며 공동체 구성원으로 소속감을 함양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세 번째는, 지역사회 갈등 해소에 대한 평가이다. 사고수습이 장기화 되면서 유가족과 시민들 상호간에 사회적 갈등이 깊어졌고, 언론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되는 세월호 이슈는 주민들에게 피로감을 남기게 했다. 지역이슈가 점점 정치적으로 악용이 되고 세월호 진상규명,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같은 큰 문제들이 쟁점화 되면서 고민은 점점 깊어졌다. 이에 유가족과 지역주민 상호간의 접점을 확대하여 갈등을 해소하고자 적극적으로 결합과 소통증진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직접적인 이슈보다는 공동체 회복력 증진이라는 모두가 공감하는 일상적인 문제들(공동체, 주거복지, 마을재생 등)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했고, 이러한 접근이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공동체 활동만으로는 사회적 갈등양상을 완전하게 해소하기는 어렵지만, 이것을 계기로 지속적인 논의를 하다보면 해결책을 마련하게 된다고 본다. 사회적 갈등치유의 경우는 아직까지 진행형으로 추진되고 있어, 향후 사업에서 갈등조정을 위한 역량강화 사업을 추가적으로 보완하여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네 번째는, 세월호 참사가 지역사회에 남긴 의미를 역사화, 자산화해서 안산시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활동에 대한 평가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재난을 대응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인식하고 실현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재난상황에 중요하게 인지되었던 치유회복·미래세대·생명존중·기억과 약속 등의 이슈는 안산형 사회혁신 및 사회적 가치로 새롭게 대두되었다. 마을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등의 핵심주체가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직접 만들어가면서 안산형 사회적 가치 실현 및 확산의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최초로 지원되는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 활동성과를 대외적으로 확산하는 성과에 대한 평가이다.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은 국가가 처음으로 재난지역 공동체 회복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유가족들이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공동체의 주체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본 사업의 전국적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높아서 이를 체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 있는 관계로 이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에 재난상황이 일상화되면서 이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안으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본 사업에 대한 성과지표 도출 및 대외 확산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여 체계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Ⅴ. 결론 및 정책적 함의
본 연구는 세월호 참사이후 공동체차원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재난극복 성과의 가치와 의미를 알아보고자 했다. Wyche et al.(2011)의 연구에 따르면 공동체 회복력은 재난 상황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가진 능력으로, 재난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힘이라고 했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이 지역사회 차원에서 재난극복을 만들어가는 현명한 방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동체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재난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주민들 상호간의 교류협력, 지역문제에 대한 자발적 주민참여활동, 유연하고 다양한 공동체 조직 및 주민협의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과 연대체계 구축 등이 이러한 변화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는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지역상황을 잘 알고 있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재난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추진한 노력의 성과들을 공동체 회복력 증진 차원으로 평가하고, 이를 통해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했다. 중요한 부분은 재난을 경험한 직후 시민, 활동가, 각 기관과 단체들은 피해자와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했다는 것이다. 피해지역의 당사자로서, 이웃으로서 함께 하며 피해자를 돕고, 지역사회 안정화를 위한 여러 새로운 기관과 단체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공공의 영역부터 민간의 영역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였고,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각기 필요한 분야를 고민하며 자연적이고 자생적인 움직임으로 이루어졌다. 체계적 조직, 제도적 장치 및 사회적 규범을 기반으로 하는 피해당사자, 지역 주민, 중앙 및 지방정부, 시민사회 등 참여주체들이 유기적인 협력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난으로 대두된 복잡한 문제와 사회적 갈등 양상을 지속적인 소통과정을 통해서 해결해 나간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이 재난피해지역의 공동체 회복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역할을 했다. 그동안 안산시는 그날의 아픈 기억을 현재의 시각에서 재조명하고자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재난극복을 위해서 피해당사자 및 지역주민의 공동체 역량강화 계획과 추진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핵심가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가치와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구성원 참여, 네트워크, 신뢰를 만들어가는 활동은 세월호 참사라는 재난이후 일상의 회복을 만들어가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간 추진했던 실천적 활동경험이 재난피해지역 공동체 회복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구축되어, 재난극복을 위한 중요한 방침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향후 사업에서는 앞서 추진된 사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재난극복 공동체회복의 특화된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그간의 축척된 경험을 대내외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 재난으로 인해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타 지역에 현명한 해결책이 되었으면 한다. 아직도 포항 대지진, 강원도 고성 산불, 코로나19 등의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며 재난이 일상에서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지역이 처한 현실과 여건 등을 고려하여 지역맞춤형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을 만들어 가는 활동이 전국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에서 분석된 활동이 안산시만의 특별한 활동이라고 보지 않고, 위험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만드는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세월호 특별법 제31조에 따른 추진한 2020년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성과평가 연구 자료를 수정 및 보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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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협동과정 조경학과 박사수료 이후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한국관광개발연구원에 근무하였다. 현재 안산시청 희망마을사업추진단 단장으로 재직하면서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지원되는 재난지역 공동체회복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재난피해지역 회복력, 주민참여 거버넌스, 공동체 활동지원, 사회적 자본 등이다.